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7일 목요일

서울대 합격자, 외고·과학고 줄고 자사고 늘고

최근 3년간 서울대 합격자 출신 고교 분석


2016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중 과학고와 외국어고(외고) 출신은 3년 전보다 5.1% 줄어든 반면, 자사고 출신은 2.1%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고의 경우 다수의 수시 합격자가 배출된 조기졸업자의 수를 제한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고, 외고는 우수한 학생이 자사고로 다수 빠지면서 정시 합격자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최근 서울대가 2016학년도 정시 합격자를 발표했다. 추가 합격에 의한 충원 단계가 남아있지만 올해 서울대 합격자들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
수시와 정시 합격자(최초합격자 기준)를 통틀어 2016학년도 서울대 신입학생의 출신 고교 유형을 보면 일반고가 49.7%로 가장 많고, 그 뒤를 자립형사립고(자사고) 19.3%, 외고 9.7%, 영재고 6.2%, 예술고 5.1%, 자립형공립고(자공고) 3.7%, 과학고 3.3%, 국제고 1.8% 순으로 따르고 있다.
최근 3년 동안의 서울대 합격자 선발 결과를 살펴보면 과학고 출신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2014학년도에는 전체의 7.1%를 차지했으나 2015학년도엔 5.3%, 올해는 3.3%로 떨어진 것. 외고 출신 또한 2014학년도엔 11%를 차지했으나, 2015학년도엔 9.9%, 올해 9.7%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반면 자사고 출신은 2014학년도 17.2%, 2015학년도 17.8%, 올해 19.3%로 꾸준히 늘고 있다.
한 때 명문대에 진학하는 사다리로 여겨지기까지 했던 과학고와 외고의 명성이 예전 같지 않다. 어떤 변화가 이런 결과를 만든 것일까? 


○ 영재고 보다 불리한 과학고

과학고 학생들은 대부분 수시로 서울대에 지원한다. 과학고는 과학교과의 심화과정을 중점적으로 가르치기 때문에 과학고 학생들은 일반 고교의 교육과정에서 문제를 출제하는 수능을 치르는 것보다 수시에 지원하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 최근 3년간 서울대에 합격한 과학고 학생의 90% 이상은 수시모집을 통해 들어갔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전체 수시 합격자 중 과학고 출신 학생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었다. △2014학년도 8.7% △2015학년도 7.2%, △2016학년도 4.4%로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왜일까? 가장 큰 원인은 2014학년도부터 적용된 과학고 입학생의 ‘조기졸업 비율 제한’ 때문. 올해 고3이 되어 입시를 치른 2014학년도 과학고 입학생부터 조기졸업 비율은 80%에서 10~20% 수준으로 제한됐다. 조기졸업자의 대부분은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 혹은 KAIST 수시에 지원해왔는데, 조기졸업자의 전체 수가 줄면서 자연스레 서울대 수시에 합격하는 학생 수도 감소하게 된 것.
뿐만 아니라 대입 자기소개서와 학생부에 외부활동실적을 기재하지 못하게 되면서 올림피아드와 같은 과학대회에서 상을 휩쓸던 과학고 학생들은 이것을 입시에 활용할 수 없게 됐다. 또한 과학고 학생의 내신 성적은 상대평가로 기록되기 때문에 절대평가로 기록되는 영재고 학생들보다 입시에서 불리하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내신이 절대평가로 기록되는 영재고 학생들은 대부분 A등급인 반면, 과학고 학생들은 등급이 이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서울대 합격자 중 영재고 출신의 비율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과학고 출신은 떨어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 “외고, 전반적인 학력 저하 현상”

최근 3년간 수시 합격자 중 외고 출신의 비중은 2014학년도 9.3%, 2015학년도 8.4%, 2016학년도 8.7%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반면 정시에서 외고 출신 합격자는 2014학년도 18.1%에서 2015학년도 13.6%, 2016학년도 12.3%로 계속 줄고 있다.
왜 외고 출신 정시 합격자가 계속 줄어드는 것일까? 우수한 학생들이 외고보다는 자사고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대입에서 수시의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비교과 활동 프로그램이 다양한 자사고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에 외부활동실적을 기재하지 못하게 되면서 외부 대회 수상실적이나 어학 성적 등 외고 학생들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전형 과정에서 드러내기가 어려워졌다.
 “교내 활동만 놓고 보면 외고의 활동은 일반고와 큰 차이가 없다. 설사 있다 해도 자기소개서 항목이 공통인데다 글자 수 제한까지 있어 이를 보여주기가 쉽지 않다”면서 “기존에 외고가 가진 경쟁력이 사라지자 우수한 학생들이 자사고로 이동하는 것이 외고 약세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수시에서의 불리함 때문에 외고 구성원에 변화가 생겼고, 이는 외고 출신 학생들이 정시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현상으로 연결된다는 것.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외고에서 전반적인 학력 저하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외고 신입생 선발 시 교과 성적은 영어만 반영할 수 있도록 한 것과 함께 취업난 심화로 인한 학생들의 이과 선호 현상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듀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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