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9일 수요일

지구에 지렁이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英 임페리얼칼리지 “식물 완전 분해하는 효소 발견”

지렁이의 왕성한 소화 능력에 대한 비밀이 풀렸다.

지렁이는 흙에 덮인 식물 조각들을 분해해 식물 속에 든 탄소를 토양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한다.

제이크 번디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대 교수팀은 지렁이가 ‘드릴로디펜신(drilodefensin)’이라는 효소 덕분에 식물 조각을 잘 분해할 수 있다고 4일 밝혔다.

식물은 폴리페놀이라는 강력한 산화방지제를 함유하고 있어 초식동물의 장 속에서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버틸 수 있다.

하지만 지렁이의 장 속에 있는 효소인 드릴로디펜신은 폴리페놀의 활동을 억제해 섭취한 식물 조직을 완전히 분해한다. 지렁이 장 속 효소의 반응을 관찰하는 데는 질량분석법이 이용됐다.

번디 교수는 “이 효소가 없다면 우리 지구가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일 것”이라며 “식물이 지표에서 완전히 썩는데 걸리는 시간이 훨씬 더 오래 걸리는 것은 물론 현재의 탄소 순환시스템 역시 파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초식동물과 차별되는 지렁이의 식물 소화능력을 설명하기 위해 특정 효소의 존재는 이전부터 예견됐다. 중의학(中醫學)에서는 말린 지렁이를 먹으면 이런 효소를 섭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번디 교수는 드릴로디펜신은 건조 과정에서 불활성화된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4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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