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18일 월요일

중력 없는 세상에서 우리의 운명은?





있는 힘껏 하늘 높이 뛰어보자. 1초도 안 돼서 도로 땅에 떨어진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소용없다. 이처럼 우리는 평생 동안 단 일분일초도 중력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중력에 대해서 아주 조금밖에 모르고 있다. 왜 중력이 생기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이며, 자연계의 4대 힘 중 유일하게 중력만 통합을 못 시켰다. 중력의 비밀을 벗기기 위해 과학자들은 지금도 끈질기게 연구하고 있다. 과연 현재 우리는 중력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앞으로 무엇을 더 파헤쳐야 하는지 알아보자.




또 무슨 일이 벌어질까. 지구와 달의 중력이 사라진다면 당연히 달도 지구를 벗어나 제 갈 길을 간다. 달의 영향을 받아 생기던 조수간만의 차도 사라진다. 은하 주위를 공전하던 태양도 오랜 시간이 흐르면 은하를 벗어날 것이다.
성간 가스가 수축하지 못하므로 별이나 행성도 더는 만들어지지 않을 테고, 현재 있는 별도 중력에 의한 수축이 사라지면 핵융합 반응에 충분한 압력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다. 즉, 별도 더 이상 빛나지 않게 된다. 우주 전체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우주를 수축시키는 힘이 사라지므로 지금보다 더 빠르게 가속 팽창을 할 것이며, 결국 우주는 산산이 흩어지게 된다.


태양의 중력에서 벗어나 점점 멀어질 테니 지구는 얼어붙은 행성이 될 것이다. 춥다고 불은 피울 수 있을까? 불을 피우려면 뜨거워진 공기는
가벼워서 상승하고 차가운 공기가 무거워서 하강하는 대류 작용이 일어나 산소가 꾸준히 공급돼야 한다. 그런데 중력이 없는데, 무겁고 가벼운 게 어디 있는가? 불을 피우려면 밤새 부채질로 산소를 공급해줘야 할지도 모른다.
아니, 지구의 중력도 없다면 대기가 모두 원심력을 받아 날아가 버릴 테니, 불 피울 걱정은 사치다. 살짝 뛰어도 지구 밖으로 날아가 버리기 일쑤니 땅에 발을 딛고 사는 게 불가능해진다.
아마도 땅속 깊이 굴을 파고 살아야 할 것이다.
다행히 굴이 무너져서 깔릴 걱정은 없다.




지구 중력에 맞게 진화한 우리 몸은 다시 무중력 상태에 적응해야 한다. 현재 우주정거장에서 생활하는 우주인이 겪는 것과 비슷한 문제가
생긴다. 피를 비롯한 몸의 체액이 상체로 더 쏠리고, 키는 조금 더 커진다. 하지만 근육과 뼈의 칼슘이 손실돼 몸은 약해진다. 생활이나 과학기술 연구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위아래라는 개념이 사라지기 때문에 생활 공간 속의 문이나 가구, 각종 소품을 한 방향에 놓을 필요가 없다.

편해 보이지만, 대신 청소는 더 힘들어질지도 모른다. 적은 힘으로도 몸을 움직이기 쉬워서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색다른 물리 현상도 접할 수 있다. 비중이 다른 액체를 섞어도 층을 이루지 않는다. 기름이 물 위에 뜨는 현상을 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지구에서도 다른 물리·화학 반응을 만들어 낼 수 있어 새로운 발견이 이뤄질 수도 있다.

한편, 천체 관측에서는 중력 렌즈 현상을 이용하지 못한다. 중력 렌즈는 뒤쪽 천체에서 나오는 빛이 앞쪽 천체의 중력 때문에 휘어져 생기는 현상이다. 어두운 천체를 밝게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제 천문학자들은 이 현상을 이용할 수 없다. 우주여행도 달라진다.

지구의 중력을 받지 않으니 우주선은 로켓이 없어도 곧바로 지상에서 이륙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큰 행성의 중력에 끌려 들어가다가 바깥으로 튕겨 나가듯 속력을 얻는 ‘스윙 바이’ 기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뭐든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는 법이다.


과학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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