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9일 토요일

무작정 자기주도학습? 성적따라 공부법 달라요!

‘스스로 목표를 세워 공부한다’는 자기주도학습은 그 의미부터 착하다. 하지만, 모든 아이에게 자기주도학습이 착하게 적용되는 것일까? 겉으로는 자기주도학습, 속은 남이 주도학습을 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겉모습만 자기주도학습이 아닌, 상·중·하위권별로 적절한 자기주도학습법을 찾아봤다.

[상위권] 시간·습관 관리 탄탄하게
상위권 아이들은 공부에 흥미와 관심을 갖춘 아이들이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에 대한 공부법과 시간 활용만 제대로 할 줄 안다면 최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그룹이다. 하지만, 초등학교나 중학교 1학년까지는 반드시 학습 습관을 갖추고 있지 않아도 학교 시험을 잘 보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그 때문에 중학교 1~2학년 시기에 자신의 학습 습관을 점검해 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홍기 교원 하이퍼센트 선임연구원은 "상위권이라도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간혹 있다. 학원이나 과외, 부모의 가르침에 의존했거나 암기 위주의 공부가 통했던 케이스다. 상위권 성적을 지금까지는 유지했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다"고 했다. 상위권 학생은 과목별 혹은 영역별로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짚어보자. 문제를 풀 수는 있는데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시험 볼 때 잘 봤는데 지금은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과목이 있다면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홍기 선임연구원은 "한 학기 학습 계획을 스스로 세워보자. 공부지도를 그린다는 생각으로 과목별, 시기별로 세밀하게 세운다. 시험 기간과 그렇지 않은 기간을 구분하고 휴식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나눠보는 것만으로도 공부법의 허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위권]공부 스킬 업

공부는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중위권 학생에게 특히 많다. 그래서 어느 정도 혼자 공부하더라도 곁에서 꾸준히 지켜봐 주고 관리해주는 손길이 필요하다. 하장범 타임교육 중장기학습플랜연구소 소장은 "중위권 아이 중, 상위권 아이들의 공부법을 그대로 따라 하는 아이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중위권 아이들의 경우 자신에게 부족한 공부나 방법, 습관화가 덜 돼 있기 때문에 남의 방법을 모방하기보다는 주변의 도움을 받거나 습관화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전했다. 가장 먼저, 하루 중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부터 찾는다. 공부가 잘되는 시간에는 평소 집중이 잘 안 되고, 본인이 싫어하는 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자기주도학습을 기르겠다는 결심이 선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이 시간에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부터 공부하는 것도 좋다. 좋아하는 과목의 성적이 오르면 다른 과목에 대한 의욕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홍기 선임연구원은 "예·복습 시 참고서보다는 교과서와 노트 필기를 위주로 한다. 그날 배운 공부를 요점정리와 간단한 문제 풀이로 마무리하는 것은 공부점검은 물론, 성취감을 위해 좋다. 학습 습관을 기르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머리에 넣는 과정이 아니라 마음을 다스리는 과정이 수반돼야 한다. 반드시 나에게 줄 상을 준비해 공부에 대한 흥미를 이끌도록 하자"고 했다. 중위권 학생 중에는 노트 필기 습관이 안 된 경우도 많다. 노트 필기는 공부법과 달리 모방이 도움이 된다. 수업 후 친구의 노트와 교과서를 유심히 살펴보고 처음에는 모방으로 시작해 나만의 노트 필기법으로 발전시키도록 하자.

[하위권] 멘토와 성취감 절실

하위권 아이들은 공부에 대한 의지 자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에는 노트 필기나 예·복습 같은 공부 방법보다는 공부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우선이고 자신감이 필요하다. 이지원 비상 공부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특정 과목을 정해 성취감부터 갖는 것이 중요하다. 흥미 있는 과목부터 매일 조금씩 계획을 짜서 공부하다 보면 성취감이 생겨 다른 과목에의 자신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하위권은 특히, 부모의 관심과 멘토가 가장 필요한 그룹이다. 하지만 관심과 참견을 혼동하면 안 된다. 이지원 선임연구원은 "어떤 멘토를 정하건 어떤 공부법을 찾건 아이가 결정한 부분을 따라주도록 하자. 부모가 보기에 학원보다 과외가 나을 것 같다고 해도 아이가 결정했다면 지켜봐 주고 믿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하위권 아이들의 경우 습관형성과정에서 결과가 좋지 않으면 쉽게 포기해버리는 성향이 강해 한 과목에서라도 성취감을 얻게 하는 단계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홍기 선임연구원은 "꿈 찾기만큼이나 체험활동도 중요하다. 관련 체험활동을 통해 꿈을 이룬 사람들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게 돼 동기부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공부를 가르쳐주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인생의 멘토 역시 중요하다. 학습동기와 꿈이 막연하기 때문에 같은 꿈을 이룬 사람이나 또래 선배들과의 멘토링은 학력신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동기부여는 모두에게 필요

등급별로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동기부여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상위권이라면 '어느 고등학교로 진학하겠다' 등의 실질적인 목표가 필요하다. 중위권은 학습플래너를 활용해 세부적으로 계획을 짜는 것이 좋다. 학기 단위나 월 단위의 세밀한 계획을 세우자. 하위권은 주간 일정표를 활용해 보자. 장기 목표는 지치기 쉽지만 주간 일정표는 장기 일정표보다 실행하기 쉽다. 주 5일 열심히 공부하고 주말은 독서나 휴식기를 갖는 식으로 하면 성취감은 물론 장기적인 목표도 가질 수 있다. 하 소장은 "등급에 상관없이 아이가 학습 흥미를 잃은 상태라면 체험학습을 통해 흥미를 갖게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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