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12일 화요일

아이돌그룹, 실력만큼 중요한 ‘인성’

아이돌 그룹처럼 청소년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동시에 ‘흔하디흔한’ 것이 없다. 각광 받다가도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아이돌 그룹도 한둘이 아니다. 그래서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은 노래, 춤, 연기, 예능 등에서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고 또 관심과 사랑을 지속해나가기 위해 피땀 어린 노력을 기울인다.요즘 청소년들의 각별한 관심을 받는 아이돌 그룹 ‘업텐션’과 ‘피에스타’를 만나기 위해 초등생과 고교생이 각각 나섰다. 지난해 데뷔한 업텐션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강렬한 춤동작을통해 일명 ‘칼군무돌’로 불리는 10인조 남성 그룹. 2012년 데뷔한 피에스타는 한때 부진을 겪다가 최근 멤버인 예지가 여성래퍼경연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또 다른 멤버 차오루가 TV가상결혼프로그램에 나오면서 재조명을 받게 된 5인조 여성 그룹이다.》

■“양보와 배려가 아이돌 그룹의 경쟁력”

초등생이 만난 그룹 ‘업텐션’

동아일보
아이돌 그룹 ‘업텐션’을 만난 서울 한국한성화교소학교 3학년 이채율 양(앞줄 왼쪽에서 세번째), 서울 목운초 5학년 송어진 양(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아이돌 그룹은 많은 경우 자멸한다. 멤버 간 불화가 가장 큰 도화선이 된다. 결국 멤버들의 소통과 화합이 가장 중요하단 얘기.

서울목운초 5학년 송어진 양과 서울 한국한성화교소학교 3학년 이채율 양이 화려한 무대 매너와 더불어 멤버들의 돈독한 우애로도 유명한 업텐션(진후 쿤 선율 웨이 샤오 고결 우신 비토 규진 환희)을 최근 만났다.

송 양은 가장 먼저 “멤버들 중에서도 더욱 돋보이기 위한 경쟁이 심하지 않은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업텐션의 리더 진후는 “멤버 한 명이 튀어 보이는 것보다는 팀 전체가 빛나도록 서로 양보하고 배려한다”고 답했다.

디지털 싱글을 자주 내는 아이돌 그룹의 특성상 곡마다 춤과 노래를 더 잘 소화해내는 멤버가 다를 수 있다. 이 경우 가장 멋지게 곡을 빛내줄 멤버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양보한다는 것. 결국 무대의 전체 완성도가 높아져 멤버 모두에게 득이 된다고 진후는 말했다.

선율은 “카메라에 더 많이 잡히기 위해 과장된 춤동작을 보이거나 자극적인 발언을 하기보다는 각자 맡은 부분에 최선을 다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팀 활동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언젠가는 한 번씩 자신의 끼를 펼칠 기회가 생기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양이 “단체생활을 하면서 서로에 대한 불만이 생기면 어떻게 해결하나요”라고 묻자, 쿤은 “서로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시간날 때마다 회의를 열어 서로에 대한 불만을 모두 털어놓고 해결하려 한다”고 답했다.

‘수사슴’ 발음 위해 3년 노력


“자신의 부족한 부분은 어떻게 극복하나요?”(송 양)

업텐션 멤버들은 모두 ‘노력’과 ‘연습’을 강조했다. 춤동작을 잘 따라가지 못하는 멤버는 단체연습이 끝난 뒤에도 연습실에 남아 반복적으로 연습한다는 것. 자신이 춤추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다른 멤버에게 보여주며 조언을 듣기도 한다. 노래도 마찬가지.

경상도 출신인 진후는 심한 사투리 탓에 ‘시옷’ 발음을 잘 못 해 가수의 꿈을 포기할까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3년간 발음 연습을 거듭한 끝에 또렷하게 노랫말을 전할 수 있게 됐다.

진후는 “‘수사슴’이라는 단어를 제대로 말하기 위해 3년간 발음 연습에 노력했다”면서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으면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노력하라”고 조언했다.

■“꿈은 행동하는 사람이 이룬다”
고교생이 만난 그룹 ‘피에스타’

동아일보
아이돌 그룹 ‘피에스타’를 만난 서울 오류고 2학년 이하은(왼쪽에서 세 번째), 하고은 양 (왼쪽에서 다섯 번째)

서울 오류고 2학년 하고은, 이하은 양이 그룹 피에스타(재이 린지 예지 혜미 차오루)를 최근 만났다.

하 양이 “가수를 꿈꾸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라고 묻자, 린지는 “어릴 때부터 가수가 되고 싶어 모든 무대에 나가는 학생이었다”면서 “S.E.S 핑클 등 원조 여자 아이돌 그룹의 노래는 물론 H.O.T 젝스키스 등 남자 아이돌 그룹의 춤까지 섭렵했다. 남들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좋았다”고 했다.

피에스타는 데뷔 2년 전부터 함께 숙소생활을 하며 연습생 시절을 보냈다. 2012년 데뷔했지만 생각보다 긴 공백기를 가졌다. 힘들 때마다 스스로를 돌아보며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고.

예지는 “멤버들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 기회가 없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기회가 온다면 언제든지 잘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꿈꾸기만 하면 기회는 오지 않는다


“피에스타의 성공을 위해 멤버들 각자 어떤 노력을 기울이나요?”(이 양)

멤버들은 “그룹이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멤버 각자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춤 실력이 뛰어나 발탁된 예지는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랩 파트까지 맡게 됐다. 남들보다 늦게 랩을 시작했다는 불안감에 일상 속 사소한 일까지도 메모하면서 랩 소재로 사용하려 노력했다. 예지는 “랩을 시작하면서부터 휴대전화 메모장에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들을 써내려갔다”면서 “메모들이 자연스럽게 랩의 주제가 되었고 메모를 보면서 혼자만의 랩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중국인 멤버 차오루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살랑’으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아 틈틈이 한국어 수업을 들으며 시간날 때마다 노래 연습과 발음 연습에 열중한다고 했다.

멤버 개개인의 노력 덕분에 피에스타의 인지도는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국내 걸출한 아이돌 그룹들이 모여 무대를 펼치는 ‘드림콘서트’에 참여하기도 했다.

“저는 가수를 꿈꾸면서 수많은 오디션을 보고 기획사에 노래 녹음파일을 보내며 기회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어요. 기회는 가만히 앉아서 꿈만 꾸는 사람에게 찾아오지 않지요.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합니다.”(혜미)

 동아일보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