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23일 수요일

讀書三餘(독서삼여) 책 읽기에 좋은 세 가지 여가

권독종일(卷讀終日), 책은 하루 종일 읽어야 한다. 세설신어(世說新語)에 “사흘만 글을 읽지 않으면 말에 이치가 없어진다”[三日不讀書 語言無味]는 경고가 있다. “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생긴다.”[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이것은 안중근 장군의 유묵으로 널리 알려진 말이다.

그러나 정 시간이 없다면 글 읽기에 적당한 여가를 활용해야 한다. 삼국시대 위(魏)나라의 동우(董遇)가 제자가 되겠다고 찾아온 젊은이에게 “몇 번이고 거듭 읽게. 그러면 글의 뜻을 알게 되지”라고 말했다. 그가 그럴 시간이 없다고 하자 “농사일이 없는 겨울과 밤, 일 못하는 비오는 날이 있지 않은가”라고 했다. 이른바 삼여(三餘)다. 그런 때에 글을 읽는 것을 삼여지공(三餘之功)이라 한다.

정조의 홍재전서(弘齋全書) 165권 일득록(日得錄) 5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무오년(1798)의 기록이다. “상이 이르기를 ‘나는 정무를 보는 여가 시간에 삼여의 공부를 쉬지 않아 경사(經史)를 따지지 않고 매년 겨울 반드시 한 질의 책을 통독하곤 했다. 올겨울에는 우연히 사부수권(四部手圈)을 편찬하게 돼 교열하는 초계문신(抄啓文臣)들에게 날마다 과독(課讀)하게 하고, 읽은 것을 별도로 기록하게 해 불기록(不欺錄)이라고 이름하였으니 이는 주자가 위응중(魏應仲)에게 준 편지의 뜻을 붙인 것이다’ 하였다.”

속이지 않는다[不欺]는 것은 “책을 읽을 때는 조금이라도 의심나는 곳이 있으면 다시 생각하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작은 책자에 적어 수시로 살펴봐야 한다. 남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어정쩡한 상태로 넘어가면서 자신을 속여서는 안 된다”는 주자의 편지에서 나온 말이다. 임금이 낮에는 정사를 보고 잠자기 전인 을야(乙夜), 즉 밤 9~11시에 책을 읽는 것을 을야지람(乙夜之覽)이라고 한다.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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