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움직이지 않는 별이 있다네,
결코 속이지 않는 항해술이 있다네,
그것은 갈색 돌로 된 자석(magnet)을 이용하는 것이지,
…
어둠이 내려 별과 달도 없을 때
불빛으로 이 나침을 비추어 보면
나침이 그 별을 가리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걸 확신할 수 있지 않을까?
항해자들은 이 나침에 기대어
가야할 바른 항로를 찾아내지.
나침항법은 결코 속이지 않는다네. |
12세기 말 프랑스의 시〈La Bible de Guynet de Provins〉에 언급된 나침반. 나침반은 남북을 가리키는 자석의 성질을 이용해 동서남북의 방향을 알려주는 장비예요. 나침반은 배가 가야 하는 방향을 알려주는 가장 중요한 물품이었죠. 해나 별자리를 보고 방향을 알 수 있었지만, 전문지식과 오랜 시간이 필요했어요. 정확하기도 어려웠고요. 나침반을 누가 언제 발명했는지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어요. 다만 중국의 3대 발명품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답니다.
점을 치던 나침반
중국에서 최초로 나침반을 사용한 시기는 기원전 4세기라고 추측해요. 그 당시 쓴 <귀곡자>에 ‘사남’을 사용했다는 기록 때문이죠. 학자들은 이 사남을 나침반이라고 보고 있어요. 사남은 쟁반 같은 ‘반’과 자석으로 된 국자 모양의 ‘지남기’로 이루어져 있죠. 반 위에 지남기를 올려놓고 돌리면 손잡이 부분이 남쪽을 가리켜요. 하지만 ‘사남’은 방향을 찾기보다 술사들이 풍수나 점을 치기 위해 사용했다고 해요.
방향 찾는 나침반
방향을 찾기 위해 나침반을 사용한 시기는 11세기 초라고 추측해요. 마찬가지로 그 당시 쓴 <무경총요>에서 그 기록을 확인할 수 있어요. 나침반을 만드는 방법이 나와 있거든요. 심괄의 <몽계필담>에는 나침반이 가리키는 남쪽이 실제 남쪽과 차이가 있다는 내용이 실려 있고요. 물고기 모양의 지남어, 수레 모양의 지남거, 거북이 모양의 지남구, 바늘 형태의 지남침 등 여러 형태의 나침반이 사용됐다는 기록도 있어요. 본격적으로 먼 바다를 항해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24방위가 표시된 나침반은 12세기 초에 사용했다고 하죠.
서양으로 전파된 나침반
13세기경 지남어 형태의 나침반이 중국에서 아랍으로, 아랍에서 다시 유럽으로 전파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요.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12세기 말에 쓴 프랑스 시에서 알 수 있듯 나침반이 조금 더 일찍 전해졌다고도 해요. 오늘날과 유사한 형태의 나침반은 14세기 유럽에서 등장했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32방위의 나침반은 16세기에 사용됐어요. 17세기에는 나침반이 달린 소형 해시계가 발명됐고요. 일종의 휴대용 시계로 사용했다는 기록도 있다고 해요.
나침반을 움직이는 이유
나침반이 지구의 남북을 가리키는 이유를 처음 설명한 사람은 16세기 영국의 물리학자 윌리엄 길버트. 자석의 성질을 갖는 나침반 바늘은 N극과 S극으로 나눠져요. 일반적으로 빨간색인 N극이 가리키는 방향이 북쪽, 파란색인 S극이 가리키는 방향이 남쪽이죠. 나침반이 항상 남북을 가리키는 이유는 지구가 북극이 S극, 남극이 N극인 하나의 큰 자석과도 같기 때문이에요. 지구 자기장 때문이죠. 따라서 나침반의 N극은 항상 지구의 S극인 북쪽을 가리켜요.
오차를 해결한 전륜 나침반
지구 자기장에 따라 바늘의 방향이 바뀌는 나침반을 자기 나침반이라고 해요. 사실 지구 자기장의 축이 지구 자전축에서 조금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나침반이 가리키는 북쪽이 진짜 북쪽과 차이가 있어요. 나침반을 사용하더라도 그 차이를 보정해줘야 정확한 북쪽을 알 수 있죠. 지구 자기장이 시간에 따라 계속 변하기 때문이기도 해요. 이런 문제를 해결한 과학자가 헤르만 안쉬츠. 바로 전륜 나침반을 만들었죠. 자이로스코프 축에 추를 달면 회전축이 항상 지리상의 진짜 북쪽을 가리켜요. 자이로스코프가 지구 자전에 영향을 받는 원리 때문이죠. www.econo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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