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4일 목요일

한국 수학 세계 10위권, 이젠 필즈상 노린다

美·러·中·이스라엘 선두권
올림피아드 수상자들의 일부 의대行엔 우려 목소리도

박진현 교수(왼쪽), 최서현 교수.
▲ 박진현 교수(왼쪽), 최서현 교수.
4년마다 열리는 세계수학자대회를 처음으로 유치한 우리나라의 수학 실력은 어느 수준일까. 국제수학연맹(IMU)은 회원국 학자들의 논문 인용 수, 연구 성과 등에 따라 회원국을 1∼5군(群)으로 나눈다. 숫자가 높을수록 수학 수준이 높은 국가다.

1981년 IMU에 가입할 당시 우리나라는 수준이 가장 낮은 1군에 속했다. 국제 학술지에 등재되는 논문이 연간 3~4편에 불과했기 때문. 하지만 1993년 2군으로 승격한 데 이어 2007년에는 단번에 두 계단을 뛰어올라 4군까지 올랐다. 현재 가장 수학 수준이 높은 국가 그룹인 5군에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이스라엘 등 10개국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는 종합적인 수학 역량에서 이 국가들에 근접하는 세계 10위권으로 평가받는다.

한국 수학계는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장인 박형주 포스텍 교수는 IMU의 집행위원으로 선정됐다. 또 황준묵 고등과학원 교수는 14일 세계 수학계를 대표하는 학자들이 맡아온 세계수학자대회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필즈상' 수상자가 곧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일본은 필즈상 수상자를 3명 배출했고, 중국·베트남 학자도 수상했지만 한국은 아직 1명도 없다. 학계에서는 박진현(36) KAIST 교수를 유력한 필즈상 후보로 꼽는다. 박 교수는 최근 필즈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한 수학과 물리학의 통합 연구가 전공 분야다. 미국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의 허준이(31) 연구원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여성으로는 수학올림피아드 2회 연속 금메달 수상자이자 최연소 KAIST 교수로 화제가 됐던 최서현(31) 교수가 미래의 필즈상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수학올림피아드 수상자를 비롯해 수학에 탁월한 재능을 보인 일부 학생들이 부모 등 주변의 권유에 따라 수학과 대신 의대로 진학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한국 수학계의 미래가 어두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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