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4일 목요일

드라마 대사 외우고 원서 정독… "수없이 반복하니 실력 늘었죠"

언어학 국가대표 장연주양 (대일외고 3)


지난달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국제 언어학올림피아드가 열렸다. 여기 출전한 한국 대표 8명 중 장연주(대일외고 3년·사진)양의 경력은 특별하다. 언어학을 접한 지 만 2개월 만에 세계 예선 격인 국내 대회에서 최우수상(2등)을 거뒀기 때문. 지난 3월 학교에서 진로 상담을 하다가 언어학올림피아드를 알게 된 그는 겨우 1개월간 친구와 토론으로 대회를 준비했으면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언어학 국가대표인 장양이 남다른 언어 감각의 비결을 전했다.

"언어학올림피아드 문제는 퍼즐 같아요. 영어 해설만 이용해 난생 처음 보는 언어의 문장 성분, 어순을 유추하는 식이거든요. 논리력, 분석력 없이는 풀 수 없습니다." 그의 말대로 단순한 암기 능력만으로는 올림피아드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 다양한 언어를 접하면서 언어에 대한 감각을 키우는 게 유리하다. 장양을 비롯해 한국 대표 8명 모두 영어 외에 능통한 언어가 한두개 씩 있어 이를 뒷받침한다.

장양은 영어와 중국어, 프랑스어 실력이 뛰어나다. 영어는 지난 3월 치른 텝스(TEPS) 성적이 상위 3% 이내인 903점이었으며, 중국어는 HSK(한어수평고시)가 최고 등급(6급), 프랑스어 공인시험인 DELF는 B1(프랑스어 실용구사 단계)을 획득했다.

장양은 "흥미와 동기 부여를 적절히 이용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 2 여름방학 때 중국 여행에서 대만 드라마를 봤어요. 우상극(偶像劇·아이돌 스타가 등장하는 청춘물)이었는데 정말 재밌더라고요. 드라마에 푹 빠져 따라 말하며 대사를 외우다 보니 실력이 늘었죠. 영어 공부도 비슷했어요. 외국어 공부는 반복이 중요합니다. 트와일라잇(The twilight saga) 원서를 수차례 읽었어요. 제 글쓰는 방법이 작가의 문체와 닮을 정도로 반복해 읽고 따라 써 봤죠."

어느 정도 외국어에 익숙해지고 나면 장양은 자격증 시험에 몰두했다. 성취를 검증하기 위해서다. 그는 "공인 어학 시험을 준비하면 고급 어휘도 익힐 수 있다"며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이루는 과정에서 실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그는 단어를 외울 때 해당 단어가 포함된 예문을 만들고 단어가 들어갈 자리를 빈칸으로 남겨 둔다. 문장의 뜻을 생각하면서 빈칸에 들어갈 단어를 외우는 식이다. "이 방식을 이용하면 문장 전체를 외우게 돼요. 초등학교 때는 외워야 할 영어 단어가 들어가는 영어 일기를 쓰기도 했습니다. 회화에도 도움이 되고 기억에 오래 남더라고요."

장양은 버킷 리스트도 남다르다. 서른이 되기 전 한국어 제외 5개 국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게 목표라는 것. 장양은 "우선 대학에서는 언어학을 전공하고 싶다"며 "교양 수업을 통해 스페인어, 일본어를 더 공부하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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