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14일 월요일

美 콘래드 혁신 대회 우승 '스파이럴 솔루션 팀'


한국 청소년 네 명이 국제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1등을 차지했다. 한국청소년항공우주학회 소속 이상민(인하사대부고 3)·김강산(민족사관고 3)·조청호(용인한국외대부설고 2)·이성문(조선대 항공우주공학과 1)군이 팀을 이뤄 미국의 '콘래드 혁신 대회'(Conrad Spirit of Innovation Challenge)에 출전해 지난 4월 항공·우주 분야 우승을 거머쥔 것이다. 이 대회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록히드마틴, 스페이스엑스 등 기업 후원으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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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조청호·이상민·이성문군/이경민 기자

이들 4인방은 스파이럴 솔루션(Spiral Solution·이하 스파이럴)이란 팀으로 출전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우주선에서 사용하는 화장실 배수구를 '나선형'으로 만드는 게 아이디어의 핵심이다. 소라 껍데기 같은 배수관에 물을 뿜어 오물을 처리하는 식이다. 여기서 물 성분을 따로 분리해 재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우주선 고장을 불러일으키는 전기는 사용하지 않는다. 이성문군은 "이제껏 1960, 70년대 미국의 달 착륙 프로젝트인 아폴로 계획 때의 구식 화장실 방식이 사용되고 있었다"며 "우리가 고안한 기술은 전기를 사용하지 않아 오작동이 일어날 확률을 크게 줄였다"고 했다.

이들이 처음 대회를 준비한 건 지난해 8월이다. 이상민군은 그해 7월 한국청소년항공우주학회를 발족하고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한 방편으로 국내외 대회 수상을 꿈꿨다. 국내외에서 열리는 다양한 공모전을 알아보던 중 당시 접수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콘래드 대회를 먼저 준비하기로 했다. 부랴부랴 팀을 꾸려 보고서 초안을 냈다. 12월까지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소개하는 발표 동영상과 제품의 설계도를 제출해야 했다. 학업과 대회를 병행하기가 어려워 한 팀원은 중도 포기했다. 이때 조청호군이 합류해 빈자리를 완벽히 메꿨다. 현재의 모습을 완성한 스파이럴 팀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가며 지난 3월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대망의 결승전은 지난 4월 9일부터 11일까지 미국 플로리다 주에 있는 나사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열렸다. 함께 결승에 진출한 팀들은 미국의 토머스제퍼슨과학고, 노스캐롤라이나과학고 등 전세계의 쟁쟁한 명문고 소속이었다. 대학이 먼저 연구를 돕겠다고 나선 외국 팀들과 달리 스파이럴 팀은 국내 대학의 협조를 받지 못했다. 이성문군의 대학 선배 덕에 간신히 전산유체역학(CFD)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를 얻었고, 3D프린터로 모형을 만들었다.

악전고투했던 스파이럴 팀은 2008년 대회가 시작된 이래 한국 학생 중 처음으로 1위를 따냈다. 이상민군은 "출국 직전까지 시뮬레이션한 게 주효했다"며 "다른 팀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데 그친 반면, 우리는 아이디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했다. 향후 콘래드 재단은 스파이럴 팀이 아이디어를 상용화할 수 있게 금전적, 행정적 지원을 도맡는다. 이들은 "대회를 준비하며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몸소 느꼈다"며 "관심 분야인 항공우주 분야의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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