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1일 금요일

상위 1%의 공부비결

교과서 자료, 원문까지 학습.. 스스로 해야 '진짜 공부'되죠 손유진(대일외고 2학년)양

대일외고 불어과에 다니는 손유진<;사진>;양은 지난해 학과 수석을 하고 장학금을 받았다. 해외 거주 경험도 없는 손양이 경쟁자를 제치고 우수한 성적을 거둔 건 탄탄한 기본기 덕이다. 그는 중학생 때부터 교과서 외에 다양한 학습자료를 스스로 찾아가며 공부했다. 자기주도학습의 달인 손양이 자기만의 심화학습 노하우를 전했다.
◇온라인에 있는 자료 찾으며, 심화학습
손양은 어려서부터 외교관이 장래희망이었다. 이 때문에 영어 등 외국어와 국제 이슈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손양은 영어 교과서에 나오는 지문이나 자료의 원본을 수업이 끝나고 나서 꼭 찾아봤다. 그는 "온라인에서 양질의 영어 자료를 쉽게 구할 수 있다"며 "이때 했던 심화공부가 현재 영어 실력의 밑바탕이 됐다"고 했다.
손양은 현재 CNN, AP통신 등 영어로 된 뉴스를 꾸준히 본다. 평일에 CNN에서 전날 국제 뉴스를 10분 이내로 요약해주는 CNN student news도 중학생 때부터 들었다. 한두 번 듣고 원고를 훑어보면서 내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은 부분은 따로 단어를 정리해가며 내용을 이해했다.
무료영어교육채널인 EBSe에서는 특히 '세계의 명연설'이라는 프로그램을 자주 시청했다. 영어 연설문에서 명문(明文)이라고 꼽히거나 어려운 부분을 설명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나서 전문을 검색해 분석하고 주요한 표현을 외웠다. 이 같은 공부법 덕분에 손양은 외고 수업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영어 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타기도 했다.
다른 과목을 공부할 때도 마찬가지다. 손양은 프랑스어를 공부할 때 아직 완전히 숙지하지 못한 문법 사항은 교사와 문제집, 인터넷에서 얻은 내용을 종합해 정리한다. 우선 학교 수업이 끝나면 질문거리를 정리해 곧바로 교사에게 묻는다. 그래도 부족한 점이 있으면 다른 문법 개념서를 읽고 문제도 풀어본다. 인터넷에서 심층적인 자료를 검색하면 이를 인쇄해 교과서에 끼워놓고 자주 읽어보는 식이다.
학원에 다니지 않고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도 도움이 됐다. 손양은 "공부는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것"이라며 "스스로 공부해야 자신이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다"고 했다.
"중학생 때 수학학원을 다녔는데 지금은 다니지 않습니다. 학원에 다닐 땐 아무 생각 없이 외우라는 것을 외우고 숙제만 했죠. 그러면서 성적이 오르지 않으면 학원 탓만 하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 문제만 푼다고 성적이 오르지 않는 건 당연합니다. 스스로 공부하면서 개념을 정리하고, 이 과정에서 교과서 등을 찾아가면서 심화학습하는 게 효과적인 공부에요. 주입식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모르는 내용을 확인하고 보충하는 거죠. 무엇을 모르는지 확실하게 알려면 혼자서 공부하는 게 더 효율적입니다."
◇중장기 계획 세워 학습효과 높여
손양은 광주광역시에서 중학교를 졸업했다. 지역 내 외고가 없어서 전국에 있는 외고에 진학할 수 있던 그는 직접 여러 외고를 방문했다. 그중 우수한 교육과정과 전통 있는 동아리 활동에 매료돼 대일외고에 지원했다. 예컨대 손양이 가입한 영자신문동아리 'PRESS'는 올해 29기를 모집할 정도로 역사가 오래됐다.
동아리, 교내외 경시대회, 수행평가 등을 모두 병행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손양은 고교에 입학하고 나서 계획표를 처음 만들었다. 학교생활에 집중하면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그는 "고교생이 되면서 수행평가, 학교 시험 등 준비할 게 많았다"며 "계획표를 만들면 교과 공부와 외부 비교과 활동의 균형을 맞추는 데도 효과가 있다"고 했다.
계획은 한 해의 학습 일정이나 시험, 대회를 생각하면서 짰다. 연초에 1년 동안 참가할 외부 활동이나 시험 일정 등을 확인했다. 한국사 시험·텝스·국어능력인증시험(TOKL) 등 각종 시험, 참가하려는 교내외 비교과 활동의 일정을 미리 알아보고 계획을 세울 때 고려했다.
손양은 대략 2~3개월을 기준으로 계획표를 만들었다. ▲여름방학(7~8월) ▲9월 모의평가 이후부터 중간고사(9~10월) ▲기말고사(10~12월) 등 기간을 나누고 각 기간에 가장 중요한 목표를 적었다. 예컨대 여름방학에는 '9월 모의평가에서 상위 1% 이내에 들기' 등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그러고 나서 빈 종이 2장을 각각 4등분하고 각 칸에 ▲국어 ▲수학 ▲영어 ▲프랑스어 ▲독서 ▲대회 ▲기타 ▲명언 등 항목을 적는다. 구체적인 할 일과 비중을 항목마다 정리하는 식이다. 이 시기에는 모의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얻는 게 가장 중요하므로 주요 과목을 공부하는 비중이 높다. 방학 때 텝스나 국어능력인증시험 등이 열리면 이 대회를 준비하는 구체적인 행동사항도 적었다. 손양은 "계획표를 보면서 현재 공부하는 게 계획대로 잘 진행되는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다"며 "중요도에 따라서 할 일을 명확하게 나눌 수 있는 점이 중장기 계획을 세우는 가장 중요한 효과"라고 강조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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