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적 사고력이란 주어진 문제를 체계적·분석적으로 이해해 문제해결에 필요한 새로운 관계를 찾아내거나 일반화하는 논리적 사고력이다. 이때, 매 단계마다 ‘추론’이 활용된다. ‘추론’은 지식을 연결하고 재구성해 논리적으로 타당한 결론을 이끌어 내는 과정을 말한다. 다리가 없는 시내에 돌을 하나하나 놓아가며 징검다리를 만드는 것처럼, 추론을 통해 하나의 사실을 확인하고, 또 그다음 추가되는 사실을 덧붙여가며 최종적인 결론에 이르는 것이다. 추론이 없이는 수학적 사고 과정을 논할 수 없다. 추론 능력은 수학에 의미를 주고 수학적 힘의 바탕이 된다.
추론 능력은 일상생활이나 경제문제, 자연과학의 분야 등 수학의 영역 밖에서도 큰 힘을 발휘한다. 수많은 정보 가운데 필요한 것을 선별해 분석·종합하고 비판적으로 수용해 이를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합리적인 예측과 판단을 내놓으려면 추론 과정을 거치게 되기 때문이다. 수학에서의 추론 능력의 배양은 수학 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한 좁은 목적을 벗어나, 더욱 합리적이며 창조적인 지식의 생산자가 되기 위한 중요 요소가 된다.
추론은 ‘귀납적 추론’, ‘유추적 추론’, ‘연역적 추론’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 중 귀납적 추론이란 개별적이거나 부분적인 사실로부터 일반적이거나 전체적인 결론을 이끌어내는 방법으로 추론하는 것이다. 지식을 습득할 때, <어린 왕자>에 나오는 보아뱀처럼 큰 덩어리를 한꺼번에 꿀꺽! 삼키고 힘겨워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기 쉽고, 구체적인 사실로부터 야금야금 지식에 접근해 전체로 확장해 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귀납적 추론은 자료를 모아, 규칙을 확인하고, 일반화하는 세 단계로 일어난다. 예시를 통해 이 과정을 살펴보자.
문제. 1부터 n까지의 모든 홀수의 합을 구해보자. (단, n은 홀수)
첫째, 자료 수집 단계다.
여기서는 적절하고 정확한 자료를 충분히 모아 의미 있는 관찰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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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3=4, 1+3+5 =9, 1+3+5+7=16, …
이것은 다시 자연수의 제곱으로 표현됨을 알 수 있다.
1=1² , 1+3=2² , 1+3+5=3² , 1+3+5+7=4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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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의도적으로 자료를 모으거나 배열해 볼 수도 있다. 1, 3, 5, 7일 때, 합의 값을 아래 그림과 같이 일정한 패턴을 이루는 도형이 되도록 모아보면 정사각형의 넓이로부터 필요한 사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둘째, 규칙을 발견하는 단계다.
자료들을 다양한 측면에서 비교·대조·분류해 보고 일반적이고 정확한 규칙을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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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² 은 홀수 1개의 합, 2² 은 홀수 두개의 합, 3 ² 은 홀수 3개의 합, 4² 은 홀수 4개의 합과 같다. 따라서, ‘1부터 n까지의 홀수의 합은 1부터 n까지 나타나는 홀수의 개수의 제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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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는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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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은 1과 1의 평균, 2는 1과 3의 평균, 3은 1과 5의 평균, 4는 1과 7의 평균, …이라는 것으로부터 ‘1부터 n까지의 홀수의 합은 나열된 홀수의 처음과 마지막 값의 평균을 제곱한 값’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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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일반화의 단계다.
수학적 기호나 문자, 수식 등을 사용해 발견한 규칙을 일반화한다. 중간 추론 과정이 맞았다면 일반화된 결론은 표현의 차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같아야 할 것이다. 앞에서 n까지의 홀수 개수의 제곱으로 찾는 방법을 보면, n까지의 홀수의 개수는 n+1의 절반이므로
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또 1과 n의 평균인
의 제곱이라는 규칙에 의해서도 같은 결과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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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5+…+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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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납적 추론은 ‘이미 완성돼 있는 수학’을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게 아니라, ‘발생되고 있는’ 수학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체험하게 한다. 따라서 더욱 흥미롭게 문제에 다가가게 되며, 문제해결 이후에 맛보는 성취도도 크다. 그러나 학생이 규칙을 발견하는 단계에서 실수를 하거나 쉽게 발견하지 못하면 학생보다 오히려 지도하는 사람이 조바심을 내는 경우가 있다. 이때에는 방법을 직접 알려주는 것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학생이 사고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물어야 한다.
처음에는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어려운 일일 수 있지만 수학적 이해의 폭이 점점 넓어진다면 다양한 규칙을 더욱 빨리 찾아낼 수 있다. 교사나 학부모는 학생이 하나의 개념을 배웠으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끄집어내어 써보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검토해 보도록 격려하는 게 중요하다. 학생이 문제해결에 필요한 규칙을 발견하는 순간의 성취감을 느끼고 나면, 교사가 풀이과정을 알려주려 해도 ‘잠깐만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지니게 된다. 성취감과 자신감을 통한 이런 태도 변화가 곧 수학 하는 즐거움이며, 깨달음이다.
■ 생각해보자
다음을 귀납적 추론 방법으로 접근하고 일반화해 보자.
아래 그림은 어떤 법칙을 사용해 수를 삼각형 모양으로 나열한 것이다. 이것을 파스칼의 삼각형이라고 하는데,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파스칼의 이름을 딴 것이다. 어떤 법칙을 사용해 수를 나열한 것인지 찾고 물음에 답해보자.
(1) 주어진 그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성질을 일반적인 식으로 표현해 보자.
(2) 또다른 규칙을 가능한 한 많이 찾아보자.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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