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女 신체발달 차이 세심히 배려해야”… 男, 우뇌부터 발달… 활동-모험 성향 강해
엄마들은 심층 인터뷰에서 공통적으로 “딸은 스스로 알아서 잘하는데 아들은 느려서 답답하다”고 했다. 여자아이들은 말문이 일찍 트이고 초등학교에 가기 전에 책을 곧잘 읽는 반면에 남자아이들은 대화가 안 통하고 한글도 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런 성(性) 격차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내내 유지된다.
전문가들은 남자의 발달 속도가 ‘느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지적한다. 인간의 뇌는 뒤쪽(시각 중추를 담당하는 후두엽)부터 시작해 점차 앞쪽(각종 정보를 통합해 판단을 내리는 전전두엽)으로 발달한다. 학습 중추인 전전두엽은 25세까지 서서히 발달하는데, 발달 속도는 남자가 1∼ 2년 늦다.
여자아이는 언어를 관장하는 좌뇌가 주로 발달하는 반면에 남자아이는 우뇌만 먼저 발달하다가 사춘기 이후 전전두엽이 발달하면 비로소 양쪽 뇌가 연결되면서 급속하게 발달한다. 따라서 남자 초등학생의 뇌는 학습할 준비가 안 된 상태다.
남자아이의 뇌는 충동이나 모험과 관련된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상대적으로 훨씬 높다. 운동 조절 중추인 소뇌의 혈류량도 남자아이들이 더 많다. 자연히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을 못 견디고 몸을 자꾸 놀리게 된다.
남자아이는 대근육이, 여자아이는 미세근육이 주로 발달한다. 남자는 사춘기가 지나야 비로소 미세근육이 발달하므로 예쁜 손글씨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남자아이에게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많이 발견되는 이유도 신체 발달의 차이로 설명하는 전문가가 많다. 남자아이들은 발달시켜야 하는 근육 양이 많은 데다 특히 대근육을 발달시키느라 ‘움직이고 싶어 안달이 난 상태’이므로 산만하게 보일 수 있다.
이런 차이는 뇌와 신체가 완전히 발달하면 줄어든다. 그래서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남녀공학이 아닌 단성(單性)교육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의 레너드 삭스 박사(심리학, 의학)는 저서 ‘남자아이 여자아이’에서 “언어와 관련된 뇌 부위를 보면 다섯 살짜리 남아와 세 살 반짜리 여아가 비슷하다. 이런 차이를 감안해 교육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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