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8일 화요일

모의고사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비문학편

3월 모의고사 대비를 위한 꿀팁이 나간 후에 여러 학부모님들로부터 비문학 독서에 관한 공부법을 좀더 깊게 설명해달라는 문의를 많이 받았다. 아마도 문학은 무엇을 정리해야 할지가 분명하지만 상대적으로 비문학 독서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학부모님들의 그러한 궁금증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학생들조차 비문학 독해력은 '평소 실력'이므로 모의고사를 앞두고 정리해봤자 딱히 득될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대부분의 학생들은 모의고사를 앞두고 정리 공부를 한다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는다. 그저 틀린 문제 를 다시 한번 보는 정도만 해도 아주 성실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다. 결국,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모의고사를 준비한다는 것은 그저 '마음의 준비'정도인 것에 지나지 않는 셈이다. 그러니 비문학 독서를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는 것은 당연한 말이다.
시험에서 발휘하는 비문학 독해력이야 물론 평소 갈고 닦은 실력이 발휘되는 것이다. 평소에 꾸준히 공부해 놓으면 당연히 좋은 결과가 나오고 그러지 않으면 그 반대인 것이야 말하나 마나일 것이다. 그러나, 성적을 얻기 위한 공부는 도달해야 할 목적이 분명한 공부이다. 끝이 없는 공부가 아니란 말이다. 그런만큼 공부과정에 효율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같은 공부를 하고서도 이왕이면 더 높은 점수를 얻어야 하는 것이 좋다면 그런 길을 찾아봐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모의고사를 보기 전에 그동안 공부한 내용을 복습하고 정리하는 것은 투입 시간 대비 효과가 좋은 공부방법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은 그 좋은 방법을 실천하지 않는다. 우선 관심이 없어서고, 둘째는 방법을 몰라서이다.
이전 칼럼에서도 밝혔듯, 가장 효과적인 공부는 나의 단점을 수정하고 보완하면서 '나'의 현상태를 개선해 나가게 이끌어가는 공부이다. 자신의 습관과 한계를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더 나아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결국, 모의고사 성적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은 하나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기회를 많이 만드는 것이다. 모의고사를 앞두고 그동안의 공부를 정리하는 것은 우선 그런 기회를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꼭 오랜 시간을 들여야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같은 시간을 들이면서도 누구는 더 좋은 결과를 얻고 누구는 나쁜 결과를 얻는다. 그 핵심적인 차이는 시간을 활용하는 기술에 달려 있다. 모의고사를 바로 앞두고 1~2주 정도의 시간 동안 약점과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은 그런 점에서 아주 효과적인 공부방법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전 칼럼에서 비문학은 제시문 중심으로 정리하라고 했다. 즉, 자신이 평소에 읽기 귀찮아 하고 어려워했던 제시문을 중심으로 정리하라고 했었다. 그것을 좀더 자세히 말하면 이렇다. 겨울방학동안 비문학 독해 공부를 했다면 아마도 자신이 읽기 힘들어하는 제시문이 어떤 것인지가 분명해졌을 것이다. 학생들이 일반적으로 고달파 하는 제시문들은 철학적 사유가 담긴 글이나 경제 원리를 담은 글, 그리고 기술 제시문 중에서 작동 방식 등을 복잡하게 기술하고 있는 글 등이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자신의 한계에 주목하는 것이다. 겨울방학동안 공부하면서 꽤 어렵다고 느꼈던 제시문들을 가려 뽑아보자. 문제가 설령 다 맞았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된다. 문제는 다 맞았지만 제시문을 읽을 때 어렵다고 느낀 것을 골라야 한다. 그렇게 대략 15개 정도의 지문을 가려 뽑아 보고 그것들 사이에 가장 어려운 것에서 쉬운 것대로 순서를 매겨보자. 이렇게 모아 놓은 것을 반복해서 읽어 보자. 그러면 어떻게 읽어야 하나?
학생들이 제시문의 내용을 어렵다고 느끼거나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첫번째는 하나의 문장이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을 뿐더러 담긴 정보도 많은 경우이다. 두번째는 단락의 흐름이 복잡한 경우이다. 우선 자신이 뽑아 놓은 글들이 이 두 가지 경우중에 어디에 속하는지를 스스로 판단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에 따라서 문장 단위에서 독해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거나 아니면, 단락의 전체적인 흐름을 잘 못잡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꼭 정교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다만 자신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어려워하는지를 스스로 깨우치는 일이 중요하다. 이렇게 판단이 들었다면 문장이 복잡하고 정보가 많은 제시문에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이라면 하나의 단락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는 연습을 하면서 반복해서 읽어보자. 그와 달리 글 전체의 논리적인 흐름이 잘 잡히지 않는 학생이라면 뒤 글 전체를 한단락 정도로 요약하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해보도록 하자.
물론, 자신이 뽑은 15개의 제시문들에는 두 가지 경우가 다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더 적은 시간에 더 효과적으로 공부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어려워하는 글이 문장이 복잡하고 정보가 많다면 한 단락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는 훈련을 하고, 글 전체의 흐름이 어려운 글이라면 글 전체를 하나의 단락으로 요약하는 훈련을 해보는 거다. 이렇게 하다 보면 장담컨대, 모의고사를 보면서 전혀 다른 모습을 바뀐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문제를 열심히 푸는 것만으로 비문학 독해력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던 자신이 부끄러워질 것이다. 자신의 실질적인 역량을 키우는 일이 공부의 시작과 끝이다. 특히 비문학은 기본 독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문제 푸는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수능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이 점을 잘 명심하도록 하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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