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23일 수요일

육회불추(六悔不追)

송나라 때 구준(寇準)이 살아가면서 돌이킬 수 없는(불추·不追) 여섯 가지 후회를 '육회명(六悔銘)'에 담아 말했다. "관직에 있을 때 나쁜 짓 하면 실세해서 후회하고, 부자가 검소하지 않으면 가난해진 뒤 후회한다. 젊어 부지런히 안 배우면 때 넘겨서 후회하고, 일을 보고 안 배우면 필요할 때 후회한다. 취한 뒤의 미친 말은 술 깬 뒤에 후회하고, 편안할 때 안 쉬다가 병든 뒤에 후회한다(官行私曲失時悔, 富不儉用貧時悔. 學不少勤過時悔, 見事不學用時悔. 醉後狂言醒時悔, 安不將息病時悔)."

성호 이익 선생이 여기에 다시 자신의 여섯 가지 후회를 덧붙였다. "행동이 때에 못 미치면 지난 뒤에 후회하고, 이익 앞에서 의를 잊으면 깨달은 뒤 후회한다. 등 뒤에서 남의 단점 말하면 마주해서 후회하고, 애초에 일을 안 살피면 실패한 후 후회한다. 분을 못 참아 몸을 잊으면 어려울 때 후회하고, 농사에 부지런히 힘쓰지 않으면 추수할 때 후회한다(行不及時後時悔, 見利忘義覺時悔. 背人論短面時悔, 事不始審僨時悔. 因憤忘身難時悔, 農不務勤穡時悔)."

사소한 부주의에서 뒤탈이 생기고, 잘나갈 때 생각 없이 행한 잘못이 뜻하지 않은 순간 뼈아프게 내 발목을 낚아챈다. 조금만 대비를 했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일이 작은 방심을 틈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그때 가서 후회해도 이미 소용이 없다. 그렇다면 어찌할까?

다산은 '매심재기(每心齋記)'에서 그 방법을 이렇게 적었다. "작은 허물은 고치고 나서 잊어버려도 괜찮다. 하지만 큰 허물은 고친 뒤에 하루도 뉘우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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