2016년 3월 10일 목요일

FT "AI, 유전자 조작처럼 윤리문제 야기할 것"

인간 뇌신경 신호체계 형상화
전문가들 "미래엔 원초적 지식보단 타인 공감 능력이 전문성"
구글의 인공지능(AI)인 알파고가 바둑 지존으로 통하는 이세돌 9단을 꺾자 전문가들은 AI의 발전이 인류의 미래를 풍성하게 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필연적으로 유전자 조작과 같은 윤리적 문제가 야기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 '오늘은 보드게임이지만 내일은 세계'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AI가 바꿔놓을 미래 세상과 그에 따른 윤리적 문제를 짚었다.
FT는 알파고가 AI 개발의 첨단 분야로 꼽히는 관찰과 학습, 실습 능력에서 종전 기기들과 차별성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런 맥락에서 구글 딥마인드가 이세돌 9단을 꺾을 정도로 AI의 개발 속도를 높였다는 점을 공로로 높이 샀다.
 

FT는 "이번 알파고의 승리는 세계가 AI 개발의 난제를 얼마나 빨리 극복해가는지와 AI가 우리 세상에 실제로 배치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알파고 승리의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 기업의 집중적인 투자가 있다는 설명도 곁들여졌다.
AI 개발을 선도하기 위해 이들 기업은 가장 뛰어난 컴퓨터 과학자들을 대학에서 선발해 열정을 좇을 수 있도록 자금과 도구를 지원했다.
FT는 2040년까지 인류와 지능 수준이 비슷한 AI가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자들의 최신 전망을 소개했다.
 
'인간' 이세돌, 인공지능에 '불계패'
기후변화 대응이나 질병 치료부터 인간 노동력 절감까지 인류의 삶을 풍성하게 하는 데 AI가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전망을 두고는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AI 전문가들은 인간 두뇌를 분해해 모방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곧 윤리문제가 대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론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도 "보드게임은 아무것도 아니고 AI가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를 능가할 수 있다"며 작년에 같은 맥락의 경고를 내놓았다.
FT는 기술이 불러올 어두운 미래를 굳이 믿을 필요는 없지만 정부와 사회가 AI의 발전상이 품은 암시를 진지하게 곱씹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글, 페이스북처럼 AI 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기업들이 AI 기술의 올바른 적용을 논의할 윤리위원회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FT는 자체 윤리위를 만든다고 해서 AI를 활용한 이윤추구나 연구진의 무분별한 열정이 그대로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영국이 무분별한 유전자 조작을 규제하기 위해 운용하는 인간수정배아관리국(HFEA)처럼 과학기술을 외부에서 감시하는 기관이 AI의 난개발을 막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도 했다.
"미래의 전문성은 인간들끼리의 공감능력"(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미래의 전문성은 인간들끼리의 공감능력)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은 데 대한 의미를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기고를 통해 조명했다.
하워드 유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 교수는 "알파고의 승리는 인간의 우위가 점점 약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알파고의 승리는 게임체인저"라며 "이세돌 9단이 남은 2∼5국을 이기든 말든 아무 상관이 없이 알파고가 학습하고 전략을 세운다는 사실 자체가 인간 마인드를 넘어서는 AI의 미래를 증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의 직관과 결정에 접근해가는 AI가 위조를 판별하는 사람, 질병을 진단하는 사람 등 전문가의 영역을 급속히 깎아먹고 있다며 인류는 앞으로 인간의 재능을 어떻게 계발해야 할지 기로에 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래에는 원초적 지식보다는 인간관계에서 발휘되는 공감능력(empathy)이 전문성으로 정의될 수 있다며 인류의 교육 체계가 그에 맞춰 재편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제프 콜빈 포천 편집장도 기계가 지식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는 미래 사회에서 인간관계의 기술이 가장 중요한 가치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콜빈 편집장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뛰어넘어 다른 이가 생각하는 것을 판별하고 적절히 반응하는 공감능력이 그 가치의 토대"라고 말했다.
그는 공감능력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 스토리텔링 능력 등을 나머지 두 가지 미래 인류가 지녀야 할 전문성으로 꼽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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