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9일 수요일

태양계 행성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수 금 지 화 목 토 천 해 (명)’

태양계 행성 8개의 이름은 우주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일반인들도 정확히 외우는 상식이다. 하지만 이런 행성들의 특징을 세 가지만 꼽아보라고 한다면? …. 수억~수십억km 떨어진 우리의 이웃(?) 행성들은 이렇게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들이 많다. 그래서 준비했다. 태양계 행성의 구석구석을 안내하는 여행지침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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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 - wikimedia.org 제공
● 극한 환경 체험하고 싶다면 수성

수성은 태양계 행성 중에서 가장 가기 힘든 행성일 것이다. 거리도 멀지만 태양과 가장 가까워서 뜨겁고 태양풍이 거세게 불기 때문이다.

소행성은 또 얼마나 무섭게 날아오는지. 지표마다 무시무시한 크레이터가 가득하다. 태양이 끌어당긴 소행성이 점점 빠른 속도로 날아와 태양 가까이에 있는 수성에 부딪힌 결과다. 안타깝게도 수성에는 날아오는 소행성으로부터 지켜줄 대기도 없다.수성은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38억 년을 버텼다. 덕분에 ‘맷집’도 생겼다.

한 예가 표면에 있는 칼로리스 분지다. 칼로리스 분지는 직경이 1550km나 되는 거대한 충돌구로, 구덩이 주변에는 충돌 당시 분출된 용암이 2km 높이로 쌓여있다. 재밌는 것은 행성에서 충돌구와 정확히 반대편 지점에는 언덕 형태의 튀어나온 지형이 있다는 사실. 마치 받은 충격이 반대편으로 표출된 것처럼 말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 충돌이 수성의 궤도를 찌그러뜨릴 정도로 컸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행성이 태양 주위를 원형으로 도는 것과 달리(이심률이 0에 가깝다) 수성은 타원형으로(이심률 약 0.2) 태양을 돌고 있다. 태양에서 가까울 때 거리가 0.31AU(천문단위,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 멀 때 거리가 0.46AU로 차이가 크게 난다.

○ TIP : 반전 매력, 물이 있다!

태양과 가장 가깝다는 수성에 얼음이 존재한다는 게 터무니없게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수성에 보낸 탐사선 ‘메신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니 믿어도 좋다. 메신저 연구팀은 지난 4월 17일 가디언 등 외신을 통해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물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극지방에 있는 검은 층에서 얼음을 발견했다”며 “검은 층은 약 30cm 두께이고 수성 표면보다 온도가 낮았다”고 발표했다.

미국국립전파천문대에서 레이더로 표면을 관측한 결과에 따르면 북극에 비해 남극에 얼음이 많았다. 수성이 얼음을 가질 수 있는 건 특별한 자전축 덕분이다. 자전축이 수직에 가깝게 서 있어서 극지방은 영원히 그림자에 덮일 수 있다. 천문학자들은 물을 가진 혜성이 충돌한 이후부터 계속 얼음을 지녀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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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 - wikipedia.org 제공
● 열 지옥이 있다면 이곳, 금성

금성은 ‘비너스’라는 영어 이름처럼 종종 아름다운 여성에 비유된다. 밤하늘에서 달을 제외하고 가장 밝게 빛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금성의 진면목을 제대로 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극도로 두꺼운 대기 때문이다. 대기의 밀도가 얼마나 높은 지, 지표 부근 이산화탄소 층의 기압이 지구 대기의 92배에 이른다. 그 위에는 이산화황과 황산 입자로 구성된 두꺼운 구름층이 있어 이것들이 태양빛의 60%를 반사시킨다.

금성을 여행할 때 가장 주의할 점은 바로 이 대기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 효과다. 실제로 금성의 표면 온도는 465℃까지 올라간다.

수십억 년 전에는 금성의 대기가 지구와 비슷했고 심지어 물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는 이런 물이 모두 증발해 온실 효과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지구도 비슷한 온실 효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온실 효과의 극단 사례를 체험해보고 싶다면 금성 여행을 추천한다.

○ TIP : 화산 폭발 체험할 수도!

금성은 지구보다 태양 가까이에 있지만 태양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낮과 밤의 기온차이도 그닥 크지 않기 때문에 여행 중 한 가지 옷만 준비하면 된다. 단 바람은 좀 조심해야 한다. 매우 천천히 자전하기 때문에 바람의 속도는 시속 수km 정도로 굉장히 느리지만 대기의 밀도가 높아 곧잘 돌풍을 일으킨다. 구름 층 꼭대기에서는 시속 300km에 이르는 강한 바람이 4~5일에 한 바퀴씩 금성을 돈다.

금성은 대부분 화산 지형이다. 지금까지 직경이 100km가 넘는 거대한 화산만 167개가 발견됐다. 지구에서 이만한 크기의 화산은 하와이 제도의 본섬이 유일하다. 꼭대기가 평평해 마치 팬케이크처럼 생긴 ‘파라’ 지형, 별모양의 단층인 ‘노바’ 지형 등 다양한 화산 지형이 있어 꼭 가봐야할 곳으로 꼽힌다. 관측 자료에 따르면 지금도 활동 중인 화산이 있다고 하니 누가 알겠는가. 운이 좋으면(?) 금성의 화산 폭발을 직접 목격할 수도 있다.

● 경관이 가장 뛰어난 화성

브라질의 이과수 폭포, 스위스의 알파스 산맥, 미국의 그랜드 캐년…. 유명한 여행지는 공통적으로 경관이 아름답다. 행성 중에서도 이렇게 경관이 좋은 곳이 바로 화성이다. ‘레드플래닛’이라는 별명답게 붉은 노을이 장관이다(공기 중에 붉은 먼지와 모래가 햇빛을 받아 노을처럼 보인다). 또 지표에는 높이가 2500m인, 태양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올림푸스 산(Olympus Mons)이 있고, 적도부근에는 길이가 4000km, 폭이 100km, 깊이가 7km나 되는 태양계에서 가장 큰 협곡 왈레스 마리네리스(Valles Marineris, 마리네리스 협곡)도 있다.

마리네리스 협곡의 별명은 ‘화성의 흉터’다. 화성은 북반구와 남반구 지형도 매우 비대칭적이어서 일주 여행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북쪽은 용암이 흘러내려 평평하고 남쪽은 소행성이 충돌한 듯 분화구 가 수두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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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표면 - pixabay.com 제공
○ TIP : 현지 생명체를 만날까

화성 여행이 ‘핫’한 이유는 현지에서 생명체를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다. 화성에 있는 골짜기에는 대부분 물에 침식된 흔적이 남아있다. 과거에 상당한 양의 물이 흘렀다는 증거다. 화성 탐사선 큐리오시티는 특히 극지에서 다량의 얼음을 찾아냈다. 과학자들은 이 물을 이용해 화성에 존재했을 생명체의 흔적을 추적하고 있다. 심지어 몇몇 과학자들은 지구인을 화성에 이주시킬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하지만 화성은 생명체에게 달갑지 않은 조건도 많이 갖고 있다.

일단 대기가 지구의 100분의 1 수준으로 희박하기 때문에 운석 충돌이나 태양풍의 영향으로부터 전혀 보호받을 수가 없다. 또 대기압이 낮기 때문에 얼어 있는 물이 액체 상태를 거치지 않고 바로 기화해버린다. 화산 활동이 없기 때문에 표면과 행성 내부 사이에 화학 물질과 광물의 순환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말 그대로 ‘죽은 행성’인 셈이다.

● 빛날 기회를 잃은 슬픈 2인자 목성

목성은 사실 태양처럼 항성이 될 수도 있었다. 46억 년 전 태양계가 처음 만들어질 당시만 해도 태양과 여타 행성들은 가스와 먼지가 뭉쳐진 덩어리였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태양이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주변의 작은 천체들을 집어 삼키기 시작하더니 커진 중력으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후 태양은 강력한 태양풍을 일으켜 행성들의 먹이인 작은 천체들을 싹 날려 버렸다. 결국 목성은 더 이상 커지지 못한 채 태양의 영향력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둔 가스형 행성이 될 수밖에 없었다. 목성은 크기나 무게, 중력 등 모든 면에서 태양계 1등이다. 태양계 8개 행성을 모두 합쳐 놓은 질량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직경은 지구의 11배인 14만2984km나 된다.

○ TIP : ‘대적반’을 챙겨보세요

목성은 그 크기가 워낙 크기 때문에 한 번에 다 보기 힘들 수 있다. 그렇다면 미스터리한 대기현상인 ‘대적반(Great Red Spot)’을 중점적으로 구경하길 권한다. 대적반은 목성과 같은 가스형 행성이 자전하면서 대기에 격렬한 소용돌이를 만드는 현상이다. 목성의 남반구에는 특히 큰 타원 모양의 대적반이 있는데, 내부 풍속이 초속 100m에 이를 정도로 역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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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 - pixabay.com 제공
● 고리만 봐도 본전은 건진다! 토성

토성은 흔히 목성의 아류 취급을 받는다. 같은 가스형 행성이고 대기의 성분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목성을 능가하는 점이 있다. 바로 고리다. 토성의 고리는 토성 표면에서 약 7만~14만km까지 분포하고 있다. 지구에서 보면 레코드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가서 보면 수많은 얇은 고리들로 이뤄져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토성의 고리에는 직경이 수cm에서 3m인 다양한 얼음 알갱이들이 가득 차 있다. 과학자들은 이것이 토성이 생성되고 남은 물질이라고 보고 있다. 영국 레스터대 연구팀은 고리의 얼음 알갱이들이 ‘역세제곱의 법칙’을 따른다는 사실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8월 4일자에 발표했다.

역세제곱의 법칙에 따르면 토성의 고리에서 2m 크기 얼음 알갱이 개수는 1m 크기 입자 개수의 8분의 1이고, 3m 크기 입자의 개수는 1m 입자 개수의 27분이 1이 된다. 큰 입자는 느린 속도로 작은 입자를 만들고 작은 입자들은 빠른 속도로 더 작은 입자들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 설명에 따르면 10m 이상의 직경을 가진 입자는 고리 안에 존재하기 힘들다.

○ TIP :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스터리

토성은 태양계 행성 가운데 밀도가 가장 낮다. 자전 속도도 굉장히 빨라서 다른 가스형 행성들보다 타원체 형태로 납작하게 눌려 있다. 때문에 자세히 보면 토성의 표면에서도 목성과 유사하게 줄무늬와 소용돌이가 나타난다. 대표적인 것이 토성 북극에 나타나는 ‘육각형 제트류 구름’이다. 이 구름은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스터리’로 꼽힌다. 지구가 2개 들어갈 크기의 영역 안에서 제트기류가 초속 100m 속도로 빠르게 회전하고 있다.

2008년 덴마크공대 연구팀은 액체를 채운 원통형 용기를 이용해 육각형 구름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실험했다. 액체를 채운 원통형 용기에 원판을 넣고 전동기로 회전시키자, 회전수에 따라 원통형에 들어있는 액체 표면에 삼각형부터 육각형까지 다양한 다각형 모양이 만들어졌다.

토성의 북극도 이와 유사한 구조로 돼 있을 확률이 높다. 토성에서는 아름다운 오로라도 감상할 수 있다. 오로라는 자기장이 있는 행성이라면 어디서든 만들어질 수 있지만(목성의 오로라도 꽤 볼만 하다) 토성의 오로라는 ‘재료’가 조금 특별하다.

지구에서는 태양에서 방출된 전자가 대기 중의 산소 원자와 작용해 초록색을 띠는 반면, 토성의 오로라는 수소로 만들어져 붉은 색을 띤다. 오로라는 높이가 1000km에 이르러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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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성 - wikipedia.org 제공
● 청록빛의 ‘흐르는 얼음’ 천왕성

천왕성은 조성물이 독특하다. 목성과 토성의 대기는 대부분 수소와 헬륨으로 이뤄져 있지만 천왕성의 대기에는 물, 암모니아, 메탄, 탄화수소와 같은 휘발성 물질이 더 많다. 이런 대기는 태양의 적색 파장을 흡수하고 청색과 녹색 파장의 빛을 반사해 천왕성이 청록색을 띠게 만든다.

신기한 건 이런 대기가 가스 형태가 아닌 얼음 형태를 띠고 있다는 것이다. 얼음이라고는 하지만 대기 물질이 고온고압의 환경에서 농밀해져 유체처럼 흐르는 모습에 가깝다.

천왕성은 태양계 행성 가운데 가장 춥다. 대기 온도가 영하 224℃까지 떨어진다. 이는 태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해왕성보다도 낮은 온도다. 천왕성은 겉보기엔 평온해 보이지만 결코 안심해선 안 된다. 가장 위쪽 대기에는 초속 250m의 어마어마한 바람이 불며 계절별로 날씨가 극단적으로 바뀐다.

○ TIP : 98° 자전축을 직접 느껴보세요

특이한 자전은 천왕성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 볼거리다. 자전축이 태양계 평면에 거의 누워있다시피 98° 가량 기울어져 있다. 천왕성의 북극이 가리키는 방향이 다른 행성들에게는 적도 방향이다. 이런 독특한 자전 때문에 한 쪽 극은 지구 시간으로 42년 동안 태양 빛을 받고, 반대쪽 극은 같은 기간 어둠에 놓이게 된다.

극지가 적도보다 에너지를 많이 받지만 신기하게도 대기의 온도는 적도 부근이 극지보다 오히려 높다. 2011년 프랑스 연구팀은 유럽행성과학회(EPSC) 회의에서 천왕성이 특이한 자전축을 갖게 된 것은 과거에 겪은 거대한 충돌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 다이아몬드 바다에서 헤엄치기 해왕성

해왕성은 2006년 명왕성이 ‘왜행성’으로 밀려난 이후 공식적인 최외곽 행성이 됐다. 그러나 해왕성은 태양계 형성 초기에는 천왕성보다도 태양계 안쪽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38억 년 전쯤 태양계에는 토성의 궤도 주기가 목성의 정확히 2배가 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때 목성과 토성 사이의 역학 관계가 변하며 천왕성과 해왕성이 태양계 바깥쪽으로 날아가 버렸고 둘의 운명(순서)도 바뀌었다. 현재 ‘니스 모델’이라고 불리는 태양계 형성 가설이다.

그래서일까. 해왕성은 천왕성과 유사한 점이 많다. 맨틀이 ‘얼음’ 형태의 가스형 행성이고 푸른빛을 띤다. 이런 색깔은 대기 중 미량의 메탄이 붉은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천왕성의 대기가 탁한 청록색을 띠는 반면 해왕성의 대기는 깔끔한 담청색인데, 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해왕성을 여행할 때는 태풍을 주의해야 한다. 해왕성에서는 천왕성과 달리 기상 활동이 눈에 띄게 나타난다. 특히 초속 600m의 강한 바람이 불면서 대흑점과 스쿠터, 소흑점과 같은 태풍 구름이 만들어진다. 이들 바람은 대부분 행성이 자전하는 방향과 반대로 움직인다.

고위도 지역에서 자전과 같은 방향, 저위도 지역에서는 역방향으로 바람이 부는 다른 행성들과는 다르다. 해왕성의 기상 활동이 천왕성보다 활발한 이유는 해왕성 내부의 열이 더 높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해왕성은 천왕성보다 태양으로부터 1.5배나 더 멀고 태양빛도 천왕성의 40% 정도밖에 받지 못하지만, 행성 표면 온도는 천왕성과 유사하다. 열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행성의 핵에서 일어나는 방사능 붕괴열이라는 설과 고압에서 메탄이 수소나 다이아몬드, 탄화수소로 전환되면서 에너지를 내놓는다는 설 등이 있다.

○ TIP : 공식 기념품은 다이아몬드?

해왕성과 천왕성의 표면은 액체 다이아몬드로 가득 찬 다이아몬드 바다일 가능성이 높다. 미 국립 로렌스 리버모어 연구소가 ‘네이처 피직스’ 2010년 1월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다이아몬드가 고체에서 액체로 녹는 순간의 온도와 압력 조건이 두 행성의 환경과 유사하다. 실제로 두 행성에는 다이아몬드 결정의 원료인 메탄(탄소)이 다른 행성들에 비해 월등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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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왕성 - wikipedia.org 제공
● ‘핫’한 하트 왜행성 명왕성

명왕성은 행성은 아니지만 요즘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다. 지난 7월 탐사선 뉴호라이즌 호가 명왕성의 1만2000km 까지 ‘플라이바이(근접통과)’했기 때문이다(사랑을 고백하려는 연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는 소문이!).

명왕성은 지름이 2372km 즉 지구 지름의 18.5% 정도 된다. 면적은 러시아 면적과 유사하다. 이중 ‘하트’ 모양의 얼음 지형(NASA는 명왕성을 처음 발견한 천문학자 이름을 따 이 지역을 ‘톰보 영역’이라고 부른다)의 폭은 2000km이다.

명왕성의 하트 지형은 태양 빛을 반사해 명왕성을 더 밝게 보이게 한다. 현재는 궤도상 명왕성과 태양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어 당분간은 하트의 크기가 점점 더 줄어들 전망이다.

하트 지형을 방문할 때는 숨은그림 찾듯 크레이터를 찾아보자. 광활한 얼음 위에 크레이터 흔적이 거의 없다. 이는 지형이 생긴 지 1억 년도 채 안 됐거나 수십억 년 동안 외부 천체로부터 간섭이 없었다는 뜻이다. 하트 지형을 다 보고 난 뒤에는 경계부에 있는, 높이가 3500m가 넘는 얼음산을 찾아가보자.

행성에 산이 있는 것이 대단한 일인가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영하 200℃ 이하로 꽁꽁 언 행성에서 산이 만들어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산이 있다는 것은 내부의 열에너지가 지표 대 류를 일으켰다는 뜻이고, 이는 명왕성이 아직도 지질학적으로 활동적이라는 증거다.

  과학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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