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9일 토요일

대학입시는 살아 있는 생명체!

해를 거듭할수록 대학입시를 지도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어렵다. 대학이 선발경쟁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선발경쟁보다는 교육(학문)경쟁으로 나가야 할 때인 것 같다. 전형요강이 매년 다르다. 전년도의 결과를 보고 좀 더 나은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서 전형방법을 바꾼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학 입시는 살아 있는 생명체라고 말한다. 지난해와 금년은 또 다르다. 지난해 결과는 단지 참고사항일 뿐이다. 그래도 지난해의 결과에 매달리는 것은 입시의 흐름을 알기 위함이다. 학생들의 대학이나 학과에 대한 선호도, 전전해와 지난해와 비교를 통한 학과의 경쟁률과 합불여부 등을 통해서 금년의 입시는 어떤 방향으로 흐를 것인지를 추측해 볼 수 있다. 학생들과 상담을 해 보면 입시를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최소한 2~3개 정도의 지원할 대학이나 학과에 대한 정보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최근 몇몇 학생들을 상담해 보면, 본인의 점수에 맞추어 지원 가능한 대학을 알아보려는 것이 아니라 내 점수로 어디에 지원할 수 있는가 부터 시작해서 한 대학의 전형의 종류대로 (학업성적우수자 전형, 논술전형, 입학사정관전형, 기타 특기자 전형 등)지원 가능여부를 물어 본다는 것이다. 상담하기도 벅차기도 하거니와 설득하기는 더욱 어렵다. 예를 들면 내신등급 2.3등급, 모의고사 등급 언어영역 2등급 수리영역 3등급 외국어영역 2등급인 학생은 상위권 대학에서부터 중위권 대학까지 고루 탐색한다.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어 하는 학과를 지원하려는 학생들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 이러다 보면 학과 선택보다는 대학을 선택하게 되고 대학을 선택하면 좀 더 나은 대학을 찾기 마련이기 때문에 결국 상향지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아니면 수시에서의 지원횟수는 2~3개 대학이 가장 좋은데, 실제는 5~6개 심지어는 10개 대학을 지원하게 된다. 수시를 준비할 수도 없지만, 무리하게 지원할 경우 학습에 대한 의욕마저도 상실하게 되어 좋지 못한 결과를 야기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2012학년도 총 모집정원 38만2773 중 수시모집 정원은 23만7640명(62.1%)으로 2011학년도보다 4859명(1.4%)이 증가했다. 금년부터 수시 충원기간 설정(5일간)으로 정시로 이월되는 숫자가 2011학년도에 비해 훨씬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상향지원은 재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진학 대학 결정 시점은 입학원서 작성시 29.0%, 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 28.8%, 실제 등록시 19.0%로 나타났다. 전공 결정은 대학 결정보다 상대적으로 빠른 것으로 나타났지만, 14% 정도의 학생은 합격자 발표가 끝나고 난 뒤 실제 등록할 때 전공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서 여전히 '성적에 맞추어' 진학하는 패턴이 강함을 보여주었다.

지원시 유의할 점은 첫째, 지원자의 성적에 맞추어 대학을 결정하지 말라. 이런 경우는 대학에 가서 비로소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자퇴를 하거나, 재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사회에 나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학과, 내가 즐거워하며 공부할 수 있는 학과를 선택해야 한다. 둘째, 부모님의 욕심으로 자녀들을 몰아가서도 안 되고, 자신의 겉치레로 대학만을 내세워도 안 될 것이다. 셋째, 지원자의 학교 선생님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서 지원하는 것이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창출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년도의합격 성적은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년도의 성적은 단지 참고 사항일 뿐, 대학 성적은 해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입시는 살아있는 생명체인 것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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