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도, 부모들도 공부하라는 잔소리에 지쳤다. 듣기만 해도 가슴이 답답해지는 두 글자, 공부. 하지만 이 공부가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세계 각국의 공부법을 소개한 KBS-1TV 다큐멘터리 ‘공부하는 인간-호모아카데미쿠스’(이하 ‘공부하는 인간’)의 주인공 릴리 마골린과 그녀의 아버지 힐 마골린 그리고 이진하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에게 물었다. 공부를 즐겁게, 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하여.
끊임없이 질문하라, 왜? 릴리 마골린·힐 마골린릴리 마골린은 충북 제천에서 태어나 5개월 때 미국에 사는 유대인 힐 마골린의 가정에 입양됐다. 유대교육을 받고 자란 그녀는 하버드대학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했고, 현재 구글에서 근무하고 있다. 변호사 출신의 힐 마골린은 유대교육의 교사인 랍비가 되기 위해 준비 중이다.
KBS-1TV ‘공부하는 인간’은 미국 하버드대학 공붓벌레 4명이 세계 각국의 공부법을 찾아다니는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공부에 대한 정의와 방법을 통해 문명과 사회현상을 탐구하고, 다른 공부 방식이 만들어낸 문화적 차이를 조명했다는 점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릴리 마골린(26)은 지난 2년간의 촬영을 문화적 충격 그 자체였다고 회상했다. 음식, 언어, 사는 방식의 차이가 아닌 공부하는 스타일이 다를 것이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 노량진을 방문했을 때는 말 그대로 쇼킹 상태였어요. 유대인의 교육 방식 중에는 다른 사람과 소통하면서 배우라는 내용이 있어요.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다른 이들에게 무언가를 배울 수 있고, 그런 부분들은 혼자서는 절대로 익힐 수 없다는 말인데요. 노량진의 고시원은, 철저한 혼자만의 생활이더군요. 감히 이상하다고까지 이야기하고 싶어요.”
유대교 가정은 매주 금요일 저녁 ‘사바’라는 안식 행사를 하는데, 이 자리에서 아이들은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하면서 부모와 소통을 한다. 또 아이들은 공부 외에도 본인을 둘러싼 상황이나 환경에 대해 가족과 토론하면서 삶 속의 지혜를 얻는다고 한다.
“공부는 제 인생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배웠어요. 그런데 서울 대치동을 찾았을 때 초등학교 3, 4학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 어린 학생들이 학교를 마치고 또 학원을 가서 공부한다는 사실에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매우 색다른 경험이었죠. 저희 아버지께서는 제가 중학생이 됐을 때도 ‘공부하지 말고 놀아라’라고 하셨거든요. 밤이 깊어지면 꼭 자라고도 하셨고요(웃음).”
그녀의 아버지 힐 마골린(62). 그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교육법은 “왜”라는 질문이 끊이지 않게 하는 것이다. 질문을 통해 사고의 범위를 넓힐 수 있고 창의성 역시 기를 수 있다는 것이 바로 그 이유다.
“두 아이를 입양한 아버지로서 저는 언제나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서포트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습니다. 입양한 제 아이들이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그 나라는 어떤 문화를 갖고 있는지도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처음에는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어떤 문화를 갖고 있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정보도 없었고요. 그래서 유대인의 시각으로 릴리를 키웠습니다. 그건 바로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다수의 가정에서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오늘 학교에서 뭘 배웠니”라고 물어본다. 하지만 그는 “오늘 학교에서 무슨 질문을 했니”라는 말로 아이와 대화를 풀어나간다고 했다. 어떤 질문을 했느냐를 파악하는 일은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
“단순한 정보나 사실, 그 자체를 아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왜? 그것들은 변하지 않는, 언제든 알 수 있는 것들이니까요. 하지만 질문은 양파와 같아요. 모든 것을 알았다고 생각했다가도 껍질을 까면 깔수록 새로운 것이 나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할 것들이 더 많은 공부처럼 말이죠.”
물론 밑도 끝도 없는 아이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는 일이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때로는 논리적이지 않은 아이의 주장을 끝까지 들어줘야 하는 인내의 시간도 필요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 역시 아버지로부터 이와 같은 교육을 받았고, 덕분에 질문과 답을 이어가는 대화법은 습관처럼 몸에 배어 있다고 설명했다.
KBS-1TV ‘공부하는 인간’은 미국 하버드대학 공붓벌레 4명이 세계 각국의 공부법을 찾아다니는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공부에 대한 정의와 방법을 통해 문명과 사회현상을 탐구하고, 다른 공부 방식이 만들어낸 문화적 차이를 조명했다는 점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릴리 마골린(26)은 지난 2년간의 촬영을 문화적 충격 그 자체였다고 회상했다. 음식, 언어, 사는 방식의 차이가 아닌 공부하는 스타일이 다를 것이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 노량진을 방문했을 때는 말 그대로 쇼킹 상태였어요. 유대인의 교육 방식 중에는 다른 사람과 소통하면서 배우라는 내용이 있어요.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다른 이들에게 무언가를 배울 수 있고, 그런 부분들은 혼자서는 절대로 익힐 수 없다는 말인데요. 노량진의 고시원은, 철저한 혼자만의 생활이더군요. 감히 이상하다고까지 이야기하고 싶어요.”
유대교 가정은 매주 금요일 저녁 ‘사바’라는 안식 행사를 하는데, 이 자리에서 아이들은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하면서 부모와 소통을 한다. 또 아이들은 공부 외에도 본인을 둘러싼 상황이나 환경에 대해 가족과 토론하면서 삶 속의 지혜를 얻는다고 한다.
“공부는 제 인생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배웠어요. 그런데 서울 대치동을 찾았을 때 초등학교 3, 4학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 어린 학생들이 학교를 마치고 또 학원을 가서 공부한다는 사실에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매우 색다른 경험이었죠. 저희 아버지께서는 제가 중학생이 됐을 때도 ‘공부하지 말고 놀아라’라고 하셨거든요. 밤이 깊어지면 꼭 자라고도 하셨고요(웃음).”
그녀의 아버지 힐 마골린(62). 그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교육법은 “왜”라는 질문이 끊이지 않게 하는 것이다. 질문을 통해 사고의 범위를 넓힐 수 있고 창의성 역시 기를 수 있다는 것이 바로 그 이유다.
“두 아이를 입양한 아버지로서 저는 언제나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서포트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습니다. 입양한 제 아이들이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그 나라는 어떤 문화를 갖고 있는지도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처음에는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어떤 문화를 갖고 있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정보도 없었고요. 그래서 유대인의 시각으로 릴리를 키웠습니다. 그건 바로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다수의 가정에서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오늘 학교에서 뭘 배웠니”라고 물어본다. 하지만 그는 “오늘 학교에서 무슨 질문을 했니”라는 말로 아이와 대화를 풀어나간다고 했다. 어떤 질문을 했느냐를 파악하는 일은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
“단순한 정보나 사실, 그 자체를 아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왜? 그것들은 변하지 않는, 언제든 알 수 있는 것들이니까요. 하지만 질문은 양파와 같아요. 모든 것을 알았다고 생각했다가도 껍질을 까면 깔수록 새로운 것이 나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할 것들이 더 많은 공부처럼 말이죠.”
물론 밑도 끝도 없는 아이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는 일이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때로는 논리적이지 않은 아이의 주장을 끝까지 들어줘야 하는 인내의 시간도 필요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 역시 아버지로부터 이와 같은 교육을 받았고, 덕분에 질문과 답을 이어가는 대화법은 습관처럼 몸에 배어 있다고 설명했다.
“아버지께서는 신문사 기자셨습니다. 무척 바빠서 식사를 하고 다시 일을 하러 가는 한이 있어도 항상 저녁 식사 시간에 참석하셨습니다. 저녁을 먹으면서 아버지께서는 전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부엌의 한 벽에는 큰 세계지도가 붙어 있었는데, 저희 가족은 그것을 가리키며 이 지역의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또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아버지께 했던 질문들은, 훗날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는 소스가 됐습니다.”
나아가 그는 기존의 정보만을 단순하게 받아들이고 질문을 하지 않았다면 또 다른 발전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바로 ‘질문’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질문은 새로운 어떤 것을 발견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그 원동력은 혁신을 이끌어내는 원천이 됩니다. 그 원천은 나아가 또 다른 발전을 할 수 있게 하죠. 이 엄청난 일들이 모두 ‘왜’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는 겁니다. 애초 과학자 뉴턴은 중력이 중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은 중력이, 중량이 아닌 밀도 때문에 존재한다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했죠. 이전까지는 모두 뉴턴의 정보가 옳다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옳았던 사람은 바로 아인슈타인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사례처럼, 우리가 만약에 지식이라든지 정보를 있는 그대로만 받아들였다면 이 세상에는 다른 발전은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불완전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책임이 있습니다.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가는 것이 바로 우리들의 책임입니다. 질문을 많이 하면서 더 채워가고, 더 발전을 해나가고. 이것을 명심하길 바랍니다.”
Mini Q&AQ 중학생인 제 딸은 스마트폰을 매우 좋아해서 탈이에요. 학교에서 돌아온 뒤 항상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고 삽니다. 공부를 잘한 릴리는 그럴 리가 없었겠지만, 만약 릴리가 제 딸처럼 스마트폰에 중독됐다면 아버지로서 어떻게 하셨을까요?
힐 마골린 같은 부모의 입장이라 충분히 힘들 것이라는 점을 공감합니다. 만약 우리의 언어가 통한다면 제 마음을 더 쉽게 전달할 수 있었을 텐데요. 제가 한국어를 잘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음…. 아직 온전하지 못한 아이들을 케어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에요. 실제로 제 아들도 비디오 게임에 중독이 됐었죠. 스마트폰이랑 비슷하죠? 저는 아이가 해야 할 것을 안 하고 비디오 게임을 계속할 때면 그것을 빼앗았습니다. 하지만 (비디오 게임이 아닌) 다른 케이스에서 객관적으로 봤을 때 어떤 식으로는 아이가 하는 행동이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 뺏고 난 뒤 미안해질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뺏기 전에 신중하게 판단했습니다(웃음). 말은 쉽지만 행동은 어렵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래도 할 일조차 하지 않고 스마트폰에 빠져 있다면 일단은 빼앗으세요.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데 어떤 목적을 갖고, 어떤 방향을 향해 나가야 할지를 계속 알려주세요.
나아가 그는 기존의 정보만을 단순하게 받아들이고 질문을 하지 않았다면 또 다른 발전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바로 ‘질문’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질문은 새로운 어떤 것을 발견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그 원동력은 혁신을 이끌어내는 원천이 됩니다. 그 원천은 나아가 또 다른 발전을 할 수 있게 하죠. 이 엄청난 일들이 모두 ‘왜’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는 겁니다. 애초 과학자 뉴턴은 중력이 중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은 중력이, 중량이 아닌 밀도 때문에 존재한다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했죠. 이전까지는 모두 뉴턴의 정보가 옳다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옳았던 사람은 바로 아인슈타인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사례처럼, 우리가 만약에 지식이라든지 정보를 있는 그대로만 받아들였다면 이 세상에는 다른 발전은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불완전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책임이 있습니다.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가는 것이 바로 우리들의 책임입니다. 질문을 많이 하면서 더 채워가고, 더 발전을 해나가고. 이것을 명심하길 바랍니다.”
Mini Q&AQ 중학생인 제 딸은 스마트폰을 매우 좋아해서 탈이에요. 학교에서 돌아온 뒤 항상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고 삽니다. 공부를 잘한 릴리는 그럴 리가 없었겠지만, 만약 릴리가 제 딸처럼 스마트폰에 중독됐다면 아버지로서 어떻게 하셨을까요?
힐 마골린 같은 부모의 입장이라 충분히 힘들 것이라는 점을 공감합니다. 만약 우리의 언어가 통한다면 제 마음을 더 쉽게 전달할 수 있었을 텐데요. 제가 한국어를 잘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음…. 아직 온전하지 못한 아이들을 케어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에요. 실제로 제 아들도 비디오 게임에 중독이 됐었죠. 스마트폰이랑 비슷하죠? 저는 아이가 해야 할 것을 안 하고 비디오 게임을 계속할 때면 그것을 빼앗았습니다. 하지만 (비디오 게임이 아닌) 다른 케이스에서 객관적으로 봤을 때 어떤 식으로는 아이가 하는 행동이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 뺏고 난 뒤 미안해질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뺏기 전에 신중하게 판단했습니다(웃음). 말은 쉽지만 행동은 어렵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래도 할 일조차 하지 않고 스마트폰에 빠져 있다면 일단은 빼앗으세요.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데 어떤 목적을 갖고, 어떤 방향을 향해 나가야 할지를 계속 알려주세요.
즐길 수 없으면, 도망쳐라!
이진하한국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이진하씨는 일본 도쿄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하고 싶은 것, 잘하는 것에 대한 고민의 끈을 놓치지 않았던 그는 현재 MIT 미디어랩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공부하는 인간’ 4편인 ‘최고의 공부’ 편에 출연했다.
이진하씨(26)는 공부 잘하는 법을 설명하기에 앞서 현재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했다. 이를 통해 자신이 느꼈던 작은 ‘울림’을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저는 지금 컴퓨터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컴퓨터는 스크린을 통해 보고, 키보드나 마우스를 사용해 쓰는 것이죠? 저는 예술가가 점토를 주무르며 작업을 하듯 제 손을 컴퓨터 안에 넣어서 이용할 수 있는 그런 놀라운 기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묻습니다. 그 일은 엔지니어링인가, 사이언스인가, 혹은 예술인가. 저의 답은 바로 ‘모든 것’입니다. 제가 하는 일은 기존의 정의된 분야가 아닙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그 컴퓨터를 완성한다고 할지라도 박사(PhD) 학위를 받지 못할 거예요. 기존의 시스템에서 저는, 컴퓨터 사이언티스트도, 컴퓨터 엔지니어도 아니니까요. 저는 그냥 저니까요(웃음). 그게 저의 현 위치예요.”
처음부터 유쾌하게 공부를 했던 것은 아니다. 창의력이 샘솟는 자유로운 공부 환경도 아니었고, 가정 형편도 그리 넉넉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식’ 공부 스타일이 몸에 맞질 않아 스트레스를 받았다.
“저는 과학 영재를 키운다는 과학고를 나왔어요. 성적이 나쁜 편은 아니었지만 공부하는 시간이 정말 싫었어요. 왜? 암기를 못하니까.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관계를 통해 기억하는 것, 상상력을 통해 암기하는 것이었어요.”
가정 시간에는 이 수업이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를 상상했고, 지구과학 시간에는 오늘의 날씨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연관지었다. 다행히 이 방법은 꽤 효과가 있었다. 성적도 올랐고, 공부에 흥미도 더해졌다.
“예전에는 모든 문자들을 컴퓨터의 타자기를 통해 문서화해서 볼 수 있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스마트폰이 있어요. 인터페이스가 타자기에서 휴대전화로 이동한 거죠. 이게 과연 과학자들이 수학 문제를 더 많이, 빠르게 풀어서 가능해진 걸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바로 제가 했던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생각해요.”
상상력을 기본으로 하는 과학 공부는 그의 적성에 꽤 잘 맞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채워질 수 없는 갈증이 생겼다. 일본 유학 시절, 그는 돌연 미술학도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
이진하한국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이진하씨는 일본 도쿄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하고 싶은 것, 잘하는 것에 대한 고민의 끈을 놓치지 않았던 그는 현재 MIT 미디어랩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공부하는 인간’ 4편인 ‘최고의 공부’ 편에 출연했다.
이진하씨(26)는 공부 잘하는 법을 설명하기에 앞서 현재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했다. 이를 통해 자신이 느꼈던 작은 ‘울림’을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저는 지금 컴퓨터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컴퓨터는 스크린을 통해 보고, 키보드나 마우스를 사용해 쓰는 것이죠? 저는 예술가가 점토를 주무르며 작업을 하듯 제 손을 컴퓨터 안에 넣어서 이용할 수 있는 그런 놀라운 기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묻습니다. 그 일은 엔지니어링인가, 사이언스인가, 혹은 예술인가. 저의 답은 바로 ‘모든 것’입니다. 제가 하는 일은 기존의 정의된 분야가 아닙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그 컴퓨터를 완성한다고 할지라도 박사(PhD) 학위를 받지 못할 거예요. 기존의 시스템에서 저는, 컴퓨터 사이언티스트도, 컴퓨터 엔지니어도 아니니까요. 저는 그냥 저니까요(웃음). 그게 저의 현 위치예요.”
처음부터 유쾌하게 공부를 했던 것은 아니다. 창의력이 샘솟는 자유로운 공부 환경도 아니었고, 가정 형편도 그리 넉넉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식’ 공부 스타일이 몸에 맞질 않아 스트레스를 받았다.
“저는 과학 영재를 키운다는 과학고를 나왔어요. 성적이 나쁜 편은 아니었지만 공부하는 시간이 정말 싫었어요. 왜? 암기를 못하니까.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관계를 통해 기억하는 것, 상상력을 통해 암기하는 것이었어요.”
가정 시간에는 이 수업이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를 상상했고, 지구과학 시간에는 오늘의 날씨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연관지었다. 다행히 이 방법은 꽤 효과가 있었다. 성적도 올랐고, 공부에 흥미도 더해졌다.
“예전에는 모든 문자들을 컴퓨터의 타자기를 통해 문서화해서 볼 수 있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스마트폰이 있어요. 인터페이스가 타자기에서 휴대전화로 이동한 거죠. 이게 과연 과학자들이 수학 문제를 더 많이, 빠르게 풀어서 가능해진 걸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바로 제가 했던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생각해요.”
상상력을 기본으로 하는 과학 공부는 그의 적성에 꽤 잘 맞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채워질 수 없는 갈증이 생겼다. 일본 유학 시절, 그는 돌연 미술학도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
“첫 학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짐을 싸서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재수를 해 미대를 가겠다고 부모님께 선언했죠. 하지만 만반의 준비를 했음에도 부모님을 설득하지 못한 저는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게 됐어요. 그날 이후 일본에서 지내는 동안 절반의 시간은 ‘어떻게 하면 학교를 그만둘까’를 고민했어요.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그만두고 나면 뭘 할까’를 고민했죠(웃음). 그렇다고 허무맹랑하게 신세한탄만 한 건 아니에요. 학점도 좋았고요. 짬짬이 지역의 예술가들을 만나 새로운 창작활동을 하고, 자동차 디자인 학교에 다니면서 또 다른 분출구를 찾았어요.”
이진하씨에게 공부란, 참지 않는 것이다. 호기심이 생길 때,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참지 않고 행하라고 그는 말한다.
“MIT 미디어랩은 융합 학문이 이뤄지는 곳이에요. 그래서 학생들의 배경도 무척 다양해요. 물리학을 공부하다가 온 친구, 컴퓨터 사이언스를 하다가 온 친구, 예술을, 디자인을, 철학을 공부하다 온 친구들이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가지 철저하게 공유하는 것이 있어요. 그건 바로 답을 찾지 말고 질문을 찾아라! 질문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조건 상상하세요. 그리고 계속 권위에 도전하세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도전, 그것이 크리에이티브의 원동력입니다.”
한국, 일본, 미국의 교육과정을 모두 경험한 그는 “창의적인 공간일수록 소통과 토론이 잘 이뤄진다”라고도 강조했다.
“여기에 푸른 유리가 있다고 가정해봅니다. 이 유리는 왜 푸른색일까요? 푸른빛을 갖고 있어서 일까요? 아니에요. 오히려 빛을 받은 유리가 푸른색을 제외한 모든 다른 색을 품어버리고 푸른색만 투과시키기 때문에 푸른색으로 보이는 거예요. 우리들은 푸른 유리가 돼야 해요. 이때 중요한 것은 유리에 들어오는 빛인데요. 처음부터 푸른 스펙트럼이 없었다면 이 유리는 푸른 유리가 되지 못했을 거예요. 그 스펙트럼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말이죠. 소통이 중요하면 할수록 혼자 있는 시간, 나만의 세계도 중요해요. 자, 끝으로 제가 질문을 하나 던져도 될까요? What is Your Question?”
Mini Q&AQ 한국 교육이 경쟁을 조장한다는 단점도 있지만 반대로 좋은 점들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여러 문화권의 공부법을 관찰해본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봤을 때 어떻게 해야 우리 교육이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요?
이진하 맞아요. 문제는 그 좋은 점조차 인정하지 않는다는 거에요. 영어권 친구들이 종종 “한국 사람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다 보면 논리가 부족하다”라고 해요. 단어의 뜻을 파악해 대충 무슨 느낌인지는 알겠는데 사실 논리에 맞지 않는대요. 왜 그럴까 생각해봤어요. 한국어의 특성이기도 하겠지만 저는 그 이유가 어떤 현상의 전체 그림을 보는 걸 잘하는 장점 때문이 아닐까 해요. 논리에 맞지 않는다 할지라도, 단어의 뜻만으로 문장 전체를 이해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 이건 엄청난 강점이에요(웃음). 예전에는 교육이 위에서 아래로 흘렀어요. 똑똑한 사람들이 가르치고, 밑에 있는 사람들이 배우는 상하 구조였죠. 지금은 어떤가요? 정보화 시대, 상호 네트워크 시대예요. 네트워크 속에서 내가 어떤 길에 서 있고, 어떤 포지션인지를 알고, 어떻게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뿜어내느냐, 이게 중요한 시대인데, 전체 그림을 보는 한국 사람들만의 특별한 능력이 분명 언젠가 빛을 발할 거라고 믿어요. 그럼 어떻게 하면 한국이 더 교육을 잘할 수 있느냐. 저는 이미 갖고 있는 강점을 인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부족한 점 분명 있죠. 창의성 부족이나 문과, 이과를 나누면서 생기는 분야 간의 장벽이 바로 단점이겠죠. 하지만 이조차도 어떤 의미에서는 산업화가 빨리 일어나다 보니 분업을 시켜야 했고, 그 과정에서 이렇게 된 건데, 한탄만 할 수는 없잖아요? 저는 학생들이 내가 누구인가, 이 질문을 중·고등학교 때부터 했으면 좋겠어요. 스스로 질문할 수 있도록 가족이, 사회 구성원이 자연스럽게 도 와줄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고요.
Q 저는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좋은 대학에 입학해 석사·박사과정을 밟고 일을 하다가 지금은 잠시 쉬고 있어요. 진정으로 제가 좋아하는 일이 뭔지 궁금해졌거든요. 열정이 많은 분 같은데 본인의 30·40·50대 인생 계획은 어떻게 세우셨는지 궁금해요.
이진하 어려운 질문이네요. 솔직하게 말하면 없어요(웃음). 저는 어떤 포지션에 있겠다, 교수가 되어 공부를 가르치겠다, 어떤 회사에 입사하겠다, 라는 구체적인 계획보다는 내 안에서 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더 깊게 생각하려고 해요. 제 자신을 돌아보고 발전해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그것만 생각해요. 그 공간이 학교가 될 수도 있고, 회사가 될 수도 있고, 개인 사업이 될 수도 있겠죠.
Q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학생이자 미래에 초등학교 선생님이 될 사람입니다. 제가 어떤 교사가 되면 좋을지 충고 부탁드려도 될까요? 혹은 내가 학생이었을 때 이런 선생님 한 분쯤 있었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좀 더 빨리 내 길을 찾았을 텐데 하는 선생님도 좋고요.
이진하 먼저 “너는 누구니”라는 질문을 누군가 해줬더라면 하는 생각을 했어요. 두 번째는, 저도 한국 교육을 12년간 받아왔잖아요. 그러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였거든요. 만약 제가 선생님이 된다면 저는 “즐길 수 없다면 피하라”라고 말하고 싶어요. 가만히 보면 제 삶은 계속 피하는 인생이었어요. 이거 했는데 안 되고 저거 했는데 안 되고, 그러다가 즐겁게 일하고 있고(웃음). 인생은 즐거운 것이에요. 그러니까 즐길 수 없는 일이라면 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물론 모든 선생님들이 그러시면 안 될 것 같고, 한 분 정도만 그런 분이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이진하씨에게 공부란, 참지 않는 것이다. 호기심이 생길 때,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참지 않고 행하라고 그는 말한다.
“MIT 미디어랩은 융합 학문이 이뤄지는 곳이에요. 그래서 학생들의 배경도 무척 다양해요. 물리학을 공부하다가 온 친구, 컴퓨터 사이언스를 하다가 온 친구, 예술을, 디자인을, 철학을 공부하다 온 친구들이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가지 철저하게 공유하는 것이 있어요. 그건 바로 답을 찾지 말고 질문을 찾아라! 질문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조건 상상하세요. 그리고 계속 권위에 도전하세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도전, 그것이 크리에이티브의 원동력입니다.”
한국, 일본, 미국의 교육과정을 모두 경험한 그는 “창의적인 공간일수록 소통과 토론이 잘 이뤄진다”라고도 강조했다.
“여기에 푸른 유리가 있다고 가정해봅니다. 이 유리는 왜 푸른색일까요? 푸른빛을 갖고 있어서 일까요? 아니에요. 오히려 빛을 받은 유리가 푸른색을 제외한 모든 다른 색을 품어버리고 푸른색만 투과시키기 때문에 푸른색으로 보이는 거예요. 우리들은 푸른 유리가 돼야 해요. 이때 중요한 것은 유리에 들어오는 빛인데요. 처음부터 푸른 스펙트럼이 없었다면 이 유리는 푸른 유리가 되지 못했을 거예요. 그 스펙트럼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말이죠. 소통이 중요하면 할수록 혼자 있는 시간, 나만의 세계도 중요해요. 자, 끝으로 제가 질문을 하나 던져도 될까요? What is Your Question?”
Mini Q&AQ 한국 교육이 경쟁을 조장한다는 단점도 있지만 반대로 좋은 점들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여러 문화권의 공부법을 관찰해본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봤을 때 어떻게 해야 우리 교육이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요?
이진하 맞아요. 문제는 그 좋은 점조차 인정하지 않는다는 거에요. 영어권 친구들이 종종 “한국 사람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다 보면 논리가 부족하다”라고 해요. 단어의 뜻을 파악해 대충 무슨 느낌인지는 알겠는데 사실 논리에 맞지 않는대요. 왜 그럴까 생각해봤어요. 한국어의 특성이기도 하겠지만 저는 그 이유가 어떤 현상의 전체 그림을 보는 걸 잘하는 장점 때문이 아닐까 해요. 논리에 맞지 않는다 할지라도, 단어의 뜻만으로 문장 전체를 이해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 이건 엄청난 강점이에요(웃음). 예전에는 교육이 위에서 아래로 흘렀어요. 똑똑한 사람들이 가르치고, 밑에 있는 사람들이 배우는 상하 구조였죠. 지금은 어떤가요? 정보화 시대, 상호 네트워크 시대예요. 네트워크 속에서 내가 어떤 길에 서 있고, 어떤 포지션인지를 알고, 어떻게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뿜어내느냐, 이게 중요한 시대인데, 전체 그림을 보는 한국 사람들만의 특별한 능력이 분명 언젠가 빛을 발할 거라고 믿어요. 그럼 어떻게 하면 한국이 더 교육을 잘할 수 있느냐. 저는 이미 갖고 있는 강점을 인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부족한 점 분명 있죠. 창의성 부족이나 문과, 이과를 나누면서 생기는 분야 간의 장벽이 바로 단점이겠죠. 하지만 이조차도 어떤 의미에서는 산업화가 빨리 일어나다 보니 분업을 시켜야 했고, 그 과정에서 이렇게 된 건데, 한탄만 할 수는 없잖아요? 저는 학생들이 내가 누구인가, 이 질문을 중·고등학교 때부터 했으면 좋겠어요. 스스로 질문할 수 있도록 가족이, 사회 구성원이 자연스럽게 도 와줄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고요.
Q 저는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좋은 대학에 입학해 석사·박사과정을 밟고 일을 하다가 지금은 잠시 쉬고 있어요. 진정으로 제가 좋아하는 일이 뭔지 궁금해졌거든요. 열정이 많은 분 같은데 본인의 30·40·50대 인생 계획은 어떻게 세우셨는지 궁금해요.
이진하 어려운 질문이네요. 솔직하게 말하면 없어요(웃음). 저는 어떤 포지션에 있겠다, 교수가 되어 공부를 가르치겠다, 어떤 회사에 입사하겠다, 라는 구체적인 계획보다는 내 안에서 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더 깊게 생각하려고 해요. 제 자신을 돌아보고 발전해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그것만 생각해요. 그 공간이 학교가 될 수도 있고, 회사가 될 수도 있고, 개인 사업이 될 수도 있겠죠.
Q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학생이자 미래에 초등학교 선생님이 될 사람입니다. 제가 어떤 교사가 되면 좋을지 충고 부탁드려도 될까요? 혹은 내가 학생이었을 때 이런 선생님 한 분쯤 있었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좀 더 빨리 내 길을 찾았을 텐데 하는 선생님도 좋고요.
이진하 먼저 “너는 누구니”라는 질문을 누군가 해줬더라면 하는 생각을 했어요. 두 번째는, 저도 한국 교육을 12년간 받아왔잖아요. 그러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였거든요. 만약 제가 선생님이 된다면 저는 “즐길 수 없다면 피하라”라고 말하고 싶어요. 가만히 보면 제 삶은 계속 피하는 인생이었어요. 이거 했는데 안 되고 저거 했는데 안 되고, 그러다가 즐겁게 일하고 있고(웃음). 인생은 즐거운 것이에요. 그러니까 즐길 수 없는 일이라면 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물론 모든 선생님들이 그러시면 안 될 것 같고, 한 분 정도만 그런 분이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Q 저는 사교육을 받지 않고 학교 공부만으로 좋은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이제는 세계로 뻗어나가고 싶어요. 열정과 의지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이런 저에게 꼭 필요한 조언을 해주세요.
이진하 세계로 나아가려면 그 전에 우리나라에 대해 바로 아는 것이 중요해요. 대한민국이 얼마나 학문적인 성취와 욕심이 뛰어난 나라인지 아는 사람이 있나요? 기록하는 문화가 우리만큼 뛰어난 나라가 없어요. 5백 년 동안의, 한 왕조의 역사가 모두 기록되어 있는 나라가 이 세상에 또 있을까요? 문제는 국력이에요.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잠재성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리소스들을 갖고 있는지 파악해야 해요. 그리고 우리가 무척 크리에이티브한 사람들이라는 것도 기억해야 해요. 한국은 그렇게 만만한 나라가 아니에요. 용기와 패기가 있는 나라예요(웃음). 다만 한국인이면서 동시에 세계인이라는 생각, 내가 온전한 인간이 되어 세계에 기여하고 그래서 나에게, 내 가족에게, 내 나라에게 건강한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만 있다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레이디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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