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비리그 그리고 ‘옥스브릿지’와 같은 유명 외국 대학들로 유학 보내는 ‘유학붐’이 일렀던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에 맞춰서 사교육 시장에서는 ‘영어 조기 교육’의 타이틀로 많은 학원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러한 학원들은 오늘날 다양한 형태로 이어져 이제 조기 교육은 모든 학부모들이 당연히 시키는 필수 과정인 것 마냥 자리매김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열풍이 영어를 넘어 수학과 국어와 같은 주요과목으로 번져 과학고와 같은 특목고 준비용 과정으로 변질되어 학부모와 학생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었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학생들은 조기 교육을 통해서 학교에서 특출한 학업 성취를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시중에 존재하는 많은 사설 기관들은 왜곡된 조기 교육이 큰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도의적으로 숨기고 무리한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형태의 교육이건 중요한 기준은 가르침을 받는 학생입니다. 교육을 받을 학생의 학습적 역량, 배경, 환경, 흥미, 그리고 시기를 총체적으로 고려하여 알맞은 교육을 전달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입니다. 무엇보다 신체와 정신이 성장 중인 어린이들에게 교육을 하는 경우 학습을 하는 특정 과목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대치동이나 전국에 있는 많은 사설 기관들이 실적 향상을 위해 학생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교육과정을 학부모들의 불안 심리를 이용하여 강제적인 형태로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명 A 학원의 경우 영재교육원과 과학고 진학 전문 학원으로 다수의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수상자들을 배출해내고 있습니다. 이 학원의 경우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반을 편성하고 수업을 진행시키지만 우선 대부분의 수강생들은 초등학생 혹은 중학생들입니다. 그런데 이 어린 학생들이 수1, 수2, 미적분1, 그리고 기백과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을 방학 기간 동안에 2번 선행하는 과정을 다닙니다. 올림피아드를 준비하는 경우 정수론, 대수론, 그리고 함수론과 같은 고등 교육 과정을 당연한 과정인 것 마냥 학습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대부분의 많은 학원들이 지식 전달 중심의 조기 교육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식 중심의 조기 교육이 교육학적인 시각에서 큰 효과가 없다는 것이 대부분의 입장입니다. 더 나아가, 이렇게 진행된 교육이 오히려 학생들에게 학습적 부담으로 작용하여 특정 과목에 대한 거부감과 잘못된 편견을 심어주는 부작용을 초래합니다. 또한 조기 교육을 진행하는 학원들이 커리큘럼을 구성할 때, 굳이 학습하지 않아도 될 내용들을 길게 늘려 수강료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합니다. 그 결과, 이러한 부담감은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에게도 현실적 부담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성공적인 조기 교육을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지식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교육 과정을 지양하고 학생들의 흥미를 충분히 자극하고 복 돋아 줄 수 있는 교육을 지향해야 합니다. 또한, 학부모들이 사교육 시장에서 조장하는 ‘불안 마케팅’에 현혹되어 학원에게 수동적으로 선택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학부모들이 충분히 능동적으로 자녀의 올바른 미래를 위해서 합리적인 기준으로 수강할 과정을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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