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11일 월요일

"스펙 쌓기 전 적성·능력에 맞는 '목표 직무' 찾아야"


 

"'스펙(spec)'은 본래 'job specification(직무 명세서)'이라는 말에서 유래했어요. 자기가 희망하는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스펙'이지요. 즉 좋은 스펙을 쌓으려면, 자기에게 맞는 직무를 먼저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지금 대학생들은 직무에 대한 고민 없이 그저 남을 따라 무분별하게 스펙을 쌓고 있어요. 자기 자신을 먼저 분석하고 의미 있는 스펙을 쌓아야 취업 시장에서 승자(勝者)가 될 수 있습니다."(정회훈 진학사 CATCH사업본부장)

학점, 외국어, 공모전, 봉사활동, 인턴십, 자격증….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 사이에는 '취업 ○종 세트'라는 말이 나돈다. 취업용 스펙 쌓기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을 빗댄 말로, 그 가짓수가 계속 늘어 학생들을 한숨짓게 한다. 하지만 스펙 쌓기에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면서도, 이것이 취업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정확히 따져보는 학생은 거의 없다. 지난해 8월 직무능력 중심 취업 준비 서비스인 'CATCH(www.careercatch.co.kr)'를 론칭한 진학사의 정회훈 CATCH사업본부장은 "요즘 대학생들은 취업을 고민하면서도 실제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몰라 쓸모없는 스펙을 쌓거나 4년간 손 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취업 준비는 자신에게 맞는 직무를 찾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펙 쌓기 앞서 자기 진단 통해 목표직무 찾아야
요즘 기업 입사 시험의 대세는 '직무 능력 기반 평가'다. 아무리 많은 스펙을 쌓아도 그 스펙이 직무와 연결되지 않으면, 취업에 도움이 안 된다는 얘기다. 일례로 2017년까지 316개 공공기관에서 NCS(국가직무능력표준·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기반 채용이 이뤄질 계획이다. 직무적합성 평가(직무 에세이)를 도입한 삼성을 비롯해 대기업에서도 직무 중심 채용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영국·호주 등 세계 150여 개 국가에서도 이미 국가직무능력표준제도를 시행 중이다. 정 본부장은 "일반적 스펙이 아닌 자신의 목표 직무와 연관된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계획하는 것이 취업 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에서 직무 성과에 미치는 중요한 요건으로 지식(Knowledge)·기술(Skill)·태도(Attitude)를 꼽습니다. 채용 시 지원자들이 이 세 가지 직무수행 요건을 얼마나 잘 갖췄는지 평가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지금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 가운데 자신이 어떤 직무를 희망하는지, 혹은 자신의 능력이 어떤 직무에 어울리는지를 아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요. 목표 직무는 자기 가치관이나 성향, 성격 등과도 맞아야 하고, 능력(지식·기술·태도)과도 맞아야 해요. 그래서 자기 적성·능력부터 정확하게 진단해야 합니다."

정 본부장은 2년간 CATCH 서비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기 진단 프로그램 개발에 공을 들였다. 직무를 선택하지 못한 취업준비생에게는 ▲직무선호도 ▲직무역량 ▲기업적합도 진단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직무를 추천해 준다. 목표 직무가 있는 경우에는 ▲직무요건준비 ▲직업기초능력 ▲직무수행능력 등 현재의 준비 수준을 진단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직무수행능력 종합평가에서는 같은 직무 희망자 사이에서 자신의 위치를 보여주고, 준비 상태 등까지 점검해 준다. 정 본부장은 "단순한 진단에 그치지 않고 목표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까지 제공해 자연스럽게 취업 준비에 대한 동기를 유발한다"고 덧붙였다.

◇취업 준비 돕는 장기적 로드맵 제시
기업에서 중시하는 직무 역량(지식·기술·태도)은 대학 4학년 때 단시간 준비해 기를 수 있는 게 아니다. 대학 생활 전반에서 다양한 경험과 교육을 통해 길러진다. 진학사의 CATCH는 대학생들이 장기적으로 취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로드맵을 제공한다. 어디서부터 어떤 과정으로 준비해 나가야 하는지 알려줘 학생 스스로 자신의 역량을 개발하며 취업 준비를 해나갈 수 있게 돕는다. 정 본부장은 "초·중·고교생에게 자기주도학습이 중요하듯, 대학생에게도 자기 힘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목표를 성취해 나가는 경험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취업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ATCH에서는 개인의 역량을 진단한 후 강·약점을 알려주고, 이를 향상시키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까지 제공한다. ▲직장인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재무·마케팅 교육 ▲인문학 소양 교육 ▲셀프리더십 교육 ▲문서 작성 교육 ▲기업·경영에 대한 이해 등이다. 모든 직무에 필요한 직업기초능력(의사소통·문제해결·자원관리·정보관리·조직이해·자기개발·대인관계·직업윤리 등) 향상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학생들이 교육을 받으면 이수 정보가 저절로 기록돼 편리하게 이력을 관리할 수 있다. 기업 정보도 규모형태,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의 측면에서 각 기업을 재평가해 제공한다. 또한 각 기업의 인재상·비전 등과 개인의 가치관·적성 등을 비교해 '기업적합도'까지 평가해 준다. 정 본부장은 "공부도 무작정 열심히 하기보다 '왜' 하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하듯 취업도 마찬가지"라며 "기업에서는 뚜렷한 목표 아래 직무에 필요한 역량과 스펙을 쌓은 지원자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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