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지금 ‘제4차 산업혁명’을 겪는 중입니다. 정계와 재계, 학계 모두 이 흐름을 이해해야 합니다.”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 창설자 겸 회장(77·사진)은 7일 오전 대전 유성구 대학로 KAIST에서 명예이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가진 강연회에서 “인류 역사를 하루(24시간)로 환산한다면 대부분의 변화는 최근 20초 사이에 일어난 기술혁명으로 인한 것”이라며 “기술혁명이 우리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놓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류가 지금까지 세 차례 산업혁명을 겪었다고 분석했다. 증기기관으로 대변되는 1차 산업혁명과 전기기술로 촉발된 2차 산업혁명, 반도체와 컴퓨터로 인한 3차 산업혁명에 이어 현재 인터넷과 고성능 센서, 인공지능이 어우러진 4차 산업혁명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 태생인 슈바프 회장은 스위스 제네바 대기업정책과 교수, 유엔개발계획(UNDP) 부의장 등을 지낸 세계적인 경제학자다.
슈바프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이 1∼3차 산업혁명과 다른 점으로 변화 속도와 범위, 깊이가 전례 없는 규모라는 것을 꼽았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은 산업과 경제, 고용, 사회, 정부 형태까지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며 “가령 원격 의료서비스는 의료비 부담, 고령화 문제 등 수십 년간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품과 서비스의 생산, 분배, 소비에서도 시스템이 완전히 바뀌어 기업도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비트코인 같은 전자화폐의 발달로 은행과 같은 중간 거래 단계가 사라지고, 모든 상거래가 기록되는 ‘분산공개장부(distributed ledgers)’가 상용화될 것”이라며 “3차원(3D) 프린터의 발달로 소규모 공급 업자가 근거리에서 상품을 공급하면서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우세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의 ‘부작용’도 언급했다. 슈바프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원자재 시장 위축과 노동시장의 구조 조정 등 노동시장 전반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며 “원격조종과 자동화 기술이 테러리스트들의 공격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만큼 국제 사회와 국가 안보도 이런 측면에서 새롭게 조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오늘날 지도자들이 현재의 위기에 몰입한 나머지 미래를 전략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슈바프 회장은 미래에 대해서는 낙관론을 폈다. 그는 “기술 변화에 올바르게 대응한다면 ‘문화 부흥(Culture Renaissance)’을 가져오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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