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20일 수요일

미래식량 식용곤충, 알레르기반응 주의해야

많은 식용곤충이 미래식량으로 부각되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번데기를 간식으로 먹어왔다. 이제 앞으로는 메뚜기 같은 다른 곤충도 먹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 향후 고기 대신 곤충을 먹어야 할 날이 올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작용도 우려된다. 바로 알레르기 반응이 대표적이다.
식용곤충을 먹어온 역사는 매우 오래됐다. 물론 먹을 것이 없던 시절에는 소중한 식량이었을 것이다. 식용곤충의 가장 큰 가치는 단백질공급원이라는 점이다. 식용곤충에는 풍부한 단백질과 적당한 지방,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 영양분이 풍부하다. 쇠고기는 가공하면 유용단백질이 55% 정도지만 귀뚜라미는 80%나 된다. 식용곤충은 종류에 따라 40~70% 정도다. 콩 단백질이 약 40% 정도인데 이보다 높은 비율인 것이다.
세계적으로 육류섭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단백질공급원으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소 사육을 위해서는 사료와 부지비용이 발생하고 심지어 온실가스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또 구제역이나 조류독감으로 인해 돼지와 가금류 사육도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그런데 식용곤충이 이들 육류를 대치할 수 있다는 것이 세계 식량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식용목적 외에도 많은 곤충이 약으로 사용돼 왔다. 과거 초가집을 새로 이을 때 보면 굼벵이가 많이 나왔다. 풍뎅이과 곤충의 애벌레로 지금도 제조(蠐螬)라는 한약명으로 간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굼벵이 외에도 꿀벌 유충(봉자), 누에 애벌레(잠용자), 백강균에 감염된 누에(백강잠), 사마귀알집(상표초), 메뚜기(책맹), 매미허물(선퇴), 붉은 개미(홍의), 달팽이(와우), 지네(오공), 전갈 등이 약으로 사용됐다.
우리 식약처는 번데기, 메뚜기, 백강잠 등 3종을 식용곤충으로 허가했다. 최근에는 굼벵이 종류로 흰점박이꽃무지 유충과 장수풍뎅이 유충, 별귀뚜라미, 갈색거저리 유충 등 4종을 한시적 식품원료로 허가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식용 가능한 곤충은 2037종이나 된다. 가장 많은 종류로 딱정벌레 634종, 다음으로 애벌레 359종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식용곤충을 먹는 나라라고 할 수도 없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식용곤충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이름을 공모한 적이 있다. 그래서 꽃무지 굼벵이 이름을 ‘꽃벵이’로, 갈색거저리 유충은 고소한 애벌레라는 의미로 ‘고소애’로 부르기로 했다. 갈색거저리 유충은 밀웜(mealworm)이란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이미 비스켓, 파스타와 마카롱의 원료로 사용 중이다.
한동하 한의학 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식용곤충이 미래식량으로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안전성도 연구돼야 한다. 가장 큰 우려는 바로 식품알레르기다. 주위를 보면 번데기알레르기 환자들이 의외로 많다. 새우나 게 등 갑각류(키틴질)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도 위험성을 높인다.
성체가 된 곤충보다는 애벌레상태에서 알레르기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곤충들 입장에서는 포식자에게 알레르기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생존을 위한 방어 및 공격수단일 수 있다.
생선알이나 달걀, 메추리알 등에 알레르기가 많은 것도같은 이유다. 집먼지진드기나 바퀴벌레알레르기, 어패류나 육류를 먹고 알레르기가 나타나는 환자도 주의해야한다. 동물성 알레르기항원들에는 단백질이 많은데 식용곤충에 특히 함량이 높다는 것은 식량이라는 측면에서는 다행이지만 알레르기 측면에서 우려가 된다.
수십년 후면 쇠고기는 값이 너무 비싸 대신 번데기국을 끓여 먹고 극장 등에서 팝콘 대신 튀긴 메뚜기나 밀웜을 아삭거리면서 먹을 날이 올 지도 모른다. 그러기 위해서는 식용곤충이 안전한 미래식량이 될 수 있도록 세심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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