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에서 자연계 만점자가 고려대 의대 수시에 떨어지면서 현행 수능체제에선 수능 만점자가 꼭 1등이 아니라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탐구영역 선택과목의 난이도에 따른 점수 차이 등이 요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진학사에 따르면 현 수능 체제에서는 수능
만점을 받은 학생이 1등은 아닌 기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A학생이 이번 수능에서 국어A, 수학B, 영어B, 물리I,
생명과학II에서 한 문제도 틀리지 않고 원점수 만점을 받았다고 가정하자. 이 학생은 국어, 수학, 영어에서 표준점수 최고점(국어A 132점,
수학B 138점, 영어B 136점)을 받았지만 탐구영역까지 따져보면 모든 학생들 중 가장 높은 표준점수를 받았다고 할 수는
없다.
이는 과학탐구에서 어떤 영역을 응시했느냐에 따라 학생이 받을 수 있는 최고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자연계는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각 I, Ⅱ 총8개 과목에서 최대 2과목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번 수능에서 만점을 받은 자연계 학생의 경우 물리I과
생명과학Ⅱ를 응시했다. 물리I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69점, 생명과학II는 최고점이 67점이다. 화학I의 최고점은 71점, 생명과학I 71점,
지구과학I 73점, 물리II 66점, 화학II 72점, 지구과학II 68점인 것과 비교하면 물리I과 생명과학Ⅱ는 다른 탐구과목보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낮은 편이다. 이 때문에 이 학생이 과탐에서 원점수 만점을 받았더라도 화학이나 생명과학I 등을 응시하고 1~2문제 틀린 학생보다
표준점수가 낮을 수 있는 것이다.
만약, 국어, 수학, 영어에서 만점을 받고 생명과학I에서 두 문제를 틀리고 화학II에서 두
문제를 틀려 총 4문제를 틀린 B학생이 있다고 가정하자. B학생은 4문제를 틀렸지만 생명과학I과 화학II 모두 표준점수 69점으로 물리I과
생명과학Ⅱ에서 만점을 받은 A학생보다 표준점수 2점이 높다. 즉, 전 영역 단순합산 표준점수는 544점이 된다. 즉, A학생은 원점수 만점을
받았지만 표준점수라는 수능체계 때문에 손해를 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자연계열뿐 아니라 인문계열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총
10개의 사탐 과목 중 어떤 과목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표준점수의 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서울대를 비롯하여 연세대,
고려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탐구의 경우 백분위를 보정한 자체변환점수를 활용하여 대학별 환산점수를 산출하고 있다. 결국 수능 만점이 무조건
1등이라고 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현상은 현행 수능시험제도와, 원점수, 표준점수, 백분위를 사용하는 전형방법에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김희동 소장은 "수험생들은 우선 원점수, 표준점수로 지원가능 대학과 학과를 3~4개로 좁힐 필요가
있다" 며, "정시지원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대학과 전형에 따라 수능 영역별 반영여부와 비율, 가산점 등이 다르므로 이러한 요소를 종합해
환산점수를 계산해주는 모의지원 서비스 등으로 구체적인 데이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올해 수능에서 인문계 32명,
자연계 1명으로 총 33명의 학생이 수능 만점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수능 만점자가 6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인원이 대폭 증가했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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