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23일 수요일

탐구력과 창의력을 갖춘 수학·과학 영재를 선발합니다. 의·약학 계열의 진로 희망자는 합격하기 어렵습니다.” 김상균 한과영 교무지원부장의 말이다. 전국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한과영은 남녀 구분 없이 120명을 뽑는데, 매년 2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몰린다. 중3뿐 아니라 중1·2도 지원할 수 있다. 현재 과학(예술)영재학교는 서울과학고·대구과학고 등을 포함해 전국에 8곳이 있는데, 학생 선발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한과영은 학생기록물평가(서류), 창의적 문제해결력평가(지필시험), 영재성 다면평가(면접)의 3단계로 전형한다. 1단계에서는 1000명 내외를 뽑는데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자기소개서 증빙자료, 추천서 등을 통해 영재성을 판단한다. 추천서는 담임교사 외에도 수학·과학 교사 중에 받아야 하고, 자기소개서 증빙자료는 자기소개서 기술 내용에 대한 증빙자료가 있을 때만 3건까지 낼 수 있다. 교외 수상 실적, 영재교육원 수료증, 인증·능력시험 점수 등은 제외다. 한과영은 1단계부터 꼼꼼히 평가한다. 서류심사를 맡은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달 넘게 워크숍을 진행한다. 전년도 지원자의 서류자료를 갖고 모의평가를 하는 거다. 합격·불합격한 학생들의 면면을 살피고, 입학 후 우수한 학생의 성향을 파악한다. 실제 서류평가 할 때도 한 학생의 자료를 적어도 2명 이상의 교사가 중복 검토한다. 김 부장은 “이 과정이 만만치 않아서 다른 영재학교 중에는 1단계 지원자를 다 통과시키고 2단계로 당락을 가르는 곳이 있다”며 “하지만 한과영은 모든 지원자를 최선을 다해 평가한다”고 말했다. 2단계에서는 창의적 문제해결력평가를 통해 우선선발 학생 40명을 포함해 200명 내외를 뽑는다. 2016학년도 기준으로 과학시험은 24문제, 수학시험은 5문제가 나왔다. 중학교 교과 과정을 벗어난 문제는 나오지 않는다. 올해 과학은 밀도에 관계없이 기체가 혼합되는 이유, 플로지스톤설 관련 실험 설계 등을 물었고, 수학은 이차식의 범위, 평균과 표준편차, 외각의 이등분선 정리 등을 출제했다. 채점하는 과정도 까다롭다.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단기 방학을 할 정도다. 정답뿐 아니라 풀이 과정까지 물샐 틈 없이 살피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김 부장은 “2단계는 ‘이 문제를 해결하면 입학 후 큰 문제가 없다’는 최저 기준의 개념”이라며 “주어진 문제를 과학·수학적 개념을 활용해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고 말했다. 3단계는 2박3일 동안 캠프로 이뤄진다. 면접도 크게 3단계로 이뤄지는데, 1단계에서는 수업적응 능력, 문제제기 능력 등을 확인하고, 2단계에서는 창의성, 논리적 사고력을 평가한다. 마지막 3단계에서 대인관계 능력과 독창성, 의사소통 능력 등을 확인한다. 1, 2단계는 보통 학생이 1~2명의 면접관의 질문에 대답하는 식이고 3단계는 16명이 함께 집단면접을 치른다. 김동훈 한과영 입학팀장은 “면접 과정은 매년 조금씩 다르지만 심층면접을 통해 수학·과학자로서의 자질과 품성을 확인하고 다양한 면을 살펴 창의력과 잠재능력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건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SNS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당신이 꼭 알아야 할 7개의 뉴스 [타임7 뉴스레터] ⓒ 중앙일보

2018년부터 … 교육과정 개정 확정
2018년에 고1이 되는 학생들은 고교에서 통합사회·통합과학·과학탐구실험 등의 과목을 문·이과 구별 없이 공통으로 배우게 된다. 국어·수학·영어 수업은 지금보다 줄어든다.

교육부는 22일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발표했다. 지난해 9월 주요 개정안을 발표하고 공청회 등을 거쳐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초등학교 1, 2학년에서는 한글 교육이 강화된다. 또 수업시간이 주당 한 시간씩 늘어난다. 늘어난 수업시간엔 ‘안전한 생활’을 체험 활동을 통해 배우게 된다. 이 과목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신설됐다. 생활·교통·신변·재난 등 4개 영역으로 구성된다.

중학교에선 현재 선택과목인 정보과목이 필수과목으로 지정돼 소프트웨어(SW) 교육이 늘어난다. 또 내년부터 모든 중학교에서 한 학기를 자유학기제로 운용하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진로 탐색의 과정을 갖도록 하는 제도다.

고등학교에선 국어·수학·영어를 합한 수업시간이 주당 한 시간씩 줄어든다. 새 교육과정에서 이들 세 과목과 한국사 수업이 전체 수업의 5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했 다. 또 문·이과 구분 없이 배워야 하는 ‘공통과목’이 생겨난다. 국어·수학·영어·한국사·통합사회·통합과학·과학탐구실험 등 일곱 과목이다.

새 교육과정은 2018년(초등 1, 2학년은 2017년)부터 적용된다. 교육부는 새 교육과정에 따라 고교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치르는 2021학년도 대학입시를 어떻게 개편할지에 대해선 해당 학생들의 고교 입학 직전 해인 2017년에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논란을 빚던 국사 교과서 국정화 여부와 ‘초등학교 한자 교육 강화’는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과목별 교과서의 발행체제는 교육과정 확정·고시 이후 별도로 행정 예고 형태로 발표하게 된다. 초등학교에서 필요한 적정 한자 숫자, 교과서 안에서 한자 표기 방법 등은 2016년 말에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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