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포기한 사람이라는 뜻의 ‘수포자’에 대한 이야기는 10여 년 전부터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수학’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고, 여러 분야에서 꼭 필요한 학문이라는 걸 알지만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 수학이 즐겁다! 미국은 매년 4월이 ‘수학의 달’
지난 4월 22일, 미국 워싱턴 DC에서는 수학 축제인 ‘2017 National Math Festival’이 열렸습니다. 미국 수학연구소,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국립수학박물관이 주최하고 미국수학회(AMS)와 미항공우주국(NASA), 조지워싱턴대 등 25개 기관이 협력해서 연 축제입니다. 이 수학 축제에서는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수학을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 활동과 전시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수학 체험 행사나 수학 문화 축제가 열려, ‘수학 축제’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이미지가 있을 겁니다. 아마 우리나라 수학 축제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행사 규모일 겁니다. 이 수학 축제는 26개의 다양한 크기의 공간에서 다양한 주제의 이벤트가 매 시간마다 바뀌어가며 열리거든요. 축제에 참여하는 누구나 이벤트에 참여하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르고 푹 빠져들거라 확신합니다.
수학 축제에 모인 사람들 - National Math Festival 홈페이지 제공
● 즐겁게 축제를 즐기다 보니, 자연스레 수학 원리 깨달아
축제 현장에서 만날 수 있었던 다양한 체험 장소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멈춘 곳은 수학 게임을 해 보는 ‘우블랙(Oobleck, 일종의 액체괴물과 비슷한 물질) 올림픽’과 ‘원더-풀 매스(Wonder-ful Math)’ 코너였습니다.
우블렉 올림픽은 몸보다 큰 비눗방울 만들기, 액체괴물 통과하기, 연기대포쏘기와 같은 여러 가지 장애물을 2~3명이 한 팀이 돼 빠른 시간 내에 통과하는 게임입니다.
우블렉 올림픽에서 ‘연기대포 쏘기’ 활동 장면. - National Math Festival 홈페이지 제공
원더-풀 매스는 가장 큰 방에서 진행됐는데, 여기서는 수학을 주제로 한 마술, 퍼즐, 게임을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도쿠, 펜토미노, 체스와 같은 간단한 보드게임은 물론 3차원 기하학 형태 만들기, 프리즘으로 빛의 진행 경로 관찰하기, 주사위로 배우는 확률 이론과 같은 세부 코너가 마련돼 있었습니다.
한편, 행사장 한 켠에는 매 시간 도슨트가 준비된 미술관도 있었습니다. 특히 이 미술관에서는 수학과 예술이 만나 만든 작품이 전시돼 있어, 기하학, 프랙탈 이론, 반복적인 패턴을 지닌 작품, 다양한 모양의 3차원 구조물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수학을 통해 보는 미래
이번 수학 축제에서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수학 체험뿐만 아니라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기도 했습니다. 미국 여성수리과학회는 ‘인생게임(Game of Life)’이라는 이름으로 아주 단순한 형태의 수학 구조물이 스스로 복제하며 단 4가지 간단한 자연법칙만 이용해 매우 복잡한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소개하며, 어떻게 간단한 물리법칙만으로 온 우주와 복잡한 생명체가 만들어졌는지를 상상해보고 생각해 보라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과학채널인 NOVA와 NASA 역시, 우리를 둘러싼 자연 환경을 수학 모델로 풀어 설명하고 미래의 지구 환경을 예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직접 입력하는 값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하는 미래 지구의 모습을 보면서 수학으로 어떻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지, 또 지구를 위해, 환경을 위해 개개인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해야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원더-풀 매스에서 스토쿠 게임 중인 아들(왼쪽)과 NASA의 다이나믹 플래닛 전시 관람(오른쪽) - 신지은 제공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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