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22일 화요일

중학교 SW 교육 의무화 … 초·중·고 수학 학습량 줄어

교육과정 개정안 총정리
초1·2 한글 수업 두 배로 늘리고 안전 교과 추가
중학교 진로 체험 확대, 한문 수업 인성 쌓기 초점
고교 국영수 시간 축소하고 연극 선택과목 만들어
초·중·고교의 새로운 교육과정이 확정됐다. 이 교육과정에 따라 교과서도 바뀌고 수업 방식이나 평가 기준도 달라진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의 관심이 여기에 쏠릴 수밖에 없다. 초등 교과서의 한자 병기,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등 아직 논란 중인 세부 항목을 제외하고 2015 교육과정 개정안에 담긴 내용을 정리해봤다.

초등 수학 ‘분수·소수 혼합계산’ 등 삭제

초1~2학년은 『안전한 생활』이라는 새로운 교과서를 받게 된다. 내용은 가정이나 학교, 야외활동 중에 안전을 지키는 방법부터 학교폭력이나 재난상황의 대처법까지 다룬다. 교과목뿐 아니라 창의적 체험활동과도 연계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교과서로만 안전을 배우는 게 아니라 현장학습까지 실시한다는 의미다.

안전을 강조하는 내용은 5~6학년 실과 교과서에도 추가됐다. ‘생활안전’과 ‘신변안전’ 등을 다룬다. 성교육과 식품안전교육이 주요 내용이다. 소프트웨어교육을 강화하는 기조는 중학교뿐 아니라 초등학교까지 내려왔다. 5~6학년 실과 교과서에 ‘소프트웨어 기초소양’이 신설됐다. 세부 내용은 ‘소프트웨어의 이해’ ‘절차적 문제 해결’ ‘프로그래밍 요소와 구조’ 등이다.

국어 교과 내용도 달라진다. 1~2학년은 한글교육 시간을 두 배가량 늘렸다. 5~6학년 국어 교과서에는 연극 단원이 신설된다. 국어 교과서 한자 병기는 논란 중이다.

공부 분량이 대폭 줄어든 건 수학이다. 실생활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 ‘아르’(a) ‘헥타아르’(ha) 단위를 교과서에서 아예 뺐다. ‘분수와 소수의 혼합계산’ ‘원기둥의 겉넓이와 부피’ 등도 삭제했다. 지금껏 3~4학년이 배웠던 ‘자연수의 혼합계산’ ‘규칙과 대응’ 등은 5~6학년 교과서로 이동한다. ‘정비례와 반비례’는 초등에서 빠지고 중학교 교육과정에 포함시켰다.

중학교 진로체험 강화…과학 공부량 늘려

정보 교과가 중학교의 필수과목으로 지정됐다. 내용은 소프트웨어교육이 중심이다. 초등학교에서 소프트웨어 기초소양을 다뤘다면, 중학교 정보 교과는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된다.

중학교 수학 역시 학습량이 줄어든다. ‘최대공약수와 최소공배수의 활용’ ‘도수분포표에서의 자료의 평균’이 빠졌다. ‘연립일차부등식’ ‘이차함수의 최대값 최소값’이 고등학교 교과서로 옮겨갔다.

과학은 공부량이 다소 늘었다. 물의 순환, 에너지, 과학과 나의 미래, 재해·재난과 안전, 과학기술과 인류문명 등의 내용이 통합단원으로 신설된다. 교육부는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학습량 적정화를 했다”며 “분량은 늘었지만 학습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에 대한 교육은 고교와의 연계성이 강화됐다. 핵심 개념은 공유하되, 수준만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중학교는 에너지, 자원,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학교와 지역 중심의 실천적인 탐구활동을 강조한다.

한자교육의 주안점은 ‘글자 익히기’가 아니라 ‘인성과 교양 쌓기’다. 교육부는 “난도 높은 한문 형식이나 문법은 최소화하고, 학생들이 한자로 된 문장과 글의 내용을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게 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학기제도 강화된다. ‘진로와 직업’ 교과 수업과 연계해 진로체험활동을 체계화하는 데 역점을 뒀다.

고교 영어 진학·취업용으로 이원화

현재까지 기초 교과 영역은 국어·영어·수학 3과목이었다. 이 영역은 총 이수 단위의 50% 이내로 편성하는 게 원칙이다. 새로운 교육과정에서는 국어·영어·수학에 한국사까지 4과목이 기초 교과 영역에 포함됐다. 4개 과목을 총 이수단위의 50% 이내로 편성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국어·영어·수학의 수업 시수가 줄 수밖에 없다.

초·중학교와 마찬가지로 고교의 수학 교과도 삭제된 부분이 꽤 많다. 『수학』에서는 ‘부등식의 영역’ ‘미지수가 3개인 연립일차방정식 부분’, 『확률과 통계』는 ‘분할’ ‘모비율’, 『기하』는 ‘공간벡터’의 7개 단원이 사라진다. ‘다항함수의 미적분’ 도입에서 ‘수열의 극한’과 ‘구분구적법’도 빠진다.

중앙일보
2015교육과정 개정안에 따르면 중학생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정보’ 교과를 필수로, 고등학생은 인성교육을 위한 ‘연극’ 교과를 선택으로 배우게 된다.
선택과목에 포함된 ‘수학’ 과목은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골라 듣게 돼 있다. 보통 교과로는 ‘실용수학’ ‘경제수학’ ‘수학과제 탐구’의 3개 과목이, 전문 교과로는 ‘심화수학Ⅰ’ ‘심화수학Ⅱ’의 2개 과목이 신설됐다.

과학은 ‘과학탐구실험’ ‘통합과학’으로 나뉜다. ‘과학탐구실험’은 탐구활동과 체험학습 위주다. ‘통합과학’은 하나의 자연현상을 다양한 과학 지식을 활용해 이해할 수 있게 구성했다. 학교 밖 현장체험이나 실생활 학습 내용도 강화했다. 수학 교과와 동일하게 학생의 진로와 적성을 고려한 선택과목도 신설됐다.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등에 대한 세부·심화 내용을 배울 수 있다.

영어는 이수 경로를 ‘진학’과 ‘취업’으로 이원화했다.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은 『영어Ⅰ』 『영어독해와 작문』 『영어Ⅱ』 『영미문학 읽기』를 배우면 된다. 취업이 목표인 학생이라면 『실용영어』 『진로영어』만 익히면 된다. 제2외국어 과목인 독일어·프랑스어·스페인어·중국어·일본어·러시아어·아랍어·베트남어 등 8개 외국어는 문화 영역의 비중을 확대된다.

일반선택과목으로 ‘연극’을 개설한 것도 달라진 점이다. 협업과 배려의 미덕 등 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또 연극의 종합적 예술적 특성을 활용해 음악·미술·체육 등 예술 과목의 통합교육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극 외에 음악·미술·무용·문예창작·사진 등 49개 과목으로 예술 과목을 추가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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