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10일 목요일

알파고 어떻게 생겼나…실체 없는 SW, '컴퓨터 2000대' 동원

슈퍼컴퓨터에 프로그램으로 구동

바둑 한점 둘 때 컴퓨터 2000개 움직여

구글 직원이 결괏값 보고 바둑돌 대신 둬


서울의 바둑 전문가 2명(오른쪽)이 이날 생중계 TV 화면을 지켜 보며 대국 상황을 설명하는 모습.
이세돌 9단 맞수인 인공지능 '알파고'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영국 IT기업 딥마인드가 만든 '알파고'는 실체가 없는 소프트웨어다. 알파고는 대용량 프로그램이어서 일반인이 쉽게 접하는 USB나 CD롬 파일로 변환될 수 없다.
구글은 알파고 가동을 위해 현재 컴퓨터 2000여대 분량을 거치며 움직이고 있다. 일종의 초대형 슈퍼컴퓨터가 동원된 셈이다.
이세돌 9단을 상대로 바둑 한점을 둘 때 약 1분간의 시간 동안 컴퓨터 두뇌 역할을 하는 중앙처리장치(CPU) 2000대가 동시에 돌아간다.
 
CPU는 손바닥만한 크기의 칩이다. 알파고는 CPU를 여러개 묶은 연산 GPU도 170개가량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연구 1세대인 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소장(카이스트 명예교수)은 "알파고에 들어가는 CPU 2000개는 병렬처리 방식으로 작동한다"며 "알파고는 우리에게 익숙한 실물 컴퓨터가 아닌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움직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는 인터넷으로 연결된 다른 컴퓨터들과 업무를 처리하는 기술로 속도가 빠르고 제어에 효율적이다. 물리적 공간도 많이 차지하지 않아 많은 기업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다만 알파고 수준의 대용량 프로그램을 작동시키려면 매우 큰 데이터 처리 시설이 필요하다. 구글은 알파고를 움직이는 데이터 센터의 규모와 위치를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영국과 미국에 산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지훈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는 "알파고는 슈퍼컴퓨터에 프로그램으로 입력돼 가동되는 중"이라며 "현재 알파고 알고리즘이 공개된 상태로, 알파고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알 수 있는 설계지도(오픈 소스)까지 알려지면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알파고 프로그램을 작동하려면 매우 규모가 큰 슈퍼컴퓨터가 필요하므로 일반 사용자는 다루기 불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알파고는 형체가 없어 바둑판은 계산해도 바둑돌을 직접 놓을 수는 없다. 알파고는 CPU 2000개를 작동시켜 얻은 착수 지점을 결괏값으로 알려준다.
현재 이세돌9단과의 대국은 구글 딥마인드 직원인 아자황 아마추어 6단이 모니터로 결괏값을 확인하고 바둑판에 바둑돌을 대신 놓아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이세돌9단은 바둑판을 보며 바둑을 두고, 아자황은 모니터를 보며 응수하는 이색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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