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9일 화요일

수학영재는 많은데 大수학자 못나오는 이유

120여개국 5000여명의 수학자가 참가한 세계수학자대회가 서울에서 개막된 것을 계기로 한국 수학교육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된다. 2012년 수학올림피아드 종합우승, 수학 학업성취도 OECD 1위 등 학생들의 수학성적은 늘 세계 최상위권이다. 그런데 수학계 노벨상인 필즈상은 일본을 비롯 중국 베트남 뉴질랜드도 받았지만 한국은 전무하다. 심지어 수학올림피아드에서 우승한 수학 영재 5명 중 3명이 엉뚱하게도 의대로 진학했을 정도다. 청소년 수학 점수는 1등인데 성장판이 너무 빨리 닫히는 것이다.

그 이유야 누구나 다 알 것이다. 수학을 입시과목으로만 배워 당장 점수는 높아도 필즈상에 도전할 수학자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수학 원리를 깨우치는 교육이 아니라 운전면허 시험 준비하듯 공식만 달달 외워 지겹도록 문제풀이를 되풀이한 탓이다. 그러니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에 대한 흥미를 잃고 ‘수포자(수학 포기자)’만 양산되고 있다.

수학이 실생활에선 쓸모가 없어 보여도 모든 과학의 언어이자 기초다. 20세기 산업화시대엔 생산요소 투입량이 국력을 결정했지만, 21세기는 과학·공학의 혁신이 미래를 좌우하는 정보화시대다. 수학 잘하는 나라가 강한 나라인 것이다. 호기심의 해답을 찾아가는 수학과 상상력을 배양하는 인문학이 결합할 때 최고의 시너지가 나타날 수 있다.

이제라도 문제풀이 기계를 만드는 수학교육을 뿌리부터 바꿔야 한다. 인수분해 기술이 아니라 방정식을 왜 배우고, 어떻게 응용할지 스스로 깨닫는 수학교육이 돼야 한다. “발견의 즐거움 같은 예술적인 방법으로 수학 교육과정을 바꾸라”는 만줄 바르가바 교수(올해 필즈상 수상자)의 조언을 귀담아들을 만하다. 수학의 부흥 없이는 한국 경제가 선도자로 도약하는 것을 기대할 수 없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