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7일 화요일

상대성이론 vs 양자역학

INTRO. 상대성이론 vs 양자역학

빅2의 치열한 1위 싸움

투표 초반부터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의 치열한 1위 다툼이 시작됐다. 20세기 과학사를 뒤흔든 ‘빅 2’다웠다. 두 이론이 탄생하기 전까지 200년 넘게 세상을 지배했던 뉴턴역학이 그 뒤를 바짝 쫓았다. 일반인과 물리학자 집단에서 투표결과가 엇갈렸다. 일반인에서는 상대성이론이 압도적인 표(82%)를 얻은 반면, 물리학자에서는 양자역학이 가장 많은 표(83%)를 받았다. 결과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아인슈타인의 대중성 vs 양자역학의 영향력’이다. 김상욱 부산대 물리교육과 교수는 “시공간의 근본을 뒤흔든 상대론도 중요하지만, 20세기 전 학문분야에 실질적인 영향을 준것은 양자역학”이라고 해석했다.

1위는 달랐지만, 일반인과 물리학자 집단의 전체 투표결과는 비슷했다. 국형태 가천대 나노물리학과 교수는 “현대과학의 성과가 사회전반에 상당히 잘 알려진 것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몇 가지 눈에 띄는 차이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빅뱅과 현대우주론’이 일반인에서는 4위(37%)를 한 반면 물리학자에서는 9위(18%)를 한 것이다. 국형태 교수는 “최근 교양전문도서, SF, 영화 등을 통해 특히 우주론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과 이해가 보편화됐다”고 해석했다. 영화 ‘인터스텔라’ 열풍이 한참일 때 설문조사가 진행됐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김교수는 물리학자 집단에서 우주론 분야가 저조한 성적을 보인 이유를 “과학자들은 좀더 현실적인 영향력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후보에 ‘초끈이론’이나 ‘평행우주’를 넣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김 교수는 “일반인들에게 엄청 높은 순위를 받았겠지만 과학자들에게는 거의 꼴찌를 받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국 교수는 설문조사에서 한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짚어냈다. 과학자 집단의 노력에 따라 과학적 성과의 중요성에 대한 우선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과학자는 흔히 뛰어난 연구결과를 성취하는 것만을 목표로 합니다. 하지만 과학은 궁극적으로 과학자의 전유물이 될 수 없으며, 사회의 공감 없이 나 홀로 발전하는 과학은 현실과 엇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과학자는 일반인과 소통하는 노력을 간과해서는 안 되며, 과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과학자 스스로가 깊은 성찰을 거듭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학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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