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11일 월요일

정확한 분석 통해 자기의 진짜 실력 파악해야

2016학년도 대입이 마무리되는 요즘, 재수를 결심한 학생들을 자주 본다. 필자는 이들을 만나면 가장 먼저 "평소 모의고사 성적이 어떠했느냐"고 묻는다. 이들이 재수를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자기 실력에 못 미치는 수능 성적을 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질문을 받은 학생들은 십중팔구 "평소 2등급을 받았는데, 이번 수능에서는 4등급을 받았다"는 식으로 대답한다. 본래 실력보다 낮은 성적을 받았다는 얘기지만, 이렇게 등급으로 자기 평소 성적을 말하는 것은 재수 준비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평소 성적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더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고 3 때 보는 모의고사는 시기에 따라 시험 범위가 다르다. 이과 수학의 경우 출제 범위에 따라 성적 등락 폭이 클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자신의 '진짜 실력'을 우선 확인해야 한다. 등급은 같이 시험 본 사람들에 따라서도 상대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등급보다는 절대 성적, 혹은 맞히고 틀린 문제의 유형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제대로 분석하지 않으면 자기 진짜 실력을 알기 어렵다. 자기 실력을 모른 채 시작한 재수는 위험하다. 열심히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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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자료사진

자신의 진짜 실력을 아는 것, 혹은 이를 인정하는 것은 예상 외로 어렵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평가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보통 학생들은 '문제를 맞혔으면 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를 맞혔다고 해서 이를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시험에서는 다른 선지들이 한눈에 봐도 오답이어서 나머지 하나를 골라 맞히기도 하고, 그냥 특정 선지가 정답처럼 보여서 맞히기도 한다. 자신이 맞힌 이유를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이런 경우에는 진짜 자기 실력으로 맞힌 게 아니다. 대부분 학생이 이를 인지하고,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자기가 어느 부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성적만 어느 정도 나오면 더는 깊이 파고들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상태로는 공부를 열심히 해도 예전과 같은 결과, 혹은 그보다 못한 결과를 얻기 십상이다. 조금이라도 미심쩍은 부분은 무조건 고치고 지나가야 한다.

가끔 드라마처럼 눈에 띄게 성적을 올린 재수생들의 사례를 볼 것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자기 분석을 냉정하고, 치밀하게 했다는 점이다. 시작점이 정확하지 않으면 실력에 구멍이 생긴다. 재수를 결심했다면 자기 실력을 바닥까지 정확히 짚어보길 바란다. 아주 기본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더라도 무조건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초조한 마음에 기출문제집이나 EBS 교재를 본다고 해서 실력이 변하지 않는다.

지금부터 재수를 시작하려는 학생들에게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다. 당장 해야 할 일은 그동안 좋은 점수를 받은 영역에서도 자기 실력에 미심쩍은 부분이 없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1~2월에는 자기 분석에 집중하고, 진짜 수능 레이스는 3월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다. 지금은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보고, 빈 개념 메우기에 충실해야 할 때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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