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고려대·연세대에 진학하려는 현 고 2 학생의 당락은
면접이 가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발표한 서울대·고려대·연세대의 2018학년도 입학전형(안)에 공통적으로 면접이 강화됐다. 고려대는
학생부종합전형인 고교추천전형을 Ι·Ⅱ로 나누고, 고교추천Ι전형에서 면접만으로(100%) 합격생을 선발한다. 연세대도 심층면접을 강화한
학생부종합전형(면접형)을 신설하면서 학생부종합전형의 모집인원을 신입생의 절반까지 끌어올렸다. 서울대는 올해부터 수시모집 일반전형 면접 답변
준비시간을 45분으로 확대한다. 각 대학들의 강화된 면접 전형과 대비법을 알아봤다.
◇학생부종합전형 확대되면서 면접 강화
고려대는 지난달 2018학년도 입학전형을 발표하며 면접 비중
확대를 강조했다. ▲면접 시간 확대 ▲면접 종류 다변화 ▲전임 교원의 면접 참여 등을 기반으로 학생의 전공 적합성, 인성, 인재상 등을
포괄적으로 살피겠다고 예고했다. 2018학년도 수시전형에서 면접 비중은 고교추천Ι전형에서 100%, 고교추천Ⅱ전형·특기자전형에서 50%,
일반전형에서 30%다. 연세대는 2018학년도에 학생부교과전형을 폐지하고 심층면접을 강화한 학생부종합전형(면접형)을 신설한다.
면접 비중이 커지는 가장 큰 이유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변별력이 점차 낮아지기 때문이다. 2018학년도에는 영어 과목이 절대평가로 전환돼 기존에 2~3등급을 받던 학생이 충분히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서울대(지역균형전형), 이화여대(논술전형), 경희대(논술우수자) 등에 지원한 수험생은 이전보다 수월하게 수능 최저기준을 통과할 수
있다. 영어가 수능 최저학력기준 반영 과목에 속하고, 2017·2018학년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강화되지 않은 채 동일하기 때문이다.
하늘교육종로학원에 따르면 2018학년도에 서울대 지역균형전형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하는 학생은 2016학년도보다 3375명이 늘어난다.
2015학년도 수능 영어 원점수를 절대평가로 환산했을 경우다.
조미정 김영일입시컨설팅 교육연구소장은 면접 강화의 원인이
학생부종합전형의 확대에 있다고 설명했다. 평가요소인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자기소개서 등에는 ▲외부 활동 기재 금지 ▲최대 글자 수 등 제약이
있다. 조 연구소장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모두 심층면접을 통해 학생의 학업 역량과 활동 내역을 동시에 살핀다"며 "대학이 우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이 같은 형식의 면접은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성호 하늘교육종로학원 대표는 "면접 확대는 학생을 직접 평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입학본부 관계자는 면접 답변 준비시간을 30분에서
45분으로 확대한 이유를 "수험생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2018학년도부터는 수시모집 일반전형 면접 및 구술고사 과목도
조정된다. 예컨대 자유전공학부는 구술고사 분야가 기존 3개에서 2개로 줄었다. 지원자 부담 완화와 모집단위 특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입시 전문가들과 학교 현장에서는 면접 난이도 상승에 대한 우려를 끊임없이 표하고 있다.
◇고교 과정 통해 종합 사고력 키워야
면접은 지원자가 대학에서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도구다. 권오현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서울대 수시모집 일반전형의 면접 및 구술고사는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종합적인 사고력을
평가한다"며 "단순 정답이나 지식을 묻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종합 사고력은 고교 교육과정을 이해하고 이를 확장하는
자기주도학습을 통해 기를 수 있다. 독서·토론, 발표수업, 교과연계 동아리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도 도움이 된다. 교사가 제공하는 수업 내용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 주위 친구들과 대화하며 풀이과정을 토론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연습을 하면 좋다.
김겸훈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장(한남대 입학사정관)은
"제시문을 본 뒤 문제를 파악하고 출제자의 의도를 이해하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말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친구와 함께하는 토론 연습으로 면접
대비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끼리 서로 대립하며 승패를 가르는 토론이 아닙니다.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상대방의 비판을
통해 내 논지의 약점을 확인하는 식입니다. 그러고 나서 내 주장을 한 번 더 강화하려는 연습이 중요하죠. 이를 바로잡아가는 연습이 면접 준비에
효과적입니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면접을 모두 통과한 서동근(서울대
자유전공학부 1)군은 고교에서 면접 준비를 마쳤다. 조리있게 말하기 위해 제시문을 분석하거나 말하려는 내용을 표로 정리했다. 처음에는 글로 쭉
썼지만 나중에는 더 잘 알아볼 수 있게 표를 만들었다. 그는 "말하려는 내용과 순서를 알아보기 좋게 적는 게 핵심"이라며 "표를 만들거나
키워드만 적는 등 방법은 사람마다 편한 대로 하면 된다"고 했다. 그는 "수학 시간에 자원해 앞에서 문제를 풀고 발표하는 등 학교생활에서 면접
대비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도 조언했다.
고려대 학교장추천전형으로 합격한 제갈예나(고려대 경영학과
1)양은 심층면접을 준비하면서 장래희망 등 지원동기를 준비했다. 돌발 질문에 당황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는 "나를 정확히 알고 있으면 어떤
질문이라도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다"며 "제시문과 관련한 대답을 하면서도 진로나 지원 학과에 연결지어 답변한 덕분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수험생이라면 필수적으로 지원 대학의 입학처 홈페이지를 확인해야
한다. 최근 대다수 대학들은 홈페이지에서 면접 방향 등을 안내한다. 권오현 본부장은 "입학본부 웹진을 통해 면접 및 구술고사 기출 문항 및 출제
근거, 진학 지도 사례 등을 공개한다"고 했다. 고려대 역시 입학처 홈페이지에 면접고사 기출문제와 출제 의도 등을 올려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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