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9일 토요일

초등 수시평가 도입… 어떻게 할까?

과목·단원별 전략 세우고 꾸준한 공부 습관 길러야
올해 1학기부터 서울시 초등학교에서 중간·기말고사 대신 수시평가가 시행됐다. 국·영·수·사· 과 주요과목을 학급별로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평가하는 체제이다. 학교와 담임교사의 재량에 따라 평가시기와 방법, 내용, 평가기준이 다르다. 수시평가가 시행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새롭게 바뀐 시험형태와 내신 평가 체제에 당황하는 학부모와 학생이 적지 않다. 수시평가에 잘 적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단원별 실력 평가로 맞춤교육" vs. "잦은 시험 부담스럽다"

수시평가에 대한 학부모·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초등 5학년 자녀를 둔 안정희(41)씨는 "아이가 시험을 볼 때마다 긴장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특목중 진학을 생각하고 있는데, 매번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할 것 같아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사고력을 평가하는 서술형 문제나 심화문제에 대한 대비도 걱정이다. 이와 달리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초등 4학년 자녀를 둔 한승연(39)씨는 "한두 번 시험으로 평가하는 것보다 훨씬 부담이 적다. '매일 시험을 봐야 하느냐'고 묻던 아이도 이제 시험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과목별로 그날 배운 내용을 매일 조금씩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수시평가의 장점은 뒤처지는 학생을 빨리 파악해서 보충해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 이태원초 박민선 교사는 "중간·기말고사는 배운 지 1~2달이 지난 뒤에야 시험을 치러 부족한 점을 빨리 알아채기 어렵다. 연산, 도형 등 아이마다 취약한 단원이 다른데 단원 평가로 이를 확인해 맞춤식으로 가르칠 수 있다"고 전했다. 반대로 아이들이 잦은 시험에 부담을 가질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별로 다른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학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제대로 시험을 보고 있는지, 학교 내에서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도 알기 어렵다. 박 교사는 "초등학교 내신은 학생 개인에 대한 절대평가로 이뤄지므로, 반별로 시험이 다른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성적에 집착하기보다 단원별로 아이의 취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보강하는 데 의의를 두라"고 조언했다.

수시평가의 시기나 방법, 평가기준 등은 학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홈페이지를 자주 방문해 시험 공지와 수업 진도를 확인하고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다.

◆시험 직전 '반짝 공부' 안 통해… 수학일기·오답노트로 매일 복습

수시평가를 잘 보려면 교과서 기본개념을 확실히 이해해야 한다. 복습노트를 만들어 배운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는 식으로 복습하는 습관을 갖는다. 교과서를 펴지 않은 상태에서 배운 내용을 생각나는 대로 정리하게 하면, 복습하는 동시에 잘 모르는 부분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두산동아 장수경 수학팀장은 "수학은 교과서와 익힘책 위주로 공부하되, 오답노트를 만들어 틀린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완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수시평가는 한 단원에서만 출제되므로, 쉬운 문제부터 심화 문제까지 다양한 문제가 나올 수 있다. 수준별로 2~3권의 문제집을 준비해 고루 풀어보는 것이 좋다.

서술형 문제에 대비하려면 표현력을 길러야 한다. 그날 배운 내용을 엄마 앞에서 발표하거나 선생님이 된 듯 가르쳐보는 역할극을 하면 효과적이다. CMS영재교육연구소 한태훈 부소장은 "수학일기 쓰기, 보고서 쓰기 등으로 공부하면서 새로 알게 된 것, 부족했던 부분, 문제를 틀린 이유 등을 기록하는 습관을 갖게 하라"고 말했다. 맞힌 문제 중에서도 2~3개를 골라 어떻게 풀었는지, 말이나 글로 설명하게 하는 것이 좋다.

국어는 그날 배운 지문을 소리 내어 읽는 것이 가장 좋은 복습이다. 5번 정도 소리 내어 읽고, 어떤 내용이었는지 줄거리를 엄마에게 이야기해 보도록 하는 것도 좋다. 다음 시간에 배울 지문도 예습 삼아 한 번 읽어보고, 모르는 단어를 함께 찾아본다.

사회는 어려운 용어와 내용 때문에 초등 고학년이 특히 힘들어하는 과목이다. 박민선 교사는 "사회는 수업시간에 보고서나 조사학습 등이 많이 이뤄지는데, 이것이 수행평가나 수시평가의 내용이 되므로 평소 수업시간에 잘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학년 때는 정치·경제·역사 등을 고루 배우기 때문에 세계 각국에 대한 책을 읽거나 아이 눈높이에 맞는 신문기사를 접하게 하는 것이 좋다. 사회교과서에 나오는 지역으로 체험학습을 갔다 와서 나만의 보고서를 써보는 것도 효과적이다.

과학은 실험을 중심으로 학습한다. 박 교사는 "수업시간에 자기가 한 실험 결과가 잘못 나올 때가 잦은데, 이를 그대로 공부해 시험에서 틀리곤 한다. 어떻게, 왜 잘못 나왔는지를 잘 기록하고 옆에 선생님이 설명하는 올바른 실험과정과 결과를 잘 적었다가 바르게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과서에 나온 시험이나 활동 중 수업시간에 하지 못한 것도 집에서 간단하게 해본다. 물이 끓는 원리, 눈이나 비가 내리는 이유 등 생활 속에서 볼 수 있는 과학 원리를 백과사전이나 과학도서를 읽으며 아이와 함께 탐구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조선일보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