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9일 화요일

세계수학올림피아드대회(WMO) 세계 도전자들과 교류… 수학, '축제'처럼 즐겼죠

새로운 경시 트렌드와 미래 인재상

'축제 같은' 수학 경시 대회가 지난달 21~22일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세계수학올림피아드대회(WMO)가 그것. 2009년 중국에서 처음 시행된 WMO는 올해로 6회째를 맞는다. 독창적 방법으로 수학에 접근해야 하는 문제나 창의 사고력을 중시하는 단체전으로 이뤄져 기존 경시 대회의 틀을 깼다.

'2014 WMO 싱가포르 대회'는 한국·중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5개국에서 200여명이 참가했다. 그중 10명의 한국 대표는 유일하게 전원 수상(금·은·동상 각각 3, 3, 4명)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단순 암기식 문제를 지양하고 융합 사고력을 중시하는 흐름에 적응했다는 점에서 더 뜻깊은 기록이다. 맛있는공부는 최고상(금상)을 수상한 류가영(대전 삼육초 6년)양·정성현(서울 불암초 6년)·이채운(서울 중대부초 4년)군을 만났다.

 
 

◇호기심은 융합 사고력을 기르는 자양분
세 학생은 모두 호기심이 왕성했다. 이채운·정성현군은 평소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질문을 서슴지 않았다. 또한 류가영양은 생물 교사인 어머니에게 과학 분야의 질문을 쏟아냈다. "인간의 눈이 왜 녹색을 편하게 느끼는가 엄마와 토론을 했어요. 풀이든 숲이든 다 초록이잖아요. 자연에 우리 눈이 익숙해진 것은 아닌지 상상을 키웠죠."(류가영)

이들은 부모와 함께 호기심을 채워가면서 알게 모르게 수준이 점점 높아졌다. 이를 확인하러 찾은 건 지난해 4월 열린 '전국 창의융합 수학능력인증시험'. 이 시험에는 실생활을 연계한 스토리텔링형 문제, 융합형 문제, 퍼즐·교구를 통한 문제 풀이 활동 등이 주로 출제된다. 이군은 "융합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아서 수학뿐만 아니라 과학에도 관심 많은 나에게 유리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이들은 '창의적 수학토론대회'(Creative Math Debating Festival·이하 'CMDF')에 나갔다. 각 팀의 토론·협업 능력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시대의 트렌드를 안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CMDF를 거친 류양과 정군은 지난 1월 한국에서 열린 '2014 WMO 아시아대회'에 당당히 참가했다.(당시 이군은 3학년이라 학년 제한으로 불참) 참가자 수준은 매우 높았다. 한국 대표 26명은 모두 창의융합 수학능력인증시험과 CMDF 수상자였고, 중국 대표 26명은 여러 번의 예선을 거쳐 수백만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 이들은 수학 실력도 겨루면서 교류도 활발히 했다. 정군은 "나처럼 수학을 좋아하는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며 "뛰어난 실력을 보이는 이들에게 자극받아 수학자가 되려는 꿈을 다지게 됐다"고 밝혔다.

◇미래 사회에 필요한 소프트 스킬

2014 WMO 아시아대회를 계기로 WMO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에 추대된 이충국 CMS에듀케이션 대표는 "경쟁 대신 교류를 강조하며 아이들의 창의력·협업 능력을 기르는 게 WMO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사회성, 융합 사고력 등 소프트 스킬(soft skill)이 미래의 인재에게 필요한 능력이라는 뜻이다. "지금도 문제 푸는 능력보다 협업 능력, 팀워크을 중요시하곤 합니다. 자기가 가진 장점과 다른 사람의 장점을 결합하는 게 더 효과적이란 걸 이제야 깨달은 것입니다."

이 때문에 그는 WMO를 국제적 인재의 모임 공간으로 만들려고 한다. 협업 능력, 창의 사고력 등을 검증했기 때문에 이들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도 그만큼 큰 것이다. 한자리에 모인 이들이 언어 장벽을 넘어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인터넷 시스템을 개발하는 게 이 부위원장의 단기 목표다. "WMO는 축제 형식의 경시 대회라 아이들이 지루해하지도 않고 재밌게 토론하며 사고력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각 나라의 인재가 소통하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미래의 대통령, 수학자, 과학자가 될 인재를 배출할 수 있도록 시대 트렌드에 발맞춘 WMO를 만들어 가려 합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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