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전형 합격 선배들의 자기소개서 초안 작성법
대입 수시모집에서 점점 비중이 높아지는 학생부종합전형. 이 전형으로 합격한 학생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자기소개서를 일찍 써봤다는 것이다. 자기소개서 제출이 다가오는 여름방학에 부랴부랴 쓰다가는 수능 공부 패턴이 흐트러지고, 자기소개서의 완성도도 낮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3학년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인 지금부터 미리 자기소개서 초안을 써보려는 학생들이 많은 것도 그 이유. 하지만 자기소개서를 처음 써보는 수험생들은 각 항목에 어떤 내용을 채워 넣어야 할지, 자신의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어떤 내용을 뽑아내야 할지 아직 감을 못 잡는 상황이다. 2016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서울대에 합격한 박다미 양(치의학과)과 손세호 군(경제학부)에게 자기소개서 초안 작성 노하우에 대해 물어봤다.
○ 각 문항에 무엇을 써야하지? ‘포스트잇’ 활용을
처음 자기소개서를 쓰려고 마음먹은 학생이라면 무슨 요일 몇 시간동안 자기소개서를 쓸 것인지 정해놓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기소개서 쓰는 것을 계속 미루거나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투자해 다른 공부시간을 뺏는 경우가 많기 때문. 박다미 양은 “자기소개서 초안이 완성될 때까지 약 3개월 동안 토요일, 일요일 3시간씩을 투자했다”면서 “이 시간동안만은 내 자신에 대해 돌아보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깊게 고민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는 처음부터 무작정 줄글로 써내려가기보다 학생부를 찬찬히 훑어보며 내가 한 활동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박 양은 ‘포스트잇 활용법’을 추천했다.
우선 학생부를 여러 번 읽어보면서 기억에 남는 활동이나 자기소개서에 소재거리가 될 만한 활동들을 모두 형광펜으로 칠한다. 다음 그 활동들에 대해 포스트잇에 △활동명 △활동내용 △느낀 점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자질 등을 간결하게 키워드로 정리한다. 예를 들어 수업시간의 과제연구를 했던 활동이 기억난다면 포스트잇에 ‘1학년 수학시간 과제연구’라고 적은 뒤 활동했던 내용과 느낀 점을 간단하게 쓰고 활동을 통해 얻은 자질에 ‘꼼꼼함, 협력’ 등의 키워드를 적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여러 장의 포스트잇을 책상 앞 벽면이나 노트에 쭉 붙여놓은 뒤 자기소개서 각 항목에 들어갈 수 있는 것들을 뽑아 분류해야 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마련한 자기소개서 공통양식에 제시된 공통문항은 3가지.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경험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다. 이 문항에 따라 활동들이 적힌 포스트잇을 분류하다 보면 각 문항에 어떤 내용을 써야할지 대략적인 감을 잡을 수 있다.
○ 모든 문항 ‘진로’와 연결하면 전공적합성 UP
이때 모든 문항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 더욱 짜임새 있는 자기소개서를 완성할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각 문항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있어야 한다. 손세호 군은 “진로에서 관통 키워드를 찾았다”면서 “모든 항목 질문에 대해 충실하게 쓰는 동시에 내가 가진 ‘경제학자로서의 자질’을 어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1번 문항에서 손 군은 학원에 다니지 않고 스스로 공부를 했던 경험과 ‘직접 만든 문항을 풀어보면서 공부했다’와 같은 예를 적으면서 혼자 몰두해 연구하는 학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2번 문항에서는 동아리 활동, 소논문 쓰기 활동,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서술하면서 ‘각각의 경험들로부터 어떤 경제학자의 자질을 배웠는지’를 설명하려고 했다. 3번 문항에서도 ‘토론대회 사회자’의 경험을 적으며 나중에 경제학자가 되었을 때 하게될 ‘학술대회’를 연결시키는 문장을 넣어 자신의 진로와 연계시키려는 노력을 했다.
손 군은 “초안을 작성하기 전에 내가 했던 활동들과 진로를 연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모든 항목이 진로와 연결돼 있으면 전공적합성을 더욱 드러낼 수 있고 자기소개서가 통일성을 가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 학생부에 숨겨진 ‘나’를 발견하라
자기소개서는 구체적인 것이 좋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사소하고 개인적인 경험들이 사례로 들어가야 한다. 예를 들어 ‘성실히 학교생활을 했다’고 적기보다 ‘정보과목 실기를 위해 점심시간까지 연습을 했다’라고 적는 것이 더욱 구체적이다.
학생부에는 이런 내용들이 상세하게 적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1~2학년 때의 학생부를 꼼꼼히 읽어보면서 그것에 적힌 활동을 토대로 어떤 구체적인 사례와 나만의 사소한 경험들을 끌어낼 수 있는지 스스로 끊임없이 떠올려봐야 한다.
박 양은 “학생부에는 드러나지 않은 진짜 내 얘기를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면서 “내가 그 활동을 할 때 어떤 감정을 갖고 있었고 무엇을 느꼈고 무슨 목적으로 그것을 했는지 생각하다보면 ‘나’ 자신에게 몰입이 돼서 더욱 진솔한 자기소개서가 만들어진다”고 조언했다.
손 군은 “학생부에는 적히지 않았지만 공부하면서 느꼈던 점, 활동하면서 노력했던 점 등은 메모해두고 최대한 자기소개서에 활용하면 더욱 자세한 자기소개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6학년도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합격한 손세호 군(왼쪽)과 박다미 양
▶에듀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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