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7일 화요일

얼음이 녹아 물로 바뀌는 것 간단해보이니?

사이언스, 도시 진화과정 수학적으로 예측 가능하다

‘네이처’는 얼음이 녹는 과정을 표현한 그림을 표지로 선정했다. 흔히 얼음이 녹는다고 하면 얼음 표면부터 물로 바뀌어 녹아내리는 과정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이 그림은 표면이 아닌 안쪽부터 녹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총합연구대학원대학(SOKENDAI) 켄지 모치즈키 연구원이 이끈 연구진은 얼음이 안쪽부터 녹을 때 일어나는 분자적 메커니즘을 컴퓨터 가상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밝혀냈다.

  얼음 상태의 물 분자는 수소결합 4개와 이웃하는 물 분자 4개가 순서대로 연결돼 육각형의 벌집 모양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액체 상태가 되면 수소결합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물 분자의 정렬 구조는 완전히 사라지고 만다.

  연구팀은 ‘분자 동역학’이라는 컴퓨터 기법을 이용해서 처음 무질서가 발생해 녹은 물방울이 차츰 영향을 줘 얼음 전체가 완전히 녹기까지 전 과정을 관측했다.

  안정한 얼음 결정 구조에 열이 가해짐으로써 구조가 흔들리면 수소결합의 쌍이 부족해지면서 얽히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손상이 한번 일어나면 원래 구조로 회복되지 못하고 결정 구조가 깨지면서 얼음이 녹게 된다는 것이다.

   모치즈키 연구원은 “얼음이 녹는 현상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며 “이번 연구는 생체분자와 같은 물질들의 구조 변화에 대한 통찰을 제공해 생명의 신비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 ‘사이언스’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바라본 중국 상하이와 톈진의 모습을 표지에 실었다. 두 도시의 규모가 워낙 크고 전력 공급이 잘 이뤄지다보니 우주에서 관측해도 거미줄처럼 얽힌 도로망이나 중심가의 위치가 파악될 정도다.

  이와 함께 도시 외곽에는 이제 막 형성된 듯한 소도시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이 소도시들은 서로 합쳐져 독립적인 대도시로 성장할 수도 있고, 상하이나 톈진에 흡수될 수도 있다.

  이처럼 전세계 도시들은 고유의 환경과 인구 속성에 따라 발전의 속도나 양상도 제각기 다르다.

  그렇다면 도시의 진화과정을 수학적으로 공식화하고 예측하는 건 불가능한 일인 걸까?

   미국 산타페 연구소의 루이스 베텐코트 박사팀은 세계 각국의 도시들이 현재 서로 다른 규모와 속성을 갖고 있지만, 몇 가지 규칙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고, 이 규칙들을 수학적으로 공식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구팀은 10년 이상 수천개에 이르는 도시들로부터 교통, 도로, 범죄, 인구 등의 통계정보를 수집해 도시를 이루는 요소들 간 상호작용을 수학적으로 공식화하는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연구팀은 도시 규모가 2배 성장할 때 총 도로면적이나 주유소 등은 현재의 85%만 더 증가하면 충분하다는 것과 도시 규모가 2배 성장할 때 교통사고나 질병 등 부정적인 요소의 발생율은 15% 증가한다는 사실 등을 알아내고 이를 수학적으로 모델링했다.

  베텐코트 박사는 “도시의 진화과정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들을 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마련한다면 도시 기획자들도 도시 설계를 할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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