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성장하면서 부모와의 갈등으로 인해 대화가 단절되거나, 나아가 자칫 잘못된 길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사춘기 탓만 하며 방관하는 부모들이 대다수이다.
하지만 아이가 한 살 두 살 성장할수록 부모의 양육 태도도 변화와 성장이 필요하다. 아이는 신체, 정서, 사회성 등 전 영역에 걸쳐 엄청난 발달을 이루고 있는데, 아이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와 자세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자녀와의 관계에 갈등과 마찰이 생기기 마련이다. 아이의 성장을 돕고 보호의 울타리를 만들어줄 방법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때다.
아이가 성장할수록 부모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비밀이 많아졌다거나, 부모 말에 토를 달거나 반항해서 고민하는 부모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럴 경우 부모는 지시하고 명령하고 확인하며 감시하기 바쁘고, 아이들은 부모의 잔소리와 통제로부터 도망가기 바쁘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들 접하게 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때로 부모는 자신의 아이를 사랑하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으로 기꺼이 '방해자'라는 악역을 도맡는다. 그러나 이것은 부모의 욕구이자 욕심이다.
아이가 성장할수록 부모는 인내심을 길러야 한다. 이제 아이들은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아서 선택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배워야 할 만큼 신체적으로 성장했고, 사회, 정서적으로 성숙했다. 또한, 아이들은 직접 부딪히며 시행착오를 겪은 경험을 통해서만 내재적인 학습을 이룰 수 있다. 아이가 발달하기에 충분히 준비됐는데도 불구하고 주도성과 자율성을 넘겨주지 않으면, 아동의 발달에 브레이크가 걸린다.
"지시적이고 통제적인 부모 아래에서는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아이가 자라나고, 자율적이고 수용적인 부모에게선 적극적이고 독립적인 아이가 자라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아이를 위한 울타리를 더 크고 넓게 재정비하라
아이는 초등학생이 됨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동안은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주로 영향을 받았다면, 이제는 또래 친구들과 낯선 사람들 그리고 지역사회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자란다. 그런 만큼 부모는 아이에게 허락했던 울타리를 더 넓고 크게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부모와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없애버리라는 것이 아니라, 아동의 나이와 정서에 비례해 적절한 양육 환경을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건강과 안전, 가치와 예의를 제외한 부분에 대해서는 자기만의 영역을 갖도록 허락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와 동시에 그동안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감시자와 지시자의 역할을 줄이고, 아이들의 말과 행동을 반영해주는 상대자이자 협력자가 되야한다.
아동발달에서는 부모가 수행하는 역할을 설명할 때 비계(Scaffolding)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비계(Scaffolding)란 아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어른이 아이가 그 과제를 다룰 수 있도록 점차 도와주고 어느 순간 뒤로 물러나 아이가 스스로 과제를 수행하고 그에 대한 책임도 질 수 있도록 맡기는 것을 말한다. 즉, 아동 스스로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도록 지지하고 안내하는 역할을 강조한 개념이다.
"부모가 아이의 상대자로서 행동하고 아이의 노력을 격려할 때, 아이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주도하는 능력을 발달시킨다"며, "지나친 지시와 간섭은 부모에게 뜻대로 됐다는 만족감을 줄지 모르지만, 지속해서 반복되다 보면 아이에게 의존하고 쉽게 포기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과 다름없다"고 충고한다.
이제 부모의 마음이 곧 아이의 마음일 거라는 생각은 버리고, 아이를 하나의 독립된 개체로 인정해주자. 부모가 아이의 욕구를 존중하고 지지하는 태도는 부모와 아이의 관계 재형성을 도와줄 것이고, 새로운 발달 단계로의 전진을 촉진할 것이다. 이제 부모가 변화해야 할 때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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