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12일 화요일

합격률 높이는 자소서 작성법 대학별 문항을 노려라

합격률을 높이는 자기소개서 작성법 ①
‘자소서’의 시즌, 여름 방학이 다가온다.
수시 대세가 된 학생부 종합 전형의 주요 서류는 학교생활기록부다. 하지만 수험생이 직접 쓰는 자기소개서 역시 만만찮은 전형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학교에서 작성하는 학생부는 비슷한 내용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면 자기소개서는 지원자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고, 지원 대학과 학과의 특성에 맞춰 개성있게 각색할 수 있어서다.
게다가 학생부는 1학기면 마감이 돼 특단의 대책이 없는 변화를 꾀하기 힘들다면, 자기소개서는 여름방학 활동도 추가할 수 있고 같은 내용이라도 얼마든지 다르게 쓸 수 있다. 수시의 ‘막판 뒤집기’로 자소서에 승부를 거는 이유다.
자소서의 기본 문항 구성과 대학별 자율 문항, 자소서라면 꼭 들어가야 하는 내용과 써서는 안 되는 내용 등을 ‘합격률을 높이는 자기소개서 작성법’ 시리즈 첫 회로 소개한다. 2회는 대학 입학사정관의 눈길을 사로잡는 자소서 작성 노하우를 전문가들의 의견으로 전하고, 3회엔 실제 학생들이 쓴 자소서에 대한 전문가의 첨삭 및 해설을 싣는다.
자소서는 기본적으로 학생부에 기록된 내용을 토대로 보완하는 측면이 크지만 학생부에 아예 담을 수 없었던 자신만의 차별화된 교외 활동도 일부 기재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정한 대입 자기소개서의 공통 문항은 세 가지다. 4번 문항은 대학별로 자유롭게 제시하는데, 특히 심혈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문항 1)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1000자 이내)’
한 마디로 ‘학업 역량’을 밝히는 항목이다. 지원하는 학과의 전공이 본인에게 적합한지, 수행할 만한 실력이 되는지 보여 주는 란이다. 설사 내신 성적이 낮더라도 교과에 대한 잠재적 역량을 어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수업 경험뿐 아니라 방과후, 연구논문, 독서 등을 통해 어떻게 탐구정신을 길렀는지, 각종 대회 참가와 수상 등에서 무엇을 배우고 느꼈는지를 쓰면 된다.
재학 기간 중 경험이라 교외 활동을 써도 되지만 사교육 사례는 굳이 밝힐 필요 없겠다. 대신 온라인 무료 강의인 무크(MOOC)나 고교-대학 연계 심화과정(UP 프로그램) 등에 참여했으면 1번 문항에 담는 게 좋다.
문항 2)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을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3개 이내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1500자 이내)’
교내 동아리, 학생회, 진로 탐색 활동 등이 해당한다. 3개를 일률적으로 배열하지 말고 특정 컨셉트를 잡아 유기적으로 구성한다. 교외 동아리 및 NGO, 청소년 기자 활동 등 학교 밖 활동도 학교장 허락을 받았으면 이 항목에 기재할 수 있다.
문항 3)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1000자 이내)’
지원자의 인성을 보는 항목이다. 꼭 착한 일을 한 봉사 활동뿐 아니라 리더십, 팀플레이, 교우 관계 등 교내에서의 협력 및 갈등 조정 상황을 에피소드 중심으로 풀면 된다.
대학 자율 문항 4번을 공략하라
4번이야말로 사실상 자기소개서의 전형이다. 흔히 취업용 자소서는 성장 과정을 구구절절히 쓰기 보다는 이 회사에 왜 오려는지 말하는 게 기본이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학생부가 이력서 역할을 한다면, 자소서에는 지원 동기와 학업 및 진로 계획을 밝힘으로써 대학이 왜 이 학생을 뽑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내놔야 한다. 단지 성적에 맞춰서 왔다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
4번 문항은 대학별로 다르기 때문에 미리 작성해 놓을 수 있는 1~3번과 달리 어느 대학을 지원할지에 따라 닥쳐서 써야 하는 부담이 크다. 방학 기간 공통 문항인 1~3번뿐 아니라 4번 문항도 대학별로 대체로 어떤 내용인지 미리 파악해 어느 정도 준비해 놓을 필요가 있다.

서울대는 독서 기록만 요구
2017학년 입시에서 연세대 등 5개 대학은 공동으로 4번을 정해 전형의 복잡성을 다소 덜었다. 한양대는 학종에 자소서가 없고 이화여대는 4번 문항이 없다. 서울대는 다른 대학과 달리 지원 동기 대신 독서 기록만 요구한다.
권오현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독서를 통해 학생이 자기주도적으로 관심을 확장해 갔는지 본다”면서 “교실 수업의 수동적 지식에서 나아가 얼마나 더 깊이 있게 탐구하려 했는지 확인하는 것이며 꼭 전공 관련 책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지원 동기를 묻지 않는 건 “정형화된 답변을 탈피하지 못해 굳이 필요 없어서”라고 덧붙였다.
자소서는 무작정 자기 PR? 자소서의 흔한 오류는 “무작정 자기 PR을 하는 것”이라고 진학사 김희동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꼬집었다. ‘지피지기’해야 대입 승자가 된다. 자신의 학생부를 보고 입학사정관이 궁금해 할 만한 점을 먼저 살피자. 그런 다음 대학이 요구하는 인재상과 커리큘럼 및 교수진, 졸업 후 진로 등 전공 관련 정보를 수집해 놓자.
예컨대 서울시립대는 ‘학부·과 인재상을 고려해 작성하라’고 문항에 아예 제시한다. 서울시립대 입학사정관제 홈페이지에서 행정학과는 ‘공익에 대한 관심이 있고 갈등에 대한 이해와 조정 능력 등을 가진 학생’이라고 인재상을 밝혀 놨다.
자소서에 쓰지 말아야 하는 것들
자기소개서에도 공인어학성적(토잌, 토플, 텝스, 중국어(HSK), 일본어(JPT JLPT), 한자능력검정 등)과 수학·과학·외국어 등 교과 관련 교외 수상 실적은 기재할 수 없다. 한국수학올림피아드(KMO), 한국물리올림피아드(KPHO), 외국어 경시대회, IET 국제영어대회 등 수학·과학(물리, 화학 등)·외국어(영어 등) 교과명이 명시된 교외 경시대회 및 올림피아드 등을 쓰면 0점(불합격) 처리한다. 학교장의 허락을 받았더라도 안 된다.
또한 자소서 양식에 열거된 금지 사항이 아니더라도 사교육 유발 요인이 크다고 판단되면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다. 해외 어학연수 등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암시하는 내용이 올해부터 학생부에 기재 금지가 된 만큼 자소서와 교사추천서에도 쓰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대교협은 밝혔다.
올해부터 학생부·자소서에 부모 지위 쓰지 말라는데,
연세대 등 ‘교육 환경이 성장에 미친 영향’ 물어 혼선

하지만 고입과 달리 대입 자소서에 명문화된 금지 규정은 없다. 대교협 방재현 입학지원팀장은 “문항 3개를 통해 부모의 지위를 암시하지 못하도록 사실상 유도하고 있다”면서 “녹여서 쓰는 것도 부적절하다는 점을 대학 측과 협의해 홍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세대 등 5개 대학이 만든 4번 공동 자율문항에서 ‘지원자의 교육 환경(가정, 환경, 지역 등)이 성장에 미친 영향’을 기술하라고 돼 있어 논란거리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이 문항은 교육부의 ‘2015년 고교 교육 정상화 기여 대학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것이라 아이러니하다. 여러 대학이 공동의 문항을 마련하는 것이 대입 간소화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이들 대학은 교육부 지원을 받았다. 성균관대도 ‘성장 환경이 미친 영향’을 골라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본지가 이에 대해 문의하자 방 팀장은 “(해당 항목이) 부모의 지위를 알아보려는 취지가 아님을 분명히 해 달라고 대학 측에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유사도 검증 걸리면 입학 취소
대필이나 허위사실 기재가 안 되는 건 알지만 간혹 인터넷상의 문구를 긁어 오는 데 대해선 무신경한 경우가 있다. 대학들이 대교협의 유사도 검색 시스템을 활용해 걸러내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유사도가 5% 미만이면 괜찮지만 5~30%이면 의심, 30% 이상이면 위험 수준으로 보고 의심 단계부터 추가 검토에 들어간다. 교사추천서는 20~50% 의심, 50% 이상이면 위험으로 본다.
대학 입학사정관을 지낸 에듀와이즈 배성한 대표는 “진솔한 자신의 스토리를 담아야지 멋들어지게 쓴다고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어차피 국어 점수를 보면 짐작할 수 있고 면접을 통해서도 알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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