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9일 토요일

고군분투 강남엄마들… 극성 아니라 열성인거죠"

대치동 리얼 교육법 자녀교육·가사 병행하며 자기계발 몰두
교육정보, 선배 엄마들이나 모임서 얻어
몇 해전 모 방송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강남엄마 따라잡기'. 평범한 주부가 강남엄마들처럼 자녀를 교육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으로 공감대를 이끌었다. 강남 사교육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아마도 극성스런 대치동의 엄마들일 것이다. 마치 운동선수를 훈련시키는 코치처럼 학교가 끝나기 무섭게 이 학원에서 저 학원으로 아이를 몰아붙이는 극성스런 엄마의 모습은 실제와 얼마나 차이가 날까.

◆강남엄마들은 다 극성맞다?
올해 대치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아들을 둔 박주연(화가 대치동)씨는 "실제 대치동 엄마들의 모습이 많이 왜곡돼 있는 것 같아요. 물론 몇몇 아이들의 교육에 열을 올리는 엄마들도 없진 않지만 일부가 전부를 대표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이 무척 안타깝죠"라고 말했다.

박씨는 얼마 전까지 KBS의 '디지털미술관'이라는 프로에서 전문 화가로 활동했지만 아이가 학교에 입학을 하면서 일을 그만두게 됐다. 그녀는 "아이가 유치원을 다닐 때만해도 오전에 프리랜서로 일을 할 수 있었어요. 유치원은 학부모의 스케줄에 유동적으로 대처를 하는 시스템이라 가능했죠. 그런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는 일은 꿈도 못 꿨죠. 실제로 우리 아이 학급인원이 총 25명인데 그 중 일하는 엄마는 단 두 분뿐이에요. 다른 엄마들도 의사, 기자, PD 등 전문직에서 활동했지만 아이의 교육을 위해 과감히 일을 포기했다고 하시더라고요"라고 설명했다.


◆교육 정보는 1~2년 선배 엄마에게 얻어
대치동은 강남 사교육의 1번지답게 다양한 학원들이 밀집돼 있다. 박씨는 "대치동은 영어, 수학, 논술, 언어 등 다양한 학원들이 공존하고 있어요. 아이의 성향이나 능력에 맞는 취사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이죠"라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대치동에는 유명한 몇몇 학원들이 있어요. 그 중에서도 상위권 학생들이 다니는 영어학원 3곳이 가장 유명해요. 우리아이도 그 학원에 등록하려고 테스트를 받아봤는데 아이의 성향과 교습 법이 맞지 않아 지금은 다른 학원을 알아보고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옛말에 '아는 길도 물어가라'고 했다. 대한민국의 엄마라면 아이의 성적을 높일 수 있는 방법과 관련한 정보라면 묻고 또 물어도 지치지 않을 것이다. 박씨는 "외아들인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면서 궁금하고 알아야 할 정보들이 너무 많았어요. 학교에서 진행하는 학부모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것은 물론 우리아이보다 1~2년 선배 학년의 엄마들에게 좋은 정보를 많이 얻고 있어요. 아무래도 같은 학년의 엄마들은 서로 경쟁심리가 있기 때문에 정보를 공유하기가 쉽진 않은 것 같아요"라고 귀띔했다.


◆자녀교육 가사노동은 기본, 자기계발도 척척!
아이를 둔 학부모라면 누구나 내 아이가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길 바랄 것이다.

박씨는 "엄마들이 사회에서 쌓아온 경력도 포기하고 아이 교육에 시간, 돈, 노력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아마 다 똑같을 거에요. 아이의 행복과 성공적인 성장을 위한 것이죠. 제 주변을 둘러봐도 엄마들이 너무 열심히 사는 것 같아요. 가사 일도, 아이 교육도 거기에 자기계발까지 정말 열정적으로 살고 있죠. 저도 아이가 학교에 가 있는 오전 시간에는 문화센터나 교양강좌 등에 참석해서 저를 위한 시간을 갖는 편이에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학부모가 되는 순간 입시경쟁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요즘 대치동의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아요. 국내 명문대를 진학하거나 해외 명문대로 유학을 가거나. 물론 아이의 능력이 뒷받침 돼야 하겠지만 예전처럼 대치동 엄마 하면 무조건 아이만 바라보면서 대학만 잘 보내면 된다는 식의 시대는 지난 것 같아요"라고 강조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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