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Big5 서울대 입시결과 보니
흔히 '고교 빅(big)5'로 불리는 용인한국외대부설고(외대부고)·대원외고·하나고·상산고·민족사관고(민사고)의 2016학년도 서울대 입시 결과는 어땠을까. 외대부고는 올해도 다수의 수시·정시 합격자를 배출하며 최고의 입지를 굳혔다는 평이다. 대원외고는 수시 합격자에서 외대부고에 밀렸다. 하나고는 수시에, 상산고는 정시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상산고·하나고·민사고·대원외고·외대부고(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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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대부고|수시·정시 모두 강한 학교
외대부고에 따르면, 2016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수(수시 최종 합격자와 정시 최초 합격자 수의 합 기준)는 79명(재수생 이상 합격생 15명 포함)이다. 수시모집에선 47명, 정시모집에선 32명이 합격했다.
외대부고가 추구하는 대입 목표는 '수시·정시를 모두 대비하는 것'이다. 박인호 교사(3학년 부장)는 "대학에 가는 방법은 수시와 정시, 두 가지다. 학생들은 두 번의 기회를 모두 활용해야 한다. 한 전형에 올인(All-in)하는 것보다 진학 확률도 훨씬 높다"고 했다. 허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외대부고는 서울대 수시·정시 합격자 수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고르게 나타나는 편"이라며 "학교가 설정한 대입 방향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대부고는 현재 80여 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ET(Elective Track·방과 후 프로그램)'를 제공해 수시에 대비할 환경을 마련하고 있다. 수능에 대비한 수준 높은 교과 수업도 진행한다. 박 교사는 "교사진 모두 사교육보다 더 큰 효과를 내기 위해 완성도 높은 수시·정시 관련 커리큘럼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원외고|최근 합격 실적은 '주춤'
대원외고는 2016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에서 70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학교에 따르면 수시 모집에서 41명, 정시 모집에서 29명(재수생 이상 합격생 20명)이 합격했다. 수시·정시 모두 고른 성과를 낸 편이나, 최근 실적은 주춤하는 모양새다. 2014년도엔 합격자를 무려 98명 배출했지만, 전년도에는 79명으로 크게 줄었다. 대원외고 관계자는 "최근 몇년 간 (서울대 입시) 실적 중 가장 안 좋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 특목고 입시업체 관계자는 "요즘 이공계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자사고를 선택하는 최상위권 학생이 많아졌다"며 "이러한 상황 탓에 서울대 입시 실적이 조금씩 하락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원외고는 이과를 개설할 수 없는 '문과 학교'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앞으로도 최상위권 학생의 자사고 이동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대원외고의 정시 실적은 더 떨어질 우려가 있다"며 "앞으로는 '수시 중심형 학교'로 입시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하나고|학생 수 대비 합격 실적 우수
하나고는 수시에서 압도적인 강세를 보였다. 2016학년도 서울대 합격자는 61명으로, 이 중 수시 최종 합격자는 56명에 달한다. 전년도엔 서울대 합격생(61명) 중 수시 합격 비율이 약 80%(49명)에 달했다. 수시 경쟁력이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김학수 교사(3학년 부장)는 "하나고의 입시 목표는 '공교육으로 대학에 진학시킨다'이다. 따라서 수시 중심이다. 현재 학교는 학생들이 희망하는 진로·전공을 파악해, 그 능력을 향상시킬 '장'을 마련하고 있다. 학생들은 그 안에서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하고,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한다. 대학이 요구하는 자기주도적인 능력과 전공 적합성 등도 충분히 갖추고 드러낼 수 있다"고 했다. 한웅 올림피아드교육 입시전략연구소 원장은 "하나고의 '수시 중심형' 커리큘럼은 이미 주요 대학에도 충분히 어필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학생 수 대비 합격 실적도 돋보인다. 현재 하나고 3학년 학생은 200명 안팎. 재학생 넷 중 한 명이 서울대에 합격한 셈이다. 김 교사는 "이는 전국 고교 중 최고 수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산고|정시 강세… 수시는 '글쎄'
상산고는 이번 서울대 입시에서 합격생을 55명(인문계열 24명, 자연계열은 31명) 배출했다. 상산고 진학지도부에 따르면 수시 최종 합격자는 10명에 그쳤으나, 정시 최초 합격자가 45명(재수생 이상 합격자 18명)에 달했다.
하나고와는 정반대로 정시 합격자 비중이 압도적이다. 한웅 원장은 "상산고엔 정시에 더 적합한 학생들이 지원한다"며 "이 같은 특징은 서울대 입시를 통해서도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상산고는 '수능 맞춤형 시스템'을 운영한다. 1년에 정기 시험을 세 차례 보는데, 이 중 두 번(1·3차)을 수능형 문제(주관식도 포함)로 출제한다. 이종훈 교감은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수능 적응력을 키울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수시 합격률을 좀 더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학생부 종합전형이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가운데, 정시에만 집중하는 것은 올바른 입시 방향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박규태 교사(진학지도부장)는 "지난해 11월 '수시 강화를 위한 학생부 기록·관리 TF팀'이 구성됐다"며 "올해부터는 수시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사고|정시 합격자 적고 수시 강세
민사고의 2016학년도 서울대 합격자는 총 41명이다. 전형별로 보면 수시 최종 합격자 35명, 정시 최초 합격자 6명으로 수시 비중이 크다. 한 특목고 입시업체 관계자는 "민사고는 영재성 있는 자기주도적인 학생을 주로 선발한다. 학교가 전문·심화 지식을 습득하는 장을 제공하면, 학생들은 자유롭게 학습하며 능력을 키운다. 수시에 강점이 있는 학생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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