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7일 화요일

보어의 기발한 시험답안


인터넷 동아사이언스는 우리나라 과학교육이 나아갈 길에 대해 포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창의성을 키워주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과학에서 창의성이란 무엇일까요? 다음 이야기를 살펴봅시다.

덴마크의 한 대학에서 물리학 시험 답안을 두고 교수와 학생간에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기압계로 고층 건물의 높이를 재는 방법을 묻는 문제에 학생이 “건물 옥상에 올라가서 기압계에 줄을 매달아 아래로 늘어뜨린 뒤 그 길이를 재면 된다”고 답을 한 것이죠.

중재를 맡은 다른 교수는 그 학생에게 “6분을 줄 테니 물리학 지식을 이용한 답을 써내라”고 했습니다. 학생이 써낸 답은 기압계를 가지고 옥상에 올라가 아래로 떨어뜨린 후 낙하시간을 재 ‘낙하거리〓1/2(중력가속도×낙하시간의 제곱)’ 공식에 따라 높이를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 0점을 주장한 교수는 이 답에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중재역 교수는 또 다른 답을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학생은 “옥상에서 바닥에 닿도록 긴 줄에 기압계를 추처럼 매달아 흔들어 그 진동주기를 통해 건물 높이를 알 수 있다”는 등 대 여섯가지 답을 제시해 교수를 놀라게 했습니다.

원래 문제의 출제의도는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압이 낮아지는 원리를 이용, 기압계로 지면과 건물 옥상의 기압차를 측정해 건물의 높이를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학생은 고등학교나 대학에서 늘 같은 답만을 가르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학생이 바로 닐스 보어(1885―1962)입니다. 그는 새로운 원자모델을 만들어 양자역학의 성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공로로 1922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동아사이언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