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4일 화요일

방학 때 가볼 만한 직업 체험 프로그램

카메라 앞에서 뉴스 진행하며 미래 아나운서 된 내 모습 그려봤죠
중앙일보
초등학생들이 키자니아의 TV스튜디오에서 슈퍼바이저의 도움을 받아 아나운서·카메라 감독 체험을 하고 있다.

방학이 되면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의 고민이 깊어진다. 방학 동안 색다른 체험과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 현장학습, 캠프 등을 보내곤 하지만 아이의 만족도는 높지 않을 때가 많다. 아이에게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자립심과 자기주도력을 길러주는 묘책은 없을까. 이런 고민을 덜어주는 방법으로 직업 체험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정부의 핵심 교육 정책 중 하나는 바로 ‘진로교육’이다. 이에 따라 서울의 일부 중학교는 ‘진로탐색 집중학년제’라는 이름으로 진로 교육을 강화한 수업을 도입했다. 진로 교육이 정규교과 과정에 반영될 만큼 중요해진 요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직업 체험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직업 체험 활동은 자녀의 직업적 흥미와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동시에 인지·언어·사회·정서·신체 영역을 두루 발달시키는 학습 방법으로 손꼽힌다.

한국진로교육학회와 서울대 정철영 교수팀이 발표한 ‘직업 체험의 교육적 효과 연구’에 따르면 직업 체험 활동은 아동의 인성을 발달하게 하고 목표의식을 높인다. 또한 직업의 역할과 가치에 대한 이해도를 향상시키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생일수록 새로운 단어나 전문적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학습 동기 부여 효과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직업 체험의 긍정적인 효과가 알려지면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직업 체험 테마파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의사·파일럿 등 80여 가지 직업 체험

장채연(12·등현초 5)양은 방학이 되면 가장 먼저 ‘키자니아’부터 찾는 키자니아 매니어다. “여덟 살 때부터 키자니아에서 직업 체험을 즐겼다”는 채연양은 다양한 직업을 체험을 하면서 자신의 장래희망을 구체화시키는 중이다. 현재 채연 양의 장래희망은 아나운서. TV스튜디오 체험을 통해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자신의 적성에 가장 잘 맞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채연 양은 키자니아에서의 경험을 살려 학교에서도 방송반에서 활동하며 꿈을 키워가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키자니아는 국내 최초의 어린이 직업 체험 테마파크다. 키자니아에서는 만 3세부터 16세의 어린이·청소년들이 의사·파일럿·연예인·요리사·아나운서·신문기자 등 80여가지 직업을 체험할 수 있다. 모든 체험 활동은 역할 놀이 형태로 이뤄진다. 활동을 끝낸 어린이에게는 본인이 직접 만든 결과물이나 자격증, 키자니아 화폐(키조, Kidzo)를 보상으로 제공해 직업에 대한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게 유도한다. 각 시설마다 전문트레이닝을 받은 슈퍼바이저들이 아이들의 직업체험을 안전하게 돕는다. 때문에 놀이동산이나 키즈카페처럼 아이들을 일일이 쫓아다니며 살피지 않아도 된다. 키자니아를 자주 찾는 설다연(12·금북초5)양은 “체험시설마다 지도해주는 수퍼바이저 선생님이 있어서 부모님과 함께 할 때보다 더 체계적으로 체험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키자니아에서는 체험을 마치고 나온 아이에게 “다음은 이걸 해보자”며 이끄는 엄마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체험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모의 지나친 개입과 관여는 오히려 아이의 집중력과 흥미를 떨어뜨린다. 키자니아 컨텐츠 캐발팀 신은영 팀장은 “초등학생이라면 아이 스스로 체험할 직업을 선택할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이들은 스스로 선택한 체험을 할 때 활동 미션을 완수하려는 의지가 더욱 강해진다. 그런 과정을 통해 자기주도력과 자립심을 키우게 된다”고 강조했다.

수퍼바이저 선생님이 체험 도와줘

키자니아와 같은 직업 체험 테마파크는 아이들에겐 체험과 학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공간이지만 부모들에겐 지루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아이의 체험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 키자니아는 이런 불편함을 덜기 위해 보호자 없이 어린이끼리 체험하는 직업 투어 프로그램, ‘나홀로 키자니아 시즌 2’를 선보였다. 겨울방학을 맞아 진행되는 ‘나홀로 키자니아’는 초등학생 이상의 어린이 3명과 수퍼바이저가 한 조를 이루고 7시간 동안 직업 체험을 하게 된다. 키자니아 마케팅팀 곽진욱 팀장은 “어린이 고객이 반나절 이상의 시간 동안 또래 친구들과 본인이 원하는 직업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부모의 시간과 비용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특별 프로그램으로 아이만 방문하는 것을 걱정하는 부모 고객들을 위해 식사부터 케어 프로그램까지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 ‘나홀로 키자니아’를 이용한 주부 이은영(35·경기도 화성시)는 “아이 혼자 보내는 것이 불안했는데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살펴주는 수퍼바이저의 모습에 마음이 놓였다. 또 걱정하는 부모를 위해 체험 모습 사진을 제공해줘서 좋았다. 아이도 원하고, 내 시간도 자유롭게 쓸 수 있어서 이번 겨울방학에도 ‘나홀로 키자니아’를 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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