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12일 화요일

합격률 높이는 자소서 작성법 퍼스널 브랜딩

자기 PR이 일상화됐다고 해서 약장수처럼 굴 수는 없다. 고상한 말로 ‘브랜딩’이라고 하자. 대놓고 자랑하는 게 아니라 은근히 나를 각인시킬 만한 기술이 필요하다. 자기소개서의 퍼스널 브랜딩 기법으로는 스토리텔링이 알맞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나만의 스토리를 찾아 구슬을 꿰듯 보배를 엮어 보자.
스토리텔링 통한 이미지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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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스토리텔링 마케팅으로 브랜드 가치 1위를 놓치지 않는 코카콜라社의 1930년대 광고. [사진=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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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브랜드 가치 1위인 코카콜라는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을 갖고 있다. 가령 2차대전 때 수송기 무게를 줄이기 위해 코카콜라를 버리라는 명령을 병사들이 거부했다는 이야기가 그렇다. 코카콜라가 미국민에게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고향의 맛’임을 전하는 일화는 그 어떤 광고보다 효과가 크다. 유명 기업들은 대부분 탄생 비화와 창업주 가문의 전설 등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갖고 있다.

자기소개서에도 이 스토리텔링 기법을 써 보자. 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야기, 내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어떻게 했는지 리얼 ‘인간극장’을 펼치는 거다. 지나친 미화만 아니라면 된다. 자서전이나 자전적 에세이를 떠올려도 좋겠다.

숭의여고 김진훈 교사는 지난달 15일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이 연 자소서 설명회에서 “‘왜?’라는 질문이 구슬을 엮어 주는 접착제가 돼 나만의 스토리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야기에는 소위 '플롯'이라고 하는 그럴싸함(개연성)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물론 지어낸 픽션이 아니다. 사실에 기초해 소감을 곁들인다. 같은 설명회에서 건국대 김경숙 입학사정관은 “팩트 없이 느낌과 감상 일색인 자소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자소서에는 과거-현재-미래 3박자가 자연스럽게 흘러야 한다. 김 사정관은 “활동을 하게 된 동기와 경험 및 현재 능력, 그리고 결과에 따른 변화와 앞으로의 활동이 함께 드러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소서는 학생부 사용 설명서

학교생활기록부 내용이 자소서의 각 문항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1회 기사에서 밝혔다. 이때 주의할 점은 ‘일관성’이다. 광영고 김용택 교사는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세 서류가 상호연관성, 상호보완성, 일관성을 갖고 있어야 설득력이 배가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자소서에 ‘독서로 진로 탐색을 열심히 했다’고 적었는데 학생부 독서란에 기록된 책이 고작 2~3권에 불과하다면 신뢰감을 주겠는가.

학생부에 있는 내용 위주로 쓰되 자소서에만 추가된 활동은 별도 증빙 서류가 없는 만큼 교사추천서나 면접 등을 통해 뒷받침이 되는지 따져 봐야 한다. 자소서에 무분별하게 침소봉대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시사토론 대회에서 수상했다는데 면접에서 논리적이고 자신감 있게 답변을 못한다면 되레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자소서는 학생부와는 분명 차원이 다르다. 타인이 관찰한 내용이 아니라 본인이 스스로 밝히는 이야기라서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다른 사람의 눈으로는 절대 볼 수 없는 바를 자신만의 가치관으로 드러내는 것”이라며 “노트를 하나 마련해 평소 생활을 하다 발견한 의미들을 수시로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면 자소서의 좋은 소재가 된다”고 말했다.

연결고리를 찾아 개요를 잡아라

<자소서를 쓰는 일반적인 순서>

학생부 스펙 연관성 있게 추출

→ 개요 작성

→ 구체적 에피소드 넣어 자세히 기술

→ 타인에게 보여 주기

→ 맞춤법 등 퇴고와 수정

개요는 어떻게 작성할까? 『누구나 자소서를 쓸 수 있지만 합격하는 자소서는 아무나 쓸 수 없다』의 정성엽 저자는 자소서의 줄기(방향성)를 잡기 전에 문항별, 소재별 ‘연결고리’를 찾으라고 주문한다.

이 책 63쪽의 사례를 보면 자소서 2번 문항에 세 가지 활동이 나온다. '노동부에 부당해고 신고', '고용노동부 주관 알바지킴이 활동', '근로계약서 작성법 발표'. 연결고리가 뭘까? 근로 청소년의 권익 보호에 관심을 가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학생은 문예창작부 동아리를 하면서 부당해고 당한 친구를 위로하는 시를 지은 걸 계기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고 고백했다.

자기소개서를 전개하는 방식으로는 두괄식이 적절하다는 게 저자의 조언이다. 특히 진로와 학업 계획을 서술할 때 힘을 발휘한다. 자소서는 스스로를 강하게 어필하고 설득해야 하는 글이다. ‘나의 꿈은 ~다.’ 장래희망을 첫 줄에 단도직입적으로 쓰고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무언가를 설명하고 주장하는 글로 신문 사설이 있다. ‘역삼각형’ 구조라고 해서 대체로 서두에 주장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자소서의 형식은 자유롭지만 사설이 참고할 만하다.

넛지 효과(Nudge Effect)를 노려라

넛지란 옆구리를 슬쩍 찌르는 행동이다. 자소서에 에피소드를 담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영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어서 필리핀 교류 교사, 레드 가르시아 선생님의 통역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친구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통역해 주고 친구들의 질문에도 답해 주었습니다.’(『합격 자소서 이렇게 쓴다』 중에서)

이 학생은 영어를 잘한다고 직접적으로 장황하게 얘기하기보다는 통역 경험을 예로 들어 그 뜻을 관철시켰다. 저자인 종로교육 김재호 대표는 “대놓고 주장하기보다는 완곡하게 슬며시 간접적으로 말함으로써 효과를 증폭시킨다”고 밝혔다. 단어를 구사할 때도 “부사어나 관형어를 피하라”고 덧붙였다. ‘다양한’ ‘열심히’ ‘꾸준히’ ‘적극적으로’ 이런 말들을 남발하지 말고 다양하고 구체적인 활동을 내용으로 실증해 주라는 것이다.

글쓰기 능력도 대입의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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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을 다듬고 수정하는 퇴고 작업이 필수적이다. 자소서에 의외로 오탈자, 비문이 많다고 한다. 올바른 문장을 구사할 수 있느냐 그 자체가 대학에서 수학할 능력이 있는지 보는 것인데도 너무 기본이라 오히려 간과하는 듯싶다. 입시 컨설팅 기업인 와이즈멘토가 제시한 자소서 4대 원칙의 1번이 ‘완벽한 문장을 구사하라’다.


<자기소개서 4대 원칙 WISE>

Write perfect sentences

오탈자, 비문은 내용과 상관없이 외면당한다. 문장이 길지 않은지, 읽기에 매끄러운지 검토하자. 제한된 글자 수가 넘으면 띄어 쓴 복합명사를 붙여서라도 맞춰라.

Include academic goals and dreams

전공적합성, 학업에 대한 열정과 의지 나타낸다. 그 학과에 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 왔는지, 나에게 어떤 꿈을 가져다 줄 것인지 포함돼야 한다.

Synchronize school report

학생부에 기록되지 않은 행동의 계기, 결과에 따른 느낌 등을 학생부 바탕으로 풀어 나가라. 문장이 과도하게 긍정 감성이 높거나 부정 감성이 높은 것은 지양.

Emphasize potential

완벽한 능력자가 아니라 성장가능성 있는 학생을 찾는다. 모든 기록이 다 좋을 수 없다. 어떻게 개선돼 왔고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을지 담아야 한다. 여기선 긍정 감성이 높은 게 좋다.



와이즈멘토 조진표 대표는 “고교생들의 문장은 흔히 80단어 이상으로 긴 게 많다”면서 “주어 동사 호응이 안 되는 비문에다 거친 어휘를 사용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문상’ ‘생파’ 등 인터넷상의 줄임말이 버젓이 나오기도 한다.

지나친 겸손은 마이너스

‘이룬 것은 없지만…’과 같은 표현은 겸손보다는 자신감 결여로 비칠 수 있다. 와이즈멘토 분석 결과 합격생들의 긍정 감성 문장 비율은 65.5%로 부정 감성 문장(34.5%)보다 높았다. 물론 무조건 긍정 표현으로 도배하는 게 좋은 것도 아니다. 학생부에 그만한 성과가 났는지 조화를 이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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