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좋아하던 소녀 글로벌 리더 꿈꾸는 ‘알파걸’되다
공부는 싫었지만 영어는 좋았다. 신나게 영어와 놀다 보니 더 큰 세상이 보였다. 그 세상에서 당당하고 자유로우려면 탄탄한 영어실력과 학문적 뒷받침이 필요했다. 올해 옥스퍼드대 법학부에 입학한 서재희양이 영어 완전 정복 노하우를 공개했다.
“18년 제 짧은 인생의 전환점은 영어와의 만남이었어요. 영어가 보여준 큰 세상에 매료돼 그곳에서 뛰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죠. 저에게 영어는 단순한 외국어가 아닌 꿈과 포부를 갖게 해준 동반자입니다.” 용인외고를 졸업한 서재희양(18)은 올해 가을 영국 옥스퍼드대 법학부에 입학한다. 컬럼비아대 등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도 합격했지만 고민 끝에 옥스퍼드대를 택했다. 영국 대학이 갖는 희소성과 유럽무대의 성장 가능성에 매력을 느껴서다. 입학사정관이 비교과 영역 위주로 심사하는 미국과 달리 영국은 교수가 직접 학생의 학문적 잠재성을 평가한다. 재희양도 까다로운 선발과정을 거쳤다. 엄격한 서류심사를 통과한 뒤 이메일로 받은 판례를 토대로 교수 3명의 질문에 답하는 전화 인터뷰가 이어졌다. 논리적으로 주장을 펼쳐야 하는 어려운 관문이었지만 재희양은 가뿐하게 통과했다. 영어논술·영어토론·영어연극 등 각종 대회에서 수상할 만큼 탄탄한 영어실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재희양은 해외파가 많은 외고에서도 영어 잘하기로 소문이 났다. 2년간 미국에서 살았지만 훨씬 오래 머문 친구도 많다.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다가 법학교수가 되고 싶다는 그의 영어공부법을 소개한다. Step1 동화·드라마·팝송… 즐기는 것이 시작이다!
“영어를 처음 배울 때 사용한 것은 영어 테이프, 비디오테이프, 교육용 영어게임CD였어요. 영어를 잘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놀이 차원에서 노래를 따라 부르고 ‘인어공주’ 비디오를 봤죠. 중학생 때까지 그런 식으로 공부했어요.” 어린 시절 그는 누구보다 평범했다. 공부에 취미가 없을뿐더러 말괄량이 기질이 다분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영어에는 자신이 있었다. 한글을 뗀 뒤부터 영어 동화책과 비디오테이프를 끼고 살다 보니 자연히 영어와 가까워졌다. 드라마·영화 등을 활용해 영어를 공부할 때 기억할 점은 한글자막을 보지 않는 것. 잘 들리지 않더라도 영어자막을 보면서 대사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대본을 구해 모르는 단어와 새로운 표현을 그때그때 확인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CNN이나 BBC처럼 폼 나는 매체도 좋지만 일단은 일상적인 표현이 풍부하고 재미있는 자료를 활용해야 시작이 즐겁다. 특히 뮤지컬 노래는 템포가 적당하고 가사가 고급스러워 활용도가 높다. Step2 영어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미국에서 중학교를 다녔는데 수학시간에 잘해주던 친구들이 영어나 사회 시간에는 무시하는 게 느껴졌어요. ‘동양 아이니 원래 그러려니’하고 스스로 한계를 설정하기엔 자존심이 상했죠. 그때부터 영어는 물론 각종 학과공부에 기를 쓰고 매달렸어요. 영어에 대한 애정이 공부에 대한 열정으로 바뀌었고, 생활 전반에서 자신감을 갖게 됐죠. 결국 졸업할 때는 부시 대통령이 주는 우수학생상을 받았어요.” 재희양은 국내에서 초등학교 졸업 후 2년간 미국에서 중학교를 다녔다. 이때 경험은 여러모로 재희양의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학원에 가지 않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즐길 거라는 상상과 달리 미국의 학교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영어를 꽤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은근히 자신을 배제하는 친구들에게 기가 죽었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영어와의 씨름에 들어갔다. 영어정복을 위해 그는 영어로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려 노력했다. ‘적당히’가 아닌 ‘유창하게’ 영어를 하려면 모국어를 통하지 않고 영어를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과 영어 사이에 한국어라는 매개체가 끼면 그만큼 영어와 친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영어일기 쓰기는 이 힘을 기르는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법. 책·TV·팝송 등 새로 외운 단어를 그날 일기에서 사용하면 표현력과 생각하는 힘을 동시에 기를 수 있다. 사전을 찾기 전에 단어 뜻을 유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문맥에서 힌트를 얻어 뜻을 생각하다 보면 영어 사고력이 쑥쑥 자란다. 또 영어를 무조건 한국어로 해석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영어 자체를 바로 이해하기 힘들다면 자신의 수준에 딱 맞는 영어책으로 연습하는 것을 권한다.
Step3 영어 에세이 고수되기
“외고나 해외대학 입시의 합격 당락은 영어 에세이가 좌우하는 경우가 많아요. 영어 듣기나 면접 실력은 비슷하지만, 영어 에세이 실력은 편차가 크거든요. 특히 에세이는 해외 경험이 없어도 잘할 수 있는 분야예요. 졸업 후 AP통신에서 인턴을 했는데 해외 경험 없이 힘 있고 훌륭한 글을 쓰는 기자들이 많더라고요.” 잘 쓰려면 좋은 글을 가리는 안목부터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한 정석은 다독. 재희양은 교과서·신문·소설·잡지 등 다양한 글을 틈틈이 읽었다. 이렇게 남의 글을 읽다 보니 에세이에 필요한 예제와 주제에 맞는 글의 형식이 눈에 들어왔다. 종류는 가리지 않되 수준은 흥미를 잃지 않을 정도의 글로 골랐다. 막 미국에 도착한 중1 때 만화책 ‘카드캡터 체리’와 청소년 잡지 ‘세븐틴’ ‘엘르걸’로 시작해 차츰 수준을 높여갔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 충분히 읽었다면 이제는 쓸 차례다. 그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때는 영어일기를 썼고, 고등학생 때는 영어신문 명예기자와 학교 저널리즘 클럽의 편집자로 활동하며 꾸준히 영작을 연습했다. 이런 노력으로 AP시험과 SAT 영문학 과목에서 만점을 받았고, 고등학교 때 방학을 이용해 미국 하버드대학의 셰익스피어 강의에서 대학생과 경쟁해 1등을 할 수 있었다. 글을 완성한 뒤에는 친구나 선생님 등 다른 사람에게 보여준 뒤 고쳐 써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반복하는 실수나 미흡한 표현을 분석할 수 있다. 재희양은 친한 친구와 매번 글을 바꿔 읽으며 고쳐 쓰는 방법을 택했다. 에세이의 기본은 정확하고 다양한 표현이다. 같은 단어를 여러 번 반복해서 쓰는 것만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재희양은 이를 위해 단어 지식, 특히 동의어를 공부하는 데 주력했다. 또 동의어를 상황에 따라 적절히 구분해서 사용해 에세이 수준을 높였다. 예컨대 학술적인 글에는 many 대신 numerous가, say보다는 declare나 avow가, unfriendly보다는 hostile이나 belligerent가 적합하다. 또 진심으로 마음에 와 닿는 표현이 있으면 메모를 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Nothing can cure the soul but the senses, just as nothing can cure the senses but the soul.(감각만이 영혼을 치료할 수 있다. 감각도 영혼으로만 치료할 수 있는 것처럼. -오스카 와일드)”처럼 절제된 멋진 문장이 있으면 기억해뒀다가 다음 에세이에서 꼭 활용했다.
Step4 살아 숨 쉬는 영어로 말하기 정복!
“영어로 말을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어요. 일상 대화는 문제가 없었지만 영어 토론이나 연설은 배운 적이 없어 서툴렀죠. 하지만 외국대학에 진학하고 세계무대에서 일하려면 말하기가 필수적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영어연극·모의법정·영문학 토론 등의 과외활동을 통해 말하기 능력은 물론 논리력·창의력·리더십까지 키울 수 있었죠.”
책상에서 공부하는 언어는 금세 지겨워진다. 연설이나 토론처럼 정식 말하기 훈련에도 큰 도움이 못 된다. 살아 있는 영어를 배우기 위해 재희양은 다양한 활동에 참가했다. 고등학교 3년간 그가 가장 애정을 쏟은 곳은 영어연극반. 그곳에서 간부와 감독, 작가, 소품담당, 배우 등의 역할을 맡으며 영어는 물론 자신감과 리더십을 키웠다. 무대에 올릴 작품을 고르고 대본을 쓰고 대사를 외우다 보니 자연스레 종합적인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향상됐다.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쟁이’ ‘글로벌 청소년들의 진정한 목소리’ 등의 작품으로 걸스카우트 전국영어연극대회와 지역대회에서 여러 차례 상을 받았다. 영어토론과 영어 모의법정은 논리적인 말하기에 도움이 됐다. 고교생 사이에 가장 널리 알려진 대회는 한국고교생 영어토론대회와 민족사관고등학교 영어토론대회가 있다. 토론 참가자들은 팀을 나눠 이슈에 대한 의견을 펼치고 상대 팀의 의견을 반론하는 공박을 벌인다. 재희양은 아시아토론협회와 미국 캘리포니아주 토론대회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변호사와 증인의 역할을 맡아 맞서는 모의법정을 통해서는 순발력과 연기력을 키울 수 있었다. Step5 고급 영어를 구사하려면 영문학·영자신문과 친하라!
“한국인이라고 다 한국말을 잘하지는 못하는 것처럼 영어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깊이 있고 폭넓은 영어를 하려면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죠. 저는 영문학을 통해 고급 영어와 친해지려 노력했습니다.” 재희양은 영문학 작품을 단순히 읽고 끝내지 않았다. 독서노트를 만들어 작품을 분석하고 표현법을 익혔다. 능동적으로 작품을 읽어야 영어실력은 물론 사고력에 도움이 된다고 믿어서다. 영문학 분석은 주제 찾기, 캐릭터 분석, 관계도 그리기, 시·공간적 배경 분석 등으로 이뤄졌다. 이렇게 정리한 작품별 독서노트는 에세이를 쓸 때도 활용도가 높다. 고급영어를 공부하는 데는 영자신문도 빼놓을 수 없다. 재희양은 고등학교 3년간 매일아침 40분씩 영어신문을 읽었다. 신문을 읽으면 고급영어를 지속적으로 접할 수 있고 다양한 분야의 어휘도 익힐 수 있다. 글쓰기에도 도움이 됐다. 영문학이 감성적이고 화려한 표현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면, 영어신문은 논리적이고 힘 있는 문장력을 길러준다. 신문을 읽을 때는 줄을 긋고 자신의 생각을 적으며 능동적으로 읽었다. 중요한 기사는 따로 ‘영어 NIE노트’에 오려붙인 뒤 기사 내용을 짧게 간추렸다. 그는 최근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영어공부 경험을 담아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영어부터 정복하라’(가림)는 책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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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싫었지만 영어는 좋았다. 신나게 영어와 놀다 보니 더 큰 세상이 보였다. 그 세상에서 당당하고 자유로우려면 탄탄한 영어실력과 학문적 뒷받침이 필요했다. 올해 옥스퍼드대 법학부에 입학한 서재희양이 영어 완전 정복 노하우를 공개했다.
“18년 제 짧은 인생의 전환점은 영어와의 만남이었어요. 영어가 보여준 큰 세상에 매료돼 그곳에서 뛰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죠. 저에게 영어는 단순한 외국어가 아닌 꿈과 포부를 갖게 해준 동반자입니다.” 용인외고를 졸업한 서재희양(18)은 올해 가을 영국 옥스퍼드대 법학부에 입학한다. 컬럼비아대 등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도 합격했지만 고민 끝에 옥스퍼드대를 택했다. 영국 대학이 갖는 희소성과 유럽무대의 성장 가능성에 매력을 느껴서다. 입학사정관이 비교과 영역 위주로 심사하는 미국과 달리 영국은 교수가 직접 학생의 학문적 잠재성을 평가한다. 재희양도 까다로운 선발과정을 거쳤다. 엄격한 서류심사를 통과한 뒤 이메일로 받은 판례를 토대로 교수 3명의 질문에 답하는 전화 인터뷰가 이어졌다. 논리적으로 주장을 펼쳐야 하는 어려운 관문이었지만 재희양은 가뿐하게 통과했다. 영어논술·영어토론·영어연극 등 각종 대회에서 수상할 만큼 탄탄한 영어실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재희양은 해외파가 많은 외고에서도 영어 잘하기로 소문이 났다. 2년간 미국에서 살았지만 훨씬 오래 머문 친구도 많다.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다가 법학교수가 되고 싶다는 그의 영어공부법을 소개한다. Step1 동화·드라마·팝송… 즐기는 것이 시작이다!
“영어를 처음 배울 때 사용한 것은 영어 테이프, 비디오테이프, 교육용 영어게임CD였어요. 영어를 잘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놀이 차원에서 노래를 따라 부르고 ‘인어공주’ 비디오를 봤죠. 중학생 때까지 그런 식으로 공부했어요.” 어린 시절 그는 누구보다 평범했다. 공부에 취미가 없을뿐더러 말괄량이 기질이 다분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영어에는 자신이 있었다. 한글을 뗀 뒤부터 영어 동화책과 비디오테이프를 끼고 살다 보니 자연히 영어와 가까워졌다. 드라마·영화 등을 활용해 영어를 공부할 때 기억할 점은 한글자막을 보지 않는 것. 잘 들리지 않더라도 영어자막을 보면서 대사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대본을 구해 모르는 단어와 새로운 표현을 그때그때 확인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CNN이나 BBC처럼 폼 나는 매체도 좋지만 일단은 일상적인 표현이 풍부하고 재미있는 자료를 활용해야 시작이 즐겁다. 특히 뮤지컬 노래는 템포가 적당하고 가사가 고급스러워 활용도가 높다. Step2 영어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미국에서 중학교를 다녔는데 수학시간에 잘해주던 친구들이 영어나 사회 시간에는 무시하는 게 느껴졌어요. ‘동양 아이니 원래 그러려니’하고 스스로 한계를 설정하기엔 자존심이 상했죠. 그때부터 영어는 물론 각종 학과공부에 기를 쓰고 매달렸어요. 영어에 대한 애정이 공부에 대한 열정으로 바뀌었고, 생활 전반에서 자신감을 갖게 됐죠. 결국 졸업할 때는 부시 대통령이 주는 우수학생상을 받았어요.” 재희양은 국내에서 초등학교 졸업 후 2년간 미국에서 중학교를 다녔다. 이때 경험은 여러모로 재희양의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학원에 가지 않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즐길 거라는 상상과 달리 미국의 학교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영어를 꽤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은근히 자신을 배제하는 친구들에게 기가 죽었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영어와의 씨름에 들어갔다. 영어정복을 위해 그는 영어로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려 노력했다. ‘적당히’가 아닌 ‘유창하게’ 영어를 하려면 모국어를 통하지 않고 영어를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과 영어 사이에 한국어라는 매개체가 끼면 그만큼 영어와 친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영어일기 쓰기는 이 힘을 기르는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법. 책·TV·팝송 등 새로 외운 단어를 그날 일기에서 사용하면 표현력과 생각하는 힘을 동시에 기를 수 있다. 사전을 찾기 전에 단어 뜻을 유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문맥에서 힌트를 얻어 뜻을 생각하다 보면 영어 사고력이 쑥쑥 자란다. 또 영어를 무조건 한국어로 해석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영어 자체를 바로 이해하기 힘들다면 자신의 수준에 딱 맞는 영어책으로 연습하는 것을 권한다.
Step3 영어 에세이 고수되기
“외고나 해외대학 입시의 합격 당락은 영어 에세이가 좌우하는 경우가 많아요. 영어 듣기나 면접 실력은 비슷하지만, 영어 에세이 실력은 편차가 크거든요. 특히 에세이는 해외 경험이 없어도 잘할 수 있는 분야예요. 졸업 후 AP통신에서 인턴을 했는데 해외 경험 없이 힘 있고 훌륭한 글을 쓰는 기자들이 많더라고요.” 잘 쓰려면 좋은 글을 가리는 안목부터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한 정석은 다독. 재희양은 교과서·신문·소설·잡지 등 다양한 글을 틈틈이 읽었다. 이렇게 남의 글을 읽다 보니 에세이에 필요한 예제와 주제에 맞는 글의 형식이 눈에 들어왔다. 종류는 가리지 않되 수준은 흥미를 잃지 않을 정도의 글로 골랐다. 막 미국에 도착한 중1 때 만화책 ‘카드캡터 체리’와 청소년 잡지 ‘세븐틴’ ‘엘르걸’로 시작해 차츰 수준을 높여갔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 충분히 읽었다면 이제는 쓸 차례다. 그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때는 영어일기를 썼고, 고등학생 때는 영어신문 명예기자와 학교 저널리즘 클럽의 편집자로 활동하며 꾸준히 영작을 연습했다. 이런 노력으로 AP시험과 SAT 영문학 과목에서 만점을 받았고, 고등학교 때 방학을 이용해 미국 하버드대학의 셰익스피어 강의에서 대학생과 경쟁해 1등을 할 수 있었다. 글을 완성한 뒤에는 친구나 선생님 등 다른 사람에게 보여준 뒤 고쳐 써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반복하는 실수나 미흡한 표현을 분석할 수 있다. 재희양은 친한 친구와 매번 글을 바꿔 읽으며 고쳐 쓰는 방법을 택했다. 에세이의 기본은 정확하고 다양한 표현이다. 같은 단어를 여러 번 반복해서 쓰는 것만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재희양은 이를 위해 단어 지식, 특히 동의어를 공부하는 데 주력했다. 또 동의어를 상황에 따라 적절히 구분해서 사용해 에세이 수준을 높였다. 예컨대 학술적인 글에는 many 대신 numerous가, say보다는 declare나 avow가, unfriendly보다는 hostile이나 belligerent가 적합하다. 또 진심으로 마음에 와 닿는 표현이 있으면 메모를 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Nothing can cure the soul but the senses, just as nothing can cure the senses but the soul.(감각만이 영혼을 치료할 수 있다. 감각도 영혼으로만 치료할 수 있는 것처럼. -오스카 와일드)”처럼 절제된 멋진 문장이 있으면 기억해뒀다가 다음 에세이에서 꼭 활용했다.
Step4 살아 숨 쉬는 영어로 말하기 정복!
“영어로 말을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어요. 일상 대화는 문제가 없었지만 영어 토론이나 연설은 배운 적이 없어 서툴렀죠. 하지만 외국대학에 진학하고 세계무대에서 일하려면 말하기가 필수적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영어연극·모의법정·영문학 토론 등의 과외활동을 통해 말하기 능력은 물론 논리력·창의력·리더십까지 키울 수 있었죠.”
책상에서 공부하는 언어는 금세 지겨워진다. 연설이나 토론처럼 정식 말하기 훈련에도 큰 도움이 못 된다. 살아 있는 영어를 배우기 위해 재희양은 다양한 활동에 참가했다. 고등학교 3년간 그가 가장 애정을 쏟은 곳은 영어연극반. 그곳에서 간부와 감독, 작가, 소품담당, 배우 등의 역할을 맡으며 영어는 물론 자신감과 리더십을 키웠다. 무대에 올릴 작품을 고르고 대본을 쓰고 대사를 외우다 보니 자연스레 종합적인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향상됐다.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쟁이’ ‘글로벌 청소년들의 진정한 목소리’ 등의 작품으로 걸스카우트 전국영어연극대회와 지역대회에서 여러 차례 상을 받았다. 영어토론과 영어 모의법정은 논리적인 말하기에 도움이 됐다. 고교생 사이에 가장 널리 알려진 대회는 한국고교생 영어토론대회와 민족사관고등학교 영어토론대회가 있다. 토론 참가자들은 팀을 나눠 이슈에 대한 의견을 펼치고 상대 팀의 의견을 반론하는 공박을 벌인다. 재희양은 아시아토론협회와 미국 캘리포니아주 토론대회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변호사와 증인의 역할을 맡아 맞서는 모의법정을 통해서는 순발력과 연기력을 키울 수 있었다. Step5 고급 영어를 구사하려면 영문학·영자신문과 친하라!
“한국인이라고 다 한국말을 잘하지는 못하는 것처럼 영어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깊이 있고 폭넓은 영어를 하려면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죠. 저는 영문학을 통해 고급 영어와 친해지려 노력했습니다.” 재희양은 영문학 작품을 단순히 읽고 끝내지 않았다. 독서노트를 만들어 작품을 분석하고 표현법을 익혔다. 능동적으로 작품을 읽어야 영어실력은 물론 사고력에 도움이 된다고 믿어서다. 영문학 분석은 주제 찾기, 캐릭터 분석, 관계도 그리기, 시·공간적 배경 분석 등으로 이뤄졌다. 이렇게 정리한 작품별 독서노트는 에세이를 쓸 때도 활용도가 높다. 고급영어를 공부하는 데는 영자신문도 빼놓을 수 없다. 재희양은 고등학교 3년간 매일아침 40분씩 영어신문을 읽었다. 신문을 읽으면 고급영어를 지속적으로 접할 수 있고 다양한 분야의 어휘도 익힐 수 있다. 글쓰기에도 도움이 됐다. 영문학이 감성적이고 화려한 표현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면, 영어신문은 논리적이고 힘 있는 문장력을 길러준다. 신문을 읽을 때는 줄을 긋고 자신의 생각을 적으며 능동적으로 읽었다. 중요한 기사는 따로 ‘영어 NIE노트’에 오려붙인 뒤 기사 내용을 짧게 간추렸다. 그는 최근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영어공부 경험을 담아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영어부터 정복하라’(가림)는 책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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