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9일 토요일

두근두근 새학기 시작! 그리운 옛 친구, 반가운 새 친구

새학기 첫날, 여러분은 교실 앞 문 앞에 서 있어. 긴장을 풀어 주려고 심호흡을 한 번 한 뒤 교실 문을 열어 보자.
“후웁~!”
 드르륵~.

단짝 친구와 같은 반이 될 확률은 얼마일까?

문이 열리자 교실 안에 있던 친구들이 일제히 시선을 돌려 여러분을 바라봐. 앞으로 일 년 동안 함께 생활할 친구들이 궁금해서 너나 할 것 없이 호기심이 가득한 눈을 하고 있어. 여러분 역시 어떤 친구들이 있나 궁금해서 교실 안을 둘러보겠지.

먼저 아는 친구가 몇 명이나 같은 반이 됐는지 알고 싶을거야. 새로 같은 반이 된 아이들중에 친한 친구가 많다면 아무래도 마음이 편안하지 않겠어? 익숙한 얼굴이 많이 보이기를 기대하면서 교실 안에 있는 얼굴을 하나하나 훑어보기 시작해. 가슴은 두근거리고 머릿속에서는 재빨리 계산이 이뤄질거야.

친한 친구와 같은 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어.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뜻대로 되지는 않는 법. 특히나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많을수록 모두 같은 반이 되기란 점점 어려워져. 친한 친구들이 새학기에도 같은 반에 모일 확률은 얼마나 될까? 언제나 철석같이 붙어 다니던 5명의 친구들이 모두 같은 반이 될 확률을 계산해 보자.

확률은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와 특정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이용해 나타내. 한 학년에 10개의 반이 있을 경우 1명이 어느 반에 들어가는 경우의 수는 10이고 어떤 특정한 반에 들어갈 확률은 1 10    이지.

그런데 2명이 10개의 반에 각각 들어가는 경우의 수는 100이야. 3명이라면 1000, 5명이라면 무려 10만이나 돼. 따라서 5명이 모두 한 반이 될 확률은 10만분의 1이 되는거야.


한 다리 건너면 모두가 내 친구

그런데 이럴 수가! 교실을 아무리 둘러봐도 작년에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의 얼굴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 모두 다른 반이 된 모양이야. 이런 경우가 되지 말란 법도 없지. 아쉽지만 여기서 새로운 친구를 많이 사귀어야겠다고 생각하자고. 일단 자리에 앉아 옆자리에 앉은 친구에게 인사하자.

“안녕~.”
“으…, 응. 안녕~.”

으~, 이 어색한 분위기! 성격이 아주 활발한 사람이 아니라면 처음 보는 친구와 나란히 앉아 있는 게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할거야. 그래도 친하게 지내야 하니까 억지로라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내 보게 돼.

그런데 이런 일도 있지 않니? 대화를 하던 중에 뜻밖의 사실이 밝혀지는 거야. 나와 친한 친구가 한 명 있는데, 알고 보니 옆자리 아이도 그 친구와 친했던 거지. 그러면 갑자기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지면서 말문이 트이기 시작하고, 금세 그 아이와도 친구가 되지.

이렇게 우연히 옆자리에 앉은 아이가 한 다리 건너의 친구일 확률은 얼마나 될까? 나와 친한 친구가 5명 있다고 하자. 그리고 그 각각의 친구들이 나를 빼고 5명의 서로 다른 친구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러면 그림에서 보듯이 내가 한 다리 건너서 알 수 있는 친구의 수는 5×5이므로 25명이야. 전교에서 25명이라면 그다지 낮은 확률이 아니지. 그렇다면 두 다리 건너서 알 수 있는 친구의 수는 몇 명이나 될까?

5×5×5=125, 즉 두 다리를 건너면 무려 `125명을 알 수 있어. 중간에 세 명만 거치면 전교생 모두를 알 수 있다는 소리지. 알고 보면 우리는 모두 친구인 셈~!


막간을 이용해 즐기는 게임

서로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 사람도 몇 단계를 거치면 아는 사이가 될 수 있다. 한 사람이 아는 사람이 40명이라고 가정하면 5단계만 거쳐도 40×40×40×40×40×40=4,096,000,000으로 40억 명이 넘는 사람과 연결될 수 있다. 사실상 세계의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뜻이다. 1990년대 미국에서는 이런 원리를 이용한 ‘케빈 베이컨 게임’이 유행했다. 어떤 영화배우가 있을 때 그 배우와 함께 영화에 출연한 배우를 단계별로 연결해 케빈 베이컨과 연결하는 게임이다. 영화나 드라마에 관심이 많다면 우리나라 배우로 이런 게임을 해 보면 어떨까?

본격! 새 친구 사귀기
옆자리에 앉은 친구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정도가 됐다면 이제 좀 편안해졌겠지?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앞으로 반 친구들 모두와 인사를 하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야 하거든.

취향이 맞는 친구들끼리 집합~!

30명이나 되는 반 친구들이 서로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바로 자기소개지. 아마 자기소개를 어색해하는 친구들도 많을거야. 여러 사람 앞에 나가 말을 하려니 부끄럽기도 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되기도 하고 말이야. 그래도 함께 생활할 친구들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니 귀를 기울여 들어보자.

음~, 저 아이는 축구를 좋아하고, 저 아이는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고, 또 다른 아이는 피아노를 칠 줄 안대. 이런 식으로 조금이라도 반 친구들에 대해 알고 나니 좀 더 친근한 느낌이 들지 않니?

앗, 그런데 정신없이 듣기만 하다 보니 어느 새 여러분의 차례가 돌아왔어. 준비를 제대로 못 했어도 괜찮아. 자기소개란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면 되는 거니까. 얼른 일어나서 친구들에게 여러분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 주도록 해. 어디 살고, 취미는 무엇이며, 좋아하는 음식은 뭔지….
소개를 마치고 자리에 돌아오니 몇몇 친구들이 여러분을 관심있게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지지 않니? 아마도 여러분이 말한 내용 중에 관심을 끌 만한 게 있었나 봐. 취미가 비슷하거나 한 동네 사는 친구일 수도 있겠지.

그러면 여러분도 자연스럽게 궁금해지겠지? 과연 나와 취미나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가 몇 명이나 있을지 말이야.

수학에서 집합은 여러 대상이 모여 있는 것을 말해. 이 집합을 이용하면 반 친구들을 취향이나 관심사에 따라 나눌 수 있어. 예를 들어,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들의 집합을 A라고 하면 A={승호, 인성, 지섭, 동원}또는 A={x|x=축구를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는 거야. 기준에 따라 이런 집합을 여러 개 만들어 나타낼 수 있지. 이렇게 만든 집합의 관계를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그런 그림을 ‘벤다이어그램’이라고 해.

취향이나 관심사에 따라 나눈 벤다이어그램취향이나 관심사에 따라 나눈 벤다이어그램

이 때 누군가는 두 가지 이상을 동시에 좋아할 수도 있어. 그럴 경우에는 벤다이어그램을 겹쳐 그린 뒤에 겹치는 부분에 양쪽 집합에 동시에 들어가는 사람을 넣으면 돼.

두가지 이상을 좋아하는 경우의 벤다이어그램두가지 이상을 좋아하는 경우의 벤다이어그램

이 때 겹치는 부분의 집합을 ‘교집합’이라고 해.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의 집합과 춤을 좋아하는 사람의 집합의 교집합에는 춤과 축구를 둘 다
좋아하는 사람이 들어 있는 거야. 교집합을 기호로 나타낼 때는 ∩를 써서 A∩B와 같이 나타내.
두 집합을 합쳐 놓은 부분의 집합은 ‘합집합’이라고 해. 합집합에는 두 집합에 들어있는 사람이 모두 들어 있고, 기호로 A∪B로 나타내지.

두 집합을 합쳐 놓은 합집합두 집합을 합쳐 놓은 합집합

각자 소개한 내용을 바탕으로 반 친구들을 여러 집합으로 나눠 보자. 나와 같은 집합에 속한 친구들은 관심사가 똑같으니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거야. 다른 집합과 교집합에 속한 친구와 사귄다면 같은 취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그 친구의 다른 취미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으니 금상첨화!

이렇게 친구들을 특성에 맞게 여러 집합으로 구분해 놓으니까 어떠니? 친구들의 취미나 성격이 한눈에 들어오지? 누가 나와 잘 지낼 수 있을지도 감이 오고 말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입맛에 딱 맞는 친구하고만 놀 생각을 하면 안 돼. 자기랑 다른 면이 있더라도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야 여러 가지를 배울 수도 있고 생활에도 도움이 되는 거야.


벤다이어그램의 창시자, 존 벤

영국의 수학자 존 벤은 1834년 태어났다.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논리학과 확률을 연구해 통계이론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존 벤의 가장 유명한 업적은 바로 집합에서 쓰이는 벤다이어그램이다. 벤다이어그램은 서로 다른 집합 사이의 관계를 보여 주는 그림으로, 관계가 한눈에 쏙 들어온다는 장점이 있어 논리학의 발전에도 큰 공헌을 했다.
수학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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