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11일 월요일

전공·계열 상관없이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 응시 가능

"수능 대란이 끝나고 나니 토네이도가 휩쓸고 간 듯 황폐한 상태가 됐다"고 어느 수험생 학부모가 하소연한 적이 있다. 그만큼 대학 입시는 큰 후유증을 남긴다. 어느 해보다 치열한 눈치작전으로 정시모집에 도전장을 내민 수험생들은 지금 긴 기다림의 터널을 걷는 중이다. 이 시기는 대학 입학을 앞둔 예비 새내기에게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시기다. 1·2월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삶의 궤적이 달라진다. 앞으로 자신의 인생 좌판에 무엇을 펼칠지 곰곰이 생각해 보기에 적절한 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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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약학대학(이하 약대) 진학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가 부쩍 늘었다. 대학 입학을 앞두고 부모와 동행하거나 친구와 나란히 찾아와 약대 준비 방법을 묻고 자신의 현재 상황에 맞춘 로드맵 상담을 요청한다. 이들이 약대 진학을 꿈꾸는 이유나 과정은 대체로 비슷하다. 대부분 대학 입시 준비 과정부터 약대 진학을 염두에 두고 전공을 정한다. 대학 입시에서 의치학 계열에 정면 도전하는 대신 약대로 우회하는 경우가 많다. 약대 인기가 고공행진하는 이유는 전국 4년제 대학의 평균 취업률이 54% 수준으로 저조한 현실에서 전문직 진출이 보장돼 안정적 취업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계열이나 전공의 대학에서 2학년을 다닌 후 이학(移學)하는 것이기 때문에 만약 약대 진학에 실패하더라도 재학한 대학에 계속 다닐 수 있다. 출신 전공과 계열에 상관없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약대생이 되려면 매년 8월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에 응시해야 한다. 고득점을 받을수록 합격 가능성이 커진다. 매년 1693명을 전국 35개 약대에서 선발한다. 전년도에는 1만4750명이 PEET에 응시했다. 이 시험은 생물·화학·유기화학·물리 4개 영역에서 출제한다. 이 때문에 시험 과목과 관련 있는 화학이나 생물학과, 공학과 전공자들의 응시 비율이 70%를 넘는다. 하지만 인문·사회, 예체능계열 전공자 응시도 매년 늘고 있다. 타 전공생의 경우 생물과 화학 등 자연계열 전공자보다 시험 준비가 어렵지만 당당히 입시에 합격하는 사례도 많아지는 추세다. 불리한 상황을 타개할 치밀한 분석과 고득점 전략으로 승부한 결과이다. 인문계열 전공자나 지방 사범대생, 음악 전공생 출신으로 약대생이 된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1학년부터 차근차근 수험 준비를 시작했고 시험 범위를 3~4회 이상 반복적으로 학습한 것이 합격 비결이라고 했다. '자연계열 출신이 아니면 약대 진학은 어려울 것'이라는 주위 우려에, 이른 시작과 복습 효과로 멋지게 반격한 것이다. 약대를 꿈꾸는 예비 대학 새내기들이 다음 도전을 빠르게 시작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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