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9일 화요일

SAT·ACT 만점자… 아이비리그 멘토에게 듣다

커뮤니케이션 능력 중요 자신의 호기심 찾아야"

SAT 만점자, ACT 만점자, 하버드대 졸업생 대표 연설자…. 10대 후반부터 20대 중반 사이의 젊은 ‘아이비리거’가 한국을 찾았다. 하버드대·프린스턴대·다트머스대·컬럼비아대·펜실베이니아대 등 아이비리그 재학생·졸업생인 이들은 NASA (미 항공우주국), 골드만삭스, 페이스북, 구글 등 세계 최고 기업에서 일했거나, 모교의 입학 면접관으로도 활약했다. 지난 4일(월)부터 11일간 BCC캐나다(서울 서초구 서초동) 주최로 열린 ‘Think Ivy’ 캠프(조선에듀케이션 후원) 참석을 위해 온 이들을 만나 아이비리그 이야기를 들었다. ‘Think Ivy’ 캠프는 내년에도 개최될 예정이다.

조선일보
(왼쪽부터) 레나 첸| 프린스턴대 인류학 전공, 크리스토퍼 클리블랜드| 하버드대 사회학 전공. 

인터뷰 참가자
▲크리스토퍼 클리블랜드| 하버드대 사회학 전공, 2014년 졸업, 졸업생 대표 연설
▲레나 첸| 프린스턴대 인류학 전공, 2011년 졸업, 입학 면접관으로 활동
▲이도 로스| 컬럼비아대 컴퓨터공학·응용수학 전공 2년, ACT 만점
▲크리스티 팬| 다트머스대 경제학·사회학 전공 2년, SAT 만점

아이비리그는 자연스레 '리더'로 성장하는 곳

크리스토퍼 클리블랜드(하버드대 사회학 전공·2014년 졸업)씨는 미국 남서부에 있는 애리조나주(州) 피닉스 출신이다. 그는 "사막지대에서 살다가 북동부 도시(하버드대가 있는 케임브리지)에 처음 왔을 때는 정말 천지가 개벽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대학의 자원과 지원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하버드대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대학도서관으로 유명하다. 클리블랜드씨는 대학의 지원을 받아 2학년 때는 미국 전역을 돌며 학생을 가르쳤다. 3학년 때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교육 정책과 관련된 인턴십에 참가했다.

"하버드대 학생은 각자 관심사에 몰두하느라 새벽 4시에도 공부하는 건 흔하다"는 클리블랜드씨의 설명대로 그의 기숙사 룸메이트들은 각각 도쿄의 환경 문제나 국제 보건 이슈에 관심이 많았다. 클리블랜드씨 자신은 교육 정책에 열정이 있었다. "매일 밤 기숙사 방에서 국제 사회 현안을 놓고 토론이 벌어졌죠. 하버드대는 국제 사회를 이끌 리더를 육성하는 곳이니 캠퍼스 분위기도 우리 방과 비슷했어요."(웃음)

하버드대가 학생에게 인턴십 등을 권장하며 실제 업무 수행 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는 반면 프린스턴대의 분위기는 좀더 학구적이다. 레나 첸(프린스턴대 인류학 전공·2011년 졸업)씨를 포함한 프린스턴대 학생은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이전에는 다뤄진 적 없는 새로운 주제로 학위 논문을 작성해야 했다. 실제로 첸씨는 말레이시아와 보르네오를 여행하며 연구 활동을 벌였다. 덕분에 '현지 요리가 부동산 시장과 환경 보호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흥미로운 논문이 탄생했다. 첸씨는 "전액 학교 지원을 받아 대학 시절 내내 14개국을 돌며 인턴십·연구활동 등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의실에서 배운 이론과 현장 경험이 합쳐지니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과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내는 일이 가능해졌죠. 프린스턴대는 제게 지식과 기술을 가르쳐 준 건 물론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바꾸는 법도 알려줬어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다

'Think Ivy'를 총괄한 주베어 아산 디렉터는 "아시아 지역 학부모는 자녀가 무조건 높은 시험 점수를 얻기만 원한다"며 "그러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갖추고도 합격하지 못하는 학생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말했다.

레나 첸씨는 모교인 프린스턴대의 입학 면접관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프린스턴대는 학생을 단순히 점수로 줄 세워 뽑지 않는다"며 "나 역시 지원자의 SAT나 ACT 점수를 알지 못한 채로 면접장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면접에서는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가 △100만달러가 있다면 뭘 하고 싶은가 △자신의 가족을 설명해 보라 등 지원자의 사람됨을 파악할 수 있는 질문이 오갔어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대학에 와서 어떤 일을 해내고 싶은지를 명확하게 이해한 지원자는 반드시 합격하더군요." 첸씨는 이어 "자신의 '진짜 호기심'(genuine curiosity)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남들이 다 하니까' '지원서에 한 줄 더 추가하고 싶어서' 집짓기 봉사활동이나 모의UN 등에 참여했다면 시간 낭비일 뿐이에요. 왜 그 활동을 선택했고, 활동을 하면서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지가 빠져서는 안 됩니다."

크리스토퍼 클리블랜드씨 역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다"며 "서류와 면접에서 자신이 어떤 분야에 열정을 가지고 있고, 어떤 활동을 해 왔는지 잘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클리블랜드씨는 1940점이라는 높지 않은 SAT 점수로 아이비리그를 포함해 지원서를 낸 9개 대학에 모두 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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