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다지고 오답 정리… 생활습관도 '수능 당일 모드'로
취재에 응한 다섯 학생은 "지금 시점에서 새로운 지식 습득은 무리"라고 입을 모았다. 박재성(연세대 경영학과 1년)씨는 "작년 이맘때 새 노트를 장만해 정리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세 번 풀었던 EBS 문제집에서 틀린 문제만 골라 다시 풀어봤어요. 일부는 맞혔고 일부는 또 틀렸죠. 그 단계에서 틀린 문제는 수능에 나오면 십중팔구 틀려요. 그런 문제는 해설을 자세히 읽고 이해한 후 전부 노트에 옮겨 적었습니다. 실제로 노트 기재 내용 중 일부가 실제 수능에 나와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수험생 시절, 강동준(서울대 자유전공학부 1년)씨의 약점은 '암기력 부족'이었다. 그는 "국사의 경우, 자꾸만 잊어버리는 인물·도서·지역명 등을 개념 위주로 정리했더니 금세 노트 반 권이 채워지더라"며 "그 노트를 시험장에 갖고 가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단, 외국어영역은 '정리 우선 원칙'의 예외 과목이다. 정현교(경희대 한의예과 1년)씨는 수능 직전까지 외국어영역 대비용 단어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작고 얇은 수첩을 한 권 마련해 EBS 문제집 제시문에 새 단어가 나올 때마다 정리했어요. 외워야 할 단어가 끝도 없더라고요."
_point 2|건강관리수면시간 조절 시작… 무리는 금물
윤남균(서울대 경영학과 1년)씨는 지난해 9월 '밤 10시 취침, 새벽 5시 30분 기상' 원칙을 세운 후 수면시간 조절에 나섰다. "혼자 실천하긴 쉽지 않을 것 같아 학교(용인외국어고) 기숙사 룸메이트와 서로 도와주며 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나는 습관을 들였어요. 덕분에 수능 전날에도 잠을 푹 자 가뿐한 마음으로 시험을 치를 수 있었죠."
김승덕(서울대 경영학과 1년)씨 역시 "최소한 수능 한 달 전부터는 푹 자야 한다"고 말했다. "두뇌 활동은 잠에서 깬 후 3시간이 지나야 활발해지기 시작한대요. 수능 1교시가 오전 9시에 시작한다면 적어도 오전 6시엔 일어나야 한다는 얘기죠. 저 역시 수능을 30일 앞둔 시점부터 밤 11시쯤 잠들어 오전 6시에 일어나는 생활을 반복했습니다."
건강 관리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김승덕씨는 수능을 두 달 앞두고 골반에 이상이 생겨 1주일 정도 공부에서 손을 놓아야 했다. "성적이 떨어져 급한 마음에 무리해 공부하다 보니 건강에 이상이 생긴 거죠. 마지막이라고 무리하지 말고 가능한 한 규칙적으로 공부해야 한다는 걸 실감했어요." 박재성씨는 "야식은 금지"라고 못박았다. "밤늦게 공부하다 보면 배고프게 마련이죠. 그럴 때 치킨처럼 기름진 음식은 되도록 피하세요. 정 못 참겠으면 과일을 약간 먹어 허기를 달래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반면, 강동준씨는 "식습관도 평소대로 유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간의 식습관에 딱히 문제가 없었다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세세한 부분까지 너무 걱정하다 보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거든요."
_point 3|마음가짐불안 다스릴 '나만의 비법' 찾아야
큰 시험을 앞둔 처지에선 누구나 불안에 시달린다. 박재성씨는 "마음이 안 잡힐수록 오히려 공부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등수가 떨어지면 어쩌나, 시험 당일 실수하진 않을까… 별 게 다 걱정되죠. 모의고사 점수 몇 점 차에 기분이 왔다갔다 하고요. 그럴수록 공부에 정신을 집중하는 게 오히려 효과적입니다." 강릉 출신으로 대구외국어고를 졸업한 정현교씨는 "힘들 때마다 강릉에 계시는 부모님과 이틀에 한 번 꼴로 전화 통화를 하며 마음의 위안을 찾았다"고 말했다.
김승덕씨는 수능 당일 상황에 대한 '가상 시나리오'를 머릿속으로 그리며 불안감을 떨쳤다. "집에서 시험장까지의 거리와 교실 자리 배치, 감독관의 예상 위치, 심지어 화장실 동선까지 생각해두면서 있을 수 있는 모든 상황을 대비했습니다."
강동준씨는 삼수 끝에 수능 만점의 영예를 얻었다. "고 3 때만 해도 수능을 40여 일 앞둔 시점에 '난 안 될 것'이란 생각에 지레 포기했었어요. 하지만 지난해 수능을 앞두고선 '이번이야말로 마지막'이란 절박한 심정으로 매달렸죠. 여러분도 마지막 순간까지 결코 포기하지 마세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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