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빚은 5대 장관
《 올 추석에는 오후 6시 3분부터 꽉 찬 보름달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보름달은 매달 한 차례 뜨는데도 추석 보름달은 왠지 특별하고 더 커 보인다. 올해는 유달리 달에 관련된 사연이 많다. 1969년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도착해 인류 최초로 달 표면에 첫발을 내디디며 “한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커다란 도약”이라는 말을 남겼던 미국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지난달 82세로 생을 마감했다. 장례식이 열린 8월 31일에는 암스트롱의 사망을 애도하듯 하늘에 ‘블루문(bluemoon)’이 떴다. 블루문은 같은 달에 뜨는 두 번째 보름달로 2.7년에 한 번씩 나타나는 보기 드문 현상이다. 올해는 인류가 다시 달에 가지 못한 지 4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1972년 아폴로 17호를 끝으로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고 있다. 아폴로 우주선 6대와 암스트롱을 포함해 우주비행사 12명이 달에 새겨진 지구인 흔적의 전부다. 인류의 달 재착륙을 꿈꾸며 달이 만들어내는 5대 장관을 꼽아봤다. 》
[1] 2.7년마다 생기는 ‘블루문’
달의 공전 주기는 29.53일로 한 달보다 조금 짧다. 이 때문에 매달 한 번씩, 3개월 동안 보름달이 세 번 뜨지만 간혹 3개월간 보름달이 네 번 뜨는 경우가 있다. 이때 추가로 뜨는 네 번째 보름달을 ‘블루문(bluemoon)’이라고 부른다. 이름 때문에 달빛이 푸르스름한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는데, 블루문은 달빛과는 상관없다. ‘블루문’은 2.7년마다 한 번, 19년 동안 7차례 생긴다. 사진은 암스트롱 장례식이 열린 미국 신시내티 하늘에 블루문이 뜬 모습.
[2] 보름달보다 30% 더 밝은 ‘슈퍼문’
달은 지구 주위를 타원 모양으로 돈다. 달이 지구와 가장 가까운 지점에 왔을 때 보름달이 될 수 있는데 이때 보름달은 ‘슈퍼문(supermoon)’이 된다. 슈퍼문은 보통의 보름달에 비해 14% 더 크고 30% 더 밝다. 슈퍼문은 대략 1년에 한 번 나타나며 올해는 5월 5일에 등장했다. 이날 ‘슈퍼문’은 흥미롭게도 태양(사진 왼쪽)보다 더 크게 관측됐다.
[3] 지구가 농구공이라면 달은 야구공
달의 지름은 지구 지름의 약 4분의 1인 3476km. 지구가 농구공이라면 달은 야구공 정도다. 보름달은 달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모습이다. 보름달이 뜬 시기에 범죄율이 증가하고 음식 소비량도 늘어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에는 ‘개가 사람을 무는 일이 늘어난다’는 연구와 이와 반대로 ‘줄어든다’는 논문이 한 저널에 나란히 실리는 등 연구 결과가 엇갈렸다. 보름달이 동물의 행동과 어떤 상관관계를 보이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4] 금반지 모양 금환일식
달이 태양과 지구 사이에 일직선으로 놓이면서 자신보다 지름이 400배나 큰 태양을 삼키는 게 ‘일식(日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5월 21일 달이 태양을 가려 태양의 가장자리만 반지처럼 남기는 ‘금환일식’이 일어났다. 11월 13일 개기일식이 나타나지만 호주와 뉴질랜드 등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관측할 수 있다.
[5] 빨갛게 달아오른 월식
태양-지구-달이 순서대로 일직선상에 놓이면 달이 지구 그림자 속에 들어가 햇빛을 받지 못해 달이 안 보이는 ‘월식(月蝕)’이 생긴다. 월식은 보름달이 뜰 때만 일어나는데, 가장 최근의 월식은 6월 4일에 나타났고 다음은 11월 28일이다. 월식 진행 과정 중에 주황색이나 핏빛으로 물든 ‘붉은 달’로 보일 때가 가장 아름답다. 태양광 중 붉은색 계열이 지구 대기와 부딪혀 산란을 일으키고 이 때문에 달에 붉은색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빨갛게 보이는 것이다.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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