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23일 토요일

이대로 가다간 수십년 내 지구 생명체 멸종의 길로

CO2 농도 현재 407PPM에도
이상 기후 현상에 지구 몸살

마지노선 450PPM 넘어서면
파국의 길로 들어서…

유엔 기후변화협의체
"세기 말엔 940PPM까지" 경고

미국 하와이 마우나로아(Mauna Loa) 화산 중턱에 설치된 이산화탄소(CO₂) 농도 측정기에 지난 17일(현지 시각) '407.82'라는 숫자가 찍혔다. 하와이의 대기(大氣) 중 CO₂ 농도가 407.82PPM (피피엠·100만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이란 뜻이다. 백분율로 환산하면 0.040782%. 질소(78%)와 산소(21%)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지만 이 농도로도 CO₂는 지구 곳곳에서 폭설과 혹한, 홍수와 가뭄 등 과거보다 훨씬 잦고 강한 이상 기상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마우나로아 산에서 측정된 CO₂ 농도는 세계의 대기 중 CO₂ 농도를 대표하는 수치로 활용된다.




지구 이미지
Getty Images Bank
CO₂ 농도가 더 치솟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소속 막스 포프(Popp) 박사팀은 지난 2월 네이처 온라인판에 섬찟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CO₂ 농도를 1520PPM까지 올리자 평균 수심 60m로 설정한 가상 바닷물과 강, 호수 등 지구상 모든 물이 한 방울도 남지 않고 사라졌다. 온실효과로 뜨거워진 지구의 물이 모두 증발한 것이다. 연구팀은 CO₂ 농도를 700PPM대로 낮췄지만 이미 '죽음의 땅'이 돼버린 지구 환경은 회복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었다.




하와이 마우나로아 산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 17일 현재 407.82ppm을 기록했음을 보여주는 ‘킬링 곡선(Keeling Curve)’. 하와이에선 매년 4~5월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최고점에 올랐다가 9~10월쯤 가장 낮게 떨어지기 때문에 곡선이 톱날 모양을 닮았다. 미국의 과학자 찰스 킬링 박사가 1958년 관측을 시작했다.
지구는 45억년을 거치면서 빙하기와 화산 폭발, 소행성 충돌 등으로 공룡을 비롯한 수많은 지구상 생물종을 절멸시킨 대멸종〈〉 사건을 다섯 차례 겪었다. 과학자들은 '제6의 대멸종'이 일어난다면 그 유력한 주범으로 CO₂ 증가에 따른 기후변화를 꼽고 있다.




표 지구의 대멸종 사건
우려스러운 건, 대기 중 CO₂ 농도가 1800년대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후 갈수록 잰걸음으로 치솟는다는 사실이다. 하와이 마우나로아 산은 대기 중 CO₂ 농도를 정기적으로 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측정소다. 1958년 미국의 과학자 찰스 킬링(Keeling) 박사가 시작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톱날 모양 '킬링 곡선'이다. 당시 315.7ppm으로 출발했던 CO₂ 농도는 인류의 화석연료 사용 등으로 해마다 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로부터 58년 뒤인 2016년 4월 17일 현재 CO₂는 당시보다 92PPM이나 증가하면서 407PPM 수준에 도달했다. 200여 년 전 산업화 이전 시기의 농도(280PPM) 대비로는 128PPM 증가한 것이다.




하와이 마우나로아 산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측정하는 모습.
하와이 마우나로아 산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측정하는 모습./ 출처: www.noaa.gov
CO₂ 증가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전 세계 과학자 수천명으로 구성된 유엔 산하 '정부 간 기후변화 협의체(IPCC)'는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를 현재 추세대로 배출할 때 대기 중 CO₂ 농도는 수십 년 안에 450PPM을 돌파한 뒤 이번 세기 말에는 최대 940PPM까지 뛸 것으로 보고 있다. IPCC가 제시한 마지노선은 450PPM이다. 이 최후 저지선마저 뚫린다면 "인간을 비롯한 지구 생명체는 사실상 파국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인류와 지구는 지금 존망의 갈림길 앞에 서 있다.

지구 프로필

나이:
45억6700만년

표면적: 5억1007만2000 ㎢

태양과의 거리: 1억4960만㎞

대기 조성: 질소 78.08%, 산소 20.95%, 아르곤 0.93%, 이산화탄소 0.0038%

연평균 기온: 15℃
인구: 70억명
인류의 평균수명: 70.78세
인구 증가율: 1.1%
생물종: 1000만종 이상(추정·박테리아, 세균류 제외)
라틴어 학명이 부여된 생물종: 200만종
매년 발견되는 신종: 1만5000~1만8000종
매년 사라지는 종: 2만5000~5만종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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